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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과 부동산의 공통점

[패션으로 본 세상]대한민국, 트렌드가 지배하는 나라

패션으로 본 세상 김소희 말콤브릿지 대표 |입력 : 2005.09.05 12:35|조회 : 3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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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패션 컨설팅 회사인 '말콤 브릿지'(Malcom Bridge)를 운영하는 김소희 대표가 새로이 패션 칼럼을 선보입니다. 김 대표는 이 칼럼에서 패션 트렌드라는 관점에서 사회적 이슈들을 분석하는 글을 싣게 됩니다. 김 대표는 서울대 의류학과를 졸업한 뒤 그동안 국내 유수 의류업체에서 패션 컨설팅을 수행했으며 현재는 (주)엘지패션 'TNGT'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명품과 부동산의 공통점
언제부턴가 '명품'이라는 말이 사회적 신조어가 되어 버렸다. 옛날 같으면 어느 유명한 도공(陶工)이 필생의 심혈을 기울여 빚어낸 작품이랄까, 이러한 것들을 안목있게 평론할 때 비로소 '명품이군!'이란 말이 쓰여졌다.

그러나 요즘의 명품이란 그런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제는 그 제품이 루이비통(Luis Vuitton)이냐, 샤넬(Chanel)이냐, 구치(Gucci)냐 하는 것들이 명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버렸다.

이같은 현상은 상당히 흥미롭다. 왜냐하면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루이비통이나 구치같은 기성품을 '명품'이라고 부르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저 '브랜드'(일본은 '메이커')라는 보편적인 용어를 사용한다.

단지 속칭 '짝퉁'(Imitation)에 대한 상대적 용어로써 'Authentic'(진품)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해외 유명 브랜드를 통칭하여 '명품'이라 일컫는 것은 일종의 과잉평가가 담겨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도대체 왜 한국에서만 명품이란 용어가 사용되는 것일까.

아직 한국이 사대주의에 젖어있어서 그렇다는 고지식한 판단은 접어두도록 하자. 왜냐하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패션은 그렇게 심각한 철학에 의해 좌우되지도 않거니와, 실제로 사회적 당위에 반(反)하고 있다 하더라도 자각 등에 의해 되돌려지는 법은 없다.

이 독특한 패션의 법칙은 오히려 '무관심'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명품이란 단어를 그렇게 쓰는 것이 적합하냐 아니냐를 따지는데 관심이 없다. 단지 유명 브랜드를 너도 나도 사고 있다는 대세(大勢)에 주목할 뿐이며, 그러다보니 어떤 단어이든 간에 통용되고 있는 것을 기꺼이 사용하여 정보를 얻고자 한다. 명품이란 말은 이런 과정에서 운좋게 선택되고 확산됐을 뿐이다.

트렌드가 대중적으로 확산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느 순간부터는 '맹목적'인 것이 됨을 의미한다. 일단 어떠한 현상이 트렌드라는 날개를 달고나면 이것은 이성적 판단과는 무관하게 확산된다.

1999년 탈옥수 신창원이 검거되었을 때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 떠들썩한 사회적 이슈 뒤에는 당시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검거 당시 신창원이 입고 있었던 줄무늬 티셔츠가 이른바 '신창원 티셔츠'로 불리면서 불티 나게 팔려나간 것이다. 모두가 신창원의 팬들이었을리는 만무하고, 당연히 이 같은 유행의 뒤에는 '무조건 산다'는 맹목적 소비자들이 한 몫을 했으리라.

한국은 트렌드의 나라다. 이것은 감성적이고 영민하기로 정평난 한민족 고유의 특질이다. 트렌드를 재빨리 읽어내는 우리의 눈은 세계가 감탄할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고 아시아에서는 한류 드라마로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또 다른 의미에서 트렌드의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에겐 '묻지마 투자'라는 말이 존재한다. 일단 뜨고 나면 무조건 투자하는 것. 투자에는 '투자'의 법칙이 작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엉뚱하게도 '트렌드'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얼마전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었다. 현재 국민들의 반응은 반신반의 속에도 다소 긍정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눈길도 여전한데, 트렌드의 법칙으로 보자면, 실제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우리는 흔히 '강남 집값잡기'라는 표현을 쓴다. 트렌드의 법칙에서는 '강남불패 신화'니, 강남의 거품이니 등등 어떤 식으로든 '강남'이 끊임없이 회자되는 한 강남은 트렌드의 첨탑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트렌드의 본질이란 그러한 것이다. 또한 강남이 트렌드인 이상은 순진한 초보자건, 큰손 아줌마건 간에 맹목적인 투자자들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든지 이 시장에 발을 디뎌보고자 한다.

하나의 트렌드를 종식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새로운 트렌드의 제안이다. 아마도 정부는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이를 충분히 이해한 대중들이 이성적으로 투기를 멈추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려의 눈길들은 이런 이성적 행동과 다른 행보를 보여온 대중들의 맹목성을 지적한다.

어쨌거나 8·31대책이 그간의 정책보다는 실효적 요소를 많이 갖추었다고 평가되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나 뉴 트렌드가 없다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에도 정부는 끊임없는 부칙들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벌써 송파 지역의 땅값이 급등하고 여기에 국세청이 평생 감시하겠노라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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