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39.17 827.84 1115.30
보합 15.72 보합 6.71 ▼5.1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CEO칼럼]민간CB에 거는 기대

폰트크기
기사공유
 중고차를 구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혹시 보이지 않는 결함은 없는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파는 사람은 차의 상태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지만 사는 사람은 아무런 정보가 없는 탓이다. 이른바 `정보의 비대칭'이다.

 `정보의 비대칭' 이론의 창시자는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 애컬로프 교수다. 그는 1970년 `레몬시장'이라는 논문에서 이 개념을 도입했다. 수요자는 정보의 부족 탓에 겉만 번지르르한 레몬, 즉 결함이 있는 중고차를 적정가격보다 비싸게 사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점차 전반적인 중고차 가격의 하락을 불러 오고, 괜찮은 중고차는 시장에서 사라진다. 시장의 실패이자, 역선택이다. 그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정보의 비대칭이 구체적인 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 `정보경제학'이라는 학문분야를 실질적으로 완성했다.

 이들이 주창하는 정보의 비대칭은 경제학 서적 속에 갇힌 딱딱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극단적인 예가 지난해의 `만두파동'이다. 소비자는 만두에 `쓰레기 재료'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이는 결국 전체 만두 판매량 급감과 가격하락, 우량업체의 위축 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같은 비대칭현상이 두드러진 곳이 금융시장이다. 고객은 자신의 신용상태를 낱낱이 알고 있지만 금융회사는 일부분밖에 알 수 없다. 영악한 고객들은 한 금융회사에서의 신용이 나빠지는 순간, 재빨리 다른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확대할 수 있다. 물론 정보비대칭에 따른 시장의 실패는 일정부분 정부의 개입으로 만회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종합신용정보 집중기관인 은행연합회를 통해 연체 및 대출정보 등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개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질적인 정보의 균형이 이뤄지려면 불량정보뿐 아니라 신용거래 실적 등 우량정보(Positive Data)까지 공유돼야 한다. 그렇지만 정부가 직접 나서서 모든 정보를 공유하도록 강제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자칫 시장의 자율기능을 파괴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 크레디트뷰로(CB)의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 CB는 여러 금융회사가 보유한 개인신용정보를 모으고 가공해 이를 다시 개별 금융회사에 제공함으로써 부족한 정보를 메워준다. 금융회사들이 시장의 실패를 자발적으로 만회할 수 있는 묘약인 셈이다.

 하지만 저절로 민간 CB의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우선 정확성과 투명성을 유지하려는 CB사 자체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이와 함께 시장참여자의 적극적인 협조와 정부당국의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금융사들도 `우리 정보를 보여주기 아깝다'는 소극적인 생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아무리 한 금융회사가 많은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어도 이는 전체 정보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포괄적으로 정보를 공유할 경우 연체율이 최소 1%포인트 이상 하락(대출승인율 75% 이하의 조건)한다는 2000년 세계은행 보고서는 그냥 흘려 넘길 이야기가 아니다. 가계대출 잔액이 50조원인 금융회사라면 연체여신 중 대손상각 비율이 10%에 불과하다 해도 연간 5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금융당국 역시 공공정보 수집 등 CB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하나씩 모일 때 CB는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량소비자의 금융시장 내에서의 지위를 향상하고, 나아가 국가사회적으로 선진 신용문화를 구축하는 든든한 인프라가 될 것이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