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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게으름에 대한 단상

CEO 칼럼 길욱배 퓨쳐위즈 대표이사 |입력 : 2005.08.10 12:04|조회 : 6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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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산으로 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나고 있고,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가까운 유원지나 수영장, 심지어는 동네 분수 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집에서는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 놓고 공포 영화라도 한 편 봄직하다. 문득 "선풍기나 에어컨, 냉장고가 없던 옛날에는 여름을 어떻게 보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오늘날 문명의 산물들에 다시금 경의를 표해 본다.
 
[CEO칼럼]게으름에 대한 단상
 문명의 산물이라고 하니까 예전에 한 친구랑 나누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개인적으로 수십 가지 종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친구인데 , 어찌 그리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느냐는 나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내가 워낙 게으르니까..."
 
 언뜻 들으면 이해가 잘 되지 않지만, 그 속뜻은 이러하다. 불편하거나 어려운 것을 그저 우직하니 해내면, 그러한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기 힘들다는 의미이다. 그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이 메일이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사람도 필시 우체국까지 가기 귀찮아한 위인일 것이라는 말이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물론 게으르기까지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분명 불편한 것을 불편하다고 느끼고, 힘든 것을 힘들다고 느껴서 그것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는 예전 사람들보다는 훨씬 편하게 살고 있다. 이렇듯, 사람의 생활을 보다 편하게 해 줄 수 있는 어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려면, 다음 세가지를 유념해야 한다.
 
 첫째, 무엇이 불편한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의사가 병을 고치려면 고치고자 하는 병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만약, 무엇이 불편하지를 파악할 수 없거나, 실제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경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려울 것이다. 대화의 상대방을 직접 찾아 가는데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전화라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으며, 공중 전화를 이용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휴대전화라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다.
 
 둘째, 일단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그것을 실체화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머리 속에만 있는 아이디어는 산 속에 묻어둔 황금과 같이 쓸모 없는 것이다. 그것이 가치를 가지려면, 삽과 곡괭이를 들고 산으로 가서 그것을 파내야 한다. 물론, 남들이 그것을 가져가 버리기 전에 말이다. 그 과정은 물론 힘들고 어렵다. 게으르기만 하다면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는 있어도 그것을 실체화 하지는 못할 것이다. 여기서 '게으르지만 동시에 부지런해야 하는' 모순이 나온다. 태만(怠慢)이나, 나태(懶怠)와 구별되는 의미로서의 게으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실체화된 아이디어에 부작용이나 역작용은 없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음식물 분리 수거가 불편하다고 밤에 몰래 내다 버리는 것은 아이디어도 개선안도 될 수 없다. 그로 인한 부작용이나 역작용이 상쇄되는 불편함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디어의 실체화된 도구가 가용하지 않을 경우, 그 대안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인터넷 뱅킹을 애용하는 사람이 급하게 계좌이체를 하려고 하는데 인터넷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었다고 하자. 만약, 그가 은행 지점에 직접 방문하여 계좌 이체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크나큰 낭패를 볼 것이다. 즉, 아이디어의 산물을 최대한 활용하되 거기에 전적으로 의지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이디어가 생명인 벤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보니, 사람이 가지는 번뜩임에 새삼 감탄할 때가 많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인재들이 게으름과 부지런함을 동시에 가지고 계속 전진하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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