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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 정통부, 보조금 규제의 '멍에'

모양은 합리적..부작용 소지 많고 실효성 의문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5.10.31 09:54|조회 : 7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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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가 오랜 고심끝에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새로운 규제방안을 내놨다.

골자는 이렇다. 현행법 시효가 만료되는 2006년 3월26일 이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법을 연장하되, 3년 연속 동일한 사업자에게 가입한 장기가입자는 보조금을 1회에 한해 허용한다는 것이다. 와이브로와 WCDMA같은 신규서비스에 대해서는 단말기 출고가의 40%까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얼마나 합리적인 대안인가. 3년동안 동일 이통사에 가입한 고객은 보조금이 허용되니 '이용자 후생증대'와 함께 '장기가입자 우대'에 해당된다. 내년 연장일 기준으로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의 40%에 해당되는 1550만명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날 당장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입자라 해도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적어도 이 법이 살아있는 2009년 3월 26일까지 한 이통사에서 3년이란 시간을 묵묵히 채웠다면 반드시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니 말이다. 물론 3년이란 시간을 채울 때까지 약간의 고객불만은 참아야 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선발 이통사도 후발 이통사도 국회도 시민단체도 모두 이번 보조금 규제방안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들이다. '사실상 보조금 허용'을 한 것인데 이렇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게 오히려 의외다. 왜 그럴까.

우선,규제방식이 너무 복잡하다. 현행법에서는 보조금을 지급하면 '불법행위'로 처벌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새 규제안은 3년 장기가입자인지부터 가려내는 장치가 별도로 있어야 한다. 이통 3사의 3년 장기가입자를 별도의 통합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한다고 하지만, 매일 바뀌는 데이터때문에 혼선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다. 통신위원회는 아마도 규제때마다 이통3사와 위법성을 놓고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다.

단지 명분을 잇기 위한 규제로 비춰지므로 실효성에도 의문이 든다. 정통부는 이 법이 보조금을 허용하기 위한 중간이행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갑자기 보조금을 허용하면 시장충격이 크고, 후발업체인 LG텔레콤같은 경우는 경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이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 6월 기준 SK텔레콤 3년이상 장기가입자는 1015만명이고, LG텔레콤은 154만명이다. 무려 7배 가량 차이난다. 정통부가 제시하고 있는 보조금 대안은 어느 사업자에서건 3년동안 있었으면 번호이동을 하더라도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SK텔레콤 3년 가입자가 LG텔레콤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바람과 달리, LG텔레콤 3년 가입자가 SK텔레콤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새 규제안은 여기까지 막지 못했다. 때문에 혹여라도 후발사를 살리기 위한 법이 후발사를 죽이는 법으로 뒤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3년간 의무복역(?)을 시키는 것은 실질적으로 번호이동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소비자 권리를 제약할 우려마저 있다.

'3년 장기가입자 보조금 허용'이란 문구를 전기통신사업법 모법에 명시하는 것도 법의 횡포다. 만일, 이 법이 적용되는 3년이내에 시장환경이 크게 변했거나 신규서비스에 대한 상황이 달라졌을 때 법을 다시 개정할 것인가. 시행규칙이나 시행령, 고시로도 가능한 일이다. 다행히, 정통부는 '3년'을 모법에 명시하는 것에 대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법의 허점을 이용한 불법행위가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염려된다. 3년이상 장기가입자들이 해지를 하거나 명의변경 또는 기변이 필요없을 때 보조금을 놓고 변칙적인 거래를 할 여지도 있다. 부동산 '딱지'나 극장가의 '암표'처럼 보조금 대상고객과 비대상고객간의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거나 이를 부추기는 중계상이 생기지 말란 법이 없다. 이런 부작용은 어떻게 단속할 것인지 염려스럽다.

문제는 또 있다. 과징금 산정기준을 대폭 상향조정할 계획이어서, 규제리스크가 '메가톤'급으로 커질 수 있다. 보조금 대상자의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업체들은 천문학적 과징금을 내야 한다. 정통부는 "별정이나 대리점에서 보조금으로 불법행위하다 적발되면 아마도 파산할 정도의 과징금을 맞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때문에 SK텔레콤은 이 법이 존재하는 한 '규제리스크'에 늘상 노출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쯤되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보조금 규제인지 헛갈린다. 3년전 무역수지 역조와 단말기 과소비를 억제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보조금 금지법이 유효경쟁 규제수단으로 이용돼왔듯이, 3년후에 또 다시 같은 논의를 반복해야 되는건 아닌지 걱정이다. 이통3사 누구도 이해득실을 가늠할 수 없는 법이, 시장을 뒤흔드는 과도한 힘을 가져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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