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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아파트'다음역은?

-봉준호의 살 맛 나는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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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종암아파트와 1964년 마포아파트를 기점으로 건설되기 시작된 서울의 아파트는 주택 가격의 균일화를 만들어냈다. 각각 다른 모양새와 천차만별이던 집들이 신기하게도 평형과 단지별로 비슷한 시세가 매겨질 수 있었다. 단독 주택에 비하여 같은 면적의 땅 위에 5배의 세대 수를 건설할 수 있는 공동 주택의 보급은 대한민국 집의 역사를 새로 썼다. 부동산 시장의 "대상 (大賞)"은 1960년대 이후로 늘 아파트의 몫이었다.

아파트는 주기적으로 오르고, 주기적으로 변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가장 Cash에 가깝고, 가장 환금성 높고, 가장 재테크 가치가 있는 안정적인 자산이며, 꼭 필요한 생활 용품이기 때문이다.

이제 동일 평수의 땅 위에 있는 단독 주택에 비하여 20배의 주택 수를 건설할 수 있는 타워형 고층 아파트와 주상복합 아파트의 시대가 열렸다.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컨셉트의 아파트는 트렌드, 패션, 첨단성, 조망권, 자연 친화적 설계 등 재미있고, 신기하며, 독특하고, 새로운 것을 원하는 욕구 및 경제 상황 등과 맞물려 부동산 가격을 2~3배 상승시켰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부동산은 흐름을 타고, 분양가와 최고가는 계속 갱신된다는 것이다.

◆ 아파트 1차 파동 ↑

철근 파동, 유류 파동, 물가 불안 등으로 1973년~1974년 1년 동안 아파트 가격이 200% 올랐다.

실물 경기가 호황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철근, 목재, 그리고, 시멘트 값이 올라서 아파트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이른바 철근 파동과 1973년 중동 전쟁에 의한 1차 유류 파동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탄 것이다.

아파트라는 상품의 상태가 아직 "미지의 첨단품"인데다가 예기치못한 원자재 파동과 인플레가 오니, 아무런 저항 없이 훌쩍 2배의 벽을 넘어버렸다. 지으면 쉽게 팔려나가고, 가격이 점진적으로 오르는 이상한 도깨비 박스, 아파트가 첫번째 역을 출발한 것이다.

1970년대 초반은 이른바 이촌동 시대다. 서울 중심부의 평지에 주택공사가 한강맨션, 삼익건설이 로얄맨션을 지었고, 리버뷰, 렉스, 타워, 골드, 코스모스맨션이 줄줄이 들어섰다. 입식형 주방과 기름을 때는 중앙난방, 엘리베이터 등은 주거생활의 혁명을 일으켰다. 아파트는 소파를 생필품으로 만들었고, 흑백TV, 냉장고, 침대, 커튼 등 서양식 생활 아이템을 보급시키면서, 새로운 Upgrade 주거 문화를 만들어 갔다. 1973년 현대건설이 주택 사업을 시작하여 서빙고 현대아파트를 짓기 시작하였고, 건설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 당시에는 양도세라는 것도 없었고, 맨션아파트라는 것 자체가 신기루이며, 최고 히트 상품이었다.

◆ 아파트 2차 파동 ↑

1977년~1979년 2년 동안 200% 상승

오일달러 유입에 의한 경제 고성장으로 자금이 풍부했다. 3저 호황에 따른 사상 최고의 무역 수지 흑자와 더불어 아파트가 고급 주택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이른바 “아파트 신드롬”이 시작된 것이다. “복부인”이라는 유행어가 생기면서 주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재테크가 시작된 것이다. 영동, 잠실 등에서 상당량의 신규 분양 아파트가 쏟아졌고, 당첨은 곧 엄청난 프리미엄으로 이어졌다. 영동과 말죽거리 땅, 반포, 잠실아파트로 “졸부”라는 벼락 부자가 탄생했다. 날마다 새로운 “굿모닝 영동” 그 중심에 최고급 아파트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가 있었다.

1978년 8월 8일 우리나라 최초의 부동산 대책인 ‘부동산 투기 억제 및 지가 안정을 위한 종합 대책’이 발표됐다. 이 때 최초로 토지거래허가제 및 신고제가 등장했다. 당시 복부인들의 주특기는 미등기 전매였다. 이때가 정말 투기 장세여서, 하루에 10번씩 사고 팔기까지 했다. 1979년, 부동산을 초강수로 규제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3차 파동 ↑

1982년~1983년 6개월에 100% 상승

1982년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었다. 시중에 너무 많은 돈이 풀려 자금 풍부에서 기인한 유동성 장세가 지속된 것과 정부의 규제 정책 완화에 힘입어 6개월에 100% 올랐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8%대의 저금리와 실물 경기의 침체 등은 현재의 부동산 상승과 궤적을 같이 한다. 1978년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경기가 얼어붙자 1981년부터 정부는 다시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부동산 투기 대상 특정 지역을 해제하고, 양도세 인하와 취득세 및 등록세 감면 등을 실시했다.

정책이 변경되자 다시 부동산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개포동 주공아파트와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가 분양시장에 불을 당겼다. 정부는 다시 부랴부랴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빠른 대응이 부동산 값을 잡았다.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미등기 전매를 부추기는 부동산 중개 업소를 단속하기 시작했다. 6번 아파트 청약에 떨어지면 최우선 당첨 순위를 주는 0순위 통장이 인기를 끌었고, 강북의 명문 고교들이 8학군이라는 강남으로 옮겨가면서 강남 시대를 열었다.

◆아파트 4차 파동 ↑

1988년~1991년 3년 동안 300% 상승

올림픽 특수에 따른 3저 호황이 찾아왔다. 3저 호황이란 저금리, 저달러, 저유가를 말한다. 국제 수지가 흑자로 돌아섰고, 경제 성장률이 연 10%를 기록했다. 분양가 자율화 검토설을 빌미로 목동, 상계동 등 미분양 아파트가 몇 달새 모두 팔려나가더니 일주일에 수십만원, 수백만원씩 집값이 뛰기 시작했다. 일단 수요에 비해서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정부는 채권입찰제, 토지공개념, 청약배수제, 5개 신도시 등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결국 4차 파동도 주택 가격을 300% 상승시키고 멈추어 섰다. 1989년 11월 분당 신도시가 분양되었고, 분양가는 180만원 안팎이었다. 당시 강남 아파트 가격의 평균가는 약 500만원, 전세가는 200만원이었다. 분당 시범단지 53평형이 9천3백만원이어서 32평형 강남 아파트를 팔고 분당아파트로 갈아 타겠다는 심리가 청약 열기를 더해서 지금의 판교 분위기를 능가했다.
전세 가격 폭등으로 전세 대란이 일어나고, 자살자들이 생겨났다. 1991년 강남 아파트 평균 가격이 1천만원을 넘기고, 신도시 입주가 가까워지면서 겨우 아파트 가격이 잡혔다.

◆아파트값 5차 파동 ↓

1997년~1998년 IMF

IMF 외환 위기 시절인 1997년 ~ 1998년 아파트 가격은 평균 30%까지 하락했다. 1998년 말이 아파트 가격의 최저점 이었다. 시중 금리는 폭등하고, 환율은 평가 절하되었으며, 신용 등급은 급강하했다. 부실 채권의 매물화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한 상황. 돌이켜 생각해보면, 자금이 마련된 일반인에게는 부동산 매수의 적기였다.

"욕망(慾望)이라는 전차(電車)"의 기관사는 승객들의 의견을 듣느라 전기상태를 체크하지 못했다.
달리던 전차는 레일위에 멈추어섰다. 그리고 밤이왔다.

살인적인 고금리로 대출 이자는 50% 이상 늘어났고, 임금 하락으로 들어오는 소득은 줄어들었다. 실직자가 늘어나고, 중산층의 징표인 아파트를 팔려고 급매물로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았다. 부동산도 떨어질 수 있고, 회복할 수 있다는 진리를 보여준 심각하고도 의미 있었던 시기였다. 당연히 공급 축소와 분양 물건이 줄어듦으로써 몇 년 후의 주택난이 예고되었다.
정부는 분양가자율화와 분양권전매,일정기간 양도세면제,소형평수의무제 폐지등 온갖 부양책을 만들어냈다.

◆아파트값 6차 파동 ↑

2001년~2005년. 초저금리, 단지형 주상복합아파트, 타워형 고층아파트가 등장하다.

금리가 오른다고 부동산 값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금리가 내린다고 부동산값이 반드시 오르는 것 또한 아니다. 금리가 올라도 경기가 호황이고,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려있으면 부동산 값은 오를 수 있다.

그러나,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약 40여 개월간의 부동산값 상승은 우리 국민이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초저금리가 그 대표적인 원인을 차지한다. 2000년 시장 금리 9.28%에서 2001년 5.08%의 급하강은 부동산의 반등을 예고했다. 정부는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 아래 부동산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했다.

2001년 10월 4.48%까지 떨어진 금리는 IMF이후 긴 잠에 빠져 있었던 부동산을 눈뜨게 했다. 2003년 6월 3.88%, 2004년 8월 3.75%, 2004년 10월 3.50%, 2004년 11월부터 9개월간 3.25%의 진행형은 “백약이 무효”로 부동산을 상승시켰다. 여기에 IMF로 인한 공급 부족, 분양가 자율화, 분양권 전매, 뉴트렌드, 판교 개발, 지역간 차별화 및 양극화, 풍부한 시중 자금 등이 더해졌다. 그 중심에는 타워팰리스, 삼성동아이파크, 강남, 분당, 용인의 아파트가 있었다.

◆부동산 거품은 꺼지나?

그 동안의 아파트 파동을 잠재운 것은 대부분 오를만큼 오른 정점에서 들어오는 “규제”라는 국가 정책이었다. 강력한 세무 조사, 양도세 중과, 각종 세금의 신설, 신도시 건설, 공급 확대 등 각종 정부의 투기 억제책이 상승장의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좀 달랐다. 30번이상의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았으나 전혀 움츠려들지 않았다.경기 불황에 초저금리는 시장참여자들에게부동산을 제외한 새로운 투자 출구를 아예 찾으려 하지도 않게 만들어 놓았다.

이제는 금리가 조금씩 올라갈 것으로 본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분위기와 선진국들의 금리가 상승 추세이고, 금융통화위원회도 자신들이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는 눈치다. 일본도 과거 부동산 폭등에 온갖 제도와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소용이 없었고, 하다하다 도저히 못 견뎌 금리를 올렸다. 일본은 1989년부터 1990년까지 금리에 손을 댔다. 2.5%에서 6%로 시장 금리를 올리고 나니 천정부지로 오르던 부동산과 주가가 폭락했다. 거품이 터지면서 심각한 파열음이 났다.

우리나라도 금리 상승기로 들어간다. 더욱이 정부는 1가구 3주택 이상의 다주택 보유자를 집중 공격하는 중이고,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신설하거나, 강화하기로 했다. 과거의 사례로 보면 금리를 떨구기는 어려워도 올리기는 힘들지 않을 것 같다. 홍콩처럼 쑥쑥 올라서 연리 6%대에 인접하면, 거품이 낀 지역의 부동산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러나, 오르지 않은 곳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더욱이 아직 강남, 분당, 용인 등 특정 선호 지역의 심리적 상한선이 현재보다 30%쯤 높게 있어, 한 동안은 강보합의 횡보 장세를 유지할 가능성도 높다.

우리 단계는 버블이 초기 단계라서 극한 상황에 많이 빠져야 20%를 넘지 않을 것이다. 평소에 사고 싶었던 부동산을 적정가에 마음껏 살 수 있는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부동산 투자자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금리를 올리고, 1가구 2주택자에게 규제가 들어오는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2주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과 부동산

나는 거의 매일 점심과 저녁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정보를 얻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부동산의 중요 요소 중의 하나가 정보이기 때문이다. 미팅 상대 중엔 당연히 건설 경영인과 언론인이 많다.

“ㅇㅇ건설”이라는 명함을 받을 때면 나는 의례히 “건설”인지 “부동산”인지 물어본다. 내 기준으로 볼 때, “건설”은 “시공사”를 뜻하고, “부동산”은 “시행사”를 뜻한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건축적인 마인드가 강하고, 원가 계산이 빠르다. 부동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분양에 민감하고, 주택 경기나 부동산 경기에 대한 정보가 많다.

부동산은 건설과 불가분의 관계다. 부동산을 잡는다는 것은 곧 건설 호황을 규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업과 관련산업은 국내 산업 비중의 약 40% 정도를 차지한다. 건설업이 하향세를 타면, 건자재와 하청기업, 일용직 근로자, 광고와 마케팅 회사, 각종 언론, 인쇄 매체와 전자산업, 광고 모델인 연예인까지 타격을 입는다.

정부의 규제나 경제 상황의 변화로 아파트 값이 떨어지고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면 주택건설업은 금세 무너지기 시작한다. 쉽게 돈을 벌기도 하지만, 쉽게 망가지기도 한다. 적당히 분양마감되는 중간활황이란것이 없기 때문이다.그만큼 건설업은 체질이 약하다. 삼익, 우성, 한양, 한보, 라이프, 보성, 삼호, 유원, 건영, 우방, 청구 등 잘 나가던 주택 건설업체들도 한 Term의 침체기를 버텨내지 못했다. 건설업이 죽는 소리를 내면 정부는 다시 부양책을 쓰기 시작한다. 투기 지역을 풀고, 양도세를 줄여주고, 각종 세제 혜택을 준다.

조이고, 풀고… 부동산으로 돈 버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정책이 어려운 이유는 부동산의 그림자 건설업 때문이다. 집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자산 형성의 근본이 되는 상품이다. 그러나 오르지 않는다면 누가 집을살까? "오늘날 월급 300만원짜리 샐러리맨이 36억 짜리 강남주상복합 아파트를 사려면, 월급의 절반씩을 저축한다 해도 200년 정도 걸린다.” “10년 후 철근값, 벽돌값, 노동자 인건비, 택지비가 지금보다 떨어질까?” 적정 시점에 좋은 부동산을 사서 다음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파트 가격의 성장 탄력의 범주에서 소외 받지 않는 길이다.

아파트 6차 파동 동안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기 파동 기간 중에서도 3번에서 6번의 매도, 매수 시점의 기회가 온다. 쉼표를 찍어가면서 파동이 진행되는 것이다. 더불어 비수기와 침체기가 길수록 성수기와 활황기도 길었다. 그리고, 서울 시내 주요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입주 시점의 전세 값이 되었다.

1978년 10월 구현대 6차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분양 가격은 평당 44만원이었고, 2005년 8월 현재 시세는 평당 3500만원이다. 27년 만에 79배 올랐다. 매년 2.9배씩 아파트 값이 오른 셈이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역마다 늘어나는 승객들을 싣고, 여섯번째 역을 출발해 가속도를 내서 달려왔다. 이제 서서히 7번째 역이 보인다.

이번 Platform에서는 얼마나 쉬어 갈 수 있을 지… 그 결정은 기관사와 탑승한 승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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