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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재벌정책 '정답' 알지만 현실상 한계

노 대통령 또 삼성발언..삼성의 고민 "지배구조 흔들릴 수도"

성화용의인사이드 성화용 기자 |입력 : 2005.09.28 07:57|조회 : 16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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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7일 중앙 언론사 경제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밝힌 삼성 관련 발언은 '정답'은 있지만 '해법'은 없는 재벌정책의 한계를 그대로 담고 있다.

요약하자면 '경제적 현실(삼성의 소유·지배구조와 경제 기여)'을 인정하되, 국민정서·여론의 반감 등 '정치·사회적 현실'도 함께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특정기업의 문제를 이렇게 구체적으로 언급한 게 처음이라고 하지만, 그 내용은 그동안의 숱한 논란에서 단 한걸음도 나아간 게 없다. 그저 '정부와 삼성 모두 적당히, 잘 해야한다. 극단적으로 가면 안된다'는 정도의 원론을 확인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삼성이 M&A를 극복할 수 있도록 시간여유를 두고 정부 입장을 존중하면서 경영의 묘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큰 그림으로 보면 정부와 삼성은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방법'이 없다. 열린우리당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 처럼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관련 조항의 유예기간이 5년 아니라 10년이 주어진다해도 삼성그룹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단순화 시켜보면 이건희·이재용 부자가 비상장 계열사 지분 등 가진 재산을 모두 털어내 현금화 해도 삼성전자 지분 10%를 사기 어렵다. 현재 삼성의 오너일가와 계열사가 총동원할 수 있는 삼성전자 지분은 20%대에 불과하다.

결국 상호출자와 계열사 지분을 인정하고, 오너 일가의 모든 재산을 쏟아 부어도 삼성전자 지분을 30% 남짓 확보하는게 고작이라는 얘기다. 외국인 지분이 절반을 넘는 상황에서 20%나 30%의 지분율은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너무 커졌고, 그 과정에서 오너가 지분확보에 소홀했거나 지분을 늘릴 기회를 못 잡았다는 데 있다.

외환위기 이후 빚 갚고 투자하는데 급급했다. 정부도 그런 정책을 채택해 대주주의 지분 분산을 유도했다. 결국 '계열사 지분'에라도 의존하지 않고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뿌리째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삼성이 여론의 역풍을 뻔히 알면서도 금융계열사의 의결권과 관련해 헌법소원을 낸 것은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달리 방법이 있다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 이 상태에서 시간을 두고 묘안을 찾으라는 노 대통령의 언급은 정부와 삼성 모두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기 어렵다.

이재용 상무의 지분 상속·증여 문제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의 결론은 비슷하다. '합법적이라해도 국민정서를 감안해…'라는 것인데, 재해석 하자면 '이제와서 돌이킬수야 없겠지만 여론을 생각해서 뭔가 보여달라'는 얘기다.

노 대통령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어떻게 해야 여론의 반감을 희석시킬 수 있을지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온 곳이 삼성이다.

이씨 일가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 될까. 그 금액이 얼마여야 여론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지금도 불안한 그룹 지배구조를 감안하면 오너가 계열사 지분을 처분하는 것도 말이 안되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삼성전자의 한해 10조원 이익 가운데 절반 쯤 뚝 잘라 내놓을 경우 다수의 주주들이 용납할까. 오너일가의 문제를 기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나.

결국 이 문제도 지금까지 이렇게 끊임없는 의문부호만 양산한 채 해법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삼성을 지칭하며 많은 얘기를 쏟아냈지만 이처럼 치열한 현실에 대입해 놓고 보면 그저 '두루 잘해야 한다'는 모호한 선문답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삼성의 고민은 오히려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아예 대놓고 싸울수도 없고 똑 부러지게 해명하기도 어렵다. 남들 다 아는 정답을 대통령이 재삼 강조했는데, 답에 이르는 길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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