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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사람&경영]산책 예찬..뭐든 하거나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한근태의 사람&경영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입력 : 2005.09.21 12:35|조회 : 28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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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후 집사람과 산책을 하는 것은 오래된 내 습관 중 하나이다. 무슨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소화도 시킬 겸 동네 주변을 걷는 것이다.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하는 경우도 있고, 여러 얘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산책을 하다 보면 하루가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그 때 이렇게 하면 더 좋았을덴데 하는 반성도 하고, 참 내일은 이 일을 해야지 하는 미래 설계도 하게 된다.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한 보고도 하고,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도 구한다.
 
집에 앉아 얘기하던 때에 비해 얘기도 잘 풀리고, 좋은 의견과 아이디어도 많이 나온다. 글이 잘 써지지 않거나, 컨설팅 방향 같은 것을 고민할 때도 나는 산책을 한다. 한 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생각하며 걷다 보면 웬만한 문제는 실마리를 찾게 된다. 산책은 생각을 정리해주고, 사람 간에 대화의 물꼬를 터주는 좋은 도구이다.
 
소로는 위대한 산책가였다. 덕분에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말로 설명하기 곤란한 만족감이 내 몸 안에 깃든다. 피곤하면서 동시에 새롭게 태어난 느낌이다."라는 말로 산책을 찬양한다.

수많은 일을 해낸 소로의 적극적인 태도는 몸에서 솟구치는 생명력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산책한 시간만큼 글을 썼다. 집안에 틀어박혀 있을 때는 단 한 줄도 쓰지 못했다.
 
칸트도 산책을 즐겼고 니체 또한 걷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능한 앉아서 지내지 마라.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면서 얻는 게 아니라면 어떤 사상도 믿지 마라. 그 사상의 향연에 몸이 참석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니체의 말이다.
 
사람이 늘 긴장을 하고 최선을 다 하면서 지낼 수는 없다. 긴장을 한 시간만큼 풀어주고 느긋하게 지내는 시간 또한 필요하다. 바이올린 연주를 하지 않을 때는 줄을 풀어두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계속해서 긴장하는 것보다는 강하고 약하게 리듬을 주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최선이다. 산책은 바로 긴장의 끈을 풀어주는 좋은 도구다. 허리띠와 구두 끈을 풀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시간이다. 급하게 뛰느라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주변을 살피는 일이다. 소중한 가족과 하루를 마무리 하는 일이다.
 
그냥 사랑하는 것이 정말 사랑하는 것이다. 걷는다는 일 그 자체에 만족해야 한다. 항상 목적 지향적으로 살 수는 없다. 그저 걷는 것이다. 한쪽에 더 빨리 효율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목표가 있다면 다른 한쪽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 또한 있는 것이다.

택일할 필요는 없다. 두 가지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목적과 수단의 세계에서 해방되어 어슬렁어슬렁 산책을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효율성, 생산성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슬로 라이프의 첫걸음은 산책을 되찾는 일이다." 슬로 라이프를 지은 스지 신이치의 얘기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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