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08.98 831.85 1123.20
보합 5.97 보합 2.97 ▼3.4
09/18 16:00 코스피 기준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세금 내는 자의 당당한 권리

[패션으로본세상]성장과 분배, 이전에 '비전'을 제시해야

패션으로 본 세상 김소희 말콤브릿지 대표 |입력 : 2005.11.01 12:42|조회 : 15129
폰트크기
기사공유
세금 내는 자의 당당한 권리
1996년 최초의 데님 브랜드이자, 미국 데님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에 경영자 밥 하스(Bob Hass)가 합류했다.

그는 하버드 MBA출신으로 선진적 경영방식은 물론, 기업이 지녀야 할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도 고민할 줄 아는 매킨지(McKinsey) 경력의 명사였다.

그가 남긴 말은 우리로 하여금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CEO가 갖춰야 할 두 가지 필수적인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사람의 가치이고, 둘째는 가치관의 중요성이다."

밥 하스는 아마도 좋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현재에도 그에 대해 리바이스의 윤리적 토대를 세웠다는 평가가 존재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밥 하스는 CEO로서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1985년에서 96년 사이 무려 50배의 주가 성장을 기록했던 리바이스는 밥 하스가 집권하던 98년 점유율 50% 추락이라는 엄청난 혼란을 맞이하게 된다.

도대체 그는 CEO로서 어떠한 일들을 벌였던 것일까. 그의 실수는 크게 2가지였다. 첫번째 실수는 섣부른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이었다. 밥 하스는 8억 5000만 달러를 투입하여 조직 재구성을 감행했다.

이를 통해 자그마치 600개의 일자리에 대한 재편이 이루어졌는데, 문제는 뒷감당이었다. 이같은 어마어마한 결정 뒤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철저한 세부계획이 뒤따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쩐 일인지 리바이스는 허점 투성이로 움직였다.

일례로 수억달러를 들인 새 유통센터는 조악한 설계로 건축되었다. 걸러지지 않은 이 결정적인 불찰은 결국 기업의 유통비용을 증가시켰고, 원활하지 못한 물류를 만들어냈다. 도대체 그같은 대기업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동안 직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여기에 밥 하스의 2번째 실수가 있었다. 밥 하스는 리바이스에 대해 남다른 이상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것은 근로자들이 각자 민주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이것을 실행에 옮겼고, 직원들에게 자기 목소리를 낼 것을 독려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런데 그렇게 되자 기업은 엉뚱한 방향으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회사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동안, 회사내의 인종차별 및 성차별에 대해 논의하거나 자신들의 부고 소식을 알리는 회보를 만들었고, 이 일련의 작업들은 가뜩이나 리엔지니어링으로 많아진 무수한 회의들과 함께 직원들의 근무 효율을 저하시켰다.

밥 하스는 선의를 지니고 있었으나 결론적으로는 회사를 혼란에 빠뜨리고 말았다. 그가 가진 생각들, 즉 근로자를 생각하거나 민주적 방식을 도입하는 것들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많은 덕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미국의 경영전문지 '포츈(Fortune)'에서는 경영혁신에 성공하고 있는 대표적 CEO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7가지의 공통적 성공비결을 도출해낸 바 있다.

첫째, '세계 최고 수준'이 무엇인지 당신의 기업과 비교해서 파악하라,
둘째, 기업을 기능별로 최소한의 단위로 쪼개서 검토하라,
셋째, 최선을 다해 정성껏 근로자와 대화하라,
넷째, '하기 어려운 일' 중에서 '꼭 해야만 하는 일'을 정확히 분리하라,
다섯째, 근로자에게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라,
여섯째, 절대로 변신을 멈추지말라,
일곱째,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키라.

밥 하스는 이 일곱가지 덕목 중 '셋째'는 확실히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얼마나 부족한 일인가. 마케팅에서는 '마이오피어'(Myopia, 근시)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는 마케터가 좁은 카테고리나 근시안적 안목으로 기업을 바라 볼 때 나올 수 있는 위험들을 지적한다.

최근 성장과 분배에 대한 설문이나 보도가 잇따른다. 국가는 세수부족으로 허덕이고, 국민들은 뚜렷한 세금 압박과 오랜 불경기로 갑갑해하고 있다. 그러나 일면 우리 사회는 암치료비가 보다 넉넉히 지급되고, 일하는 엄마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등의 변화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문제는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수를 충당코자 섣불리 세금을 올리려는 결정은 그야말로 근시안적 대책이 아닐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떤 길이 옳다라는 주장보다, 그 길의 끝에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가 하는 '비전'이다.

21세기에 있어 강력한 리더십은 필수적이다. 자신의 마이오피어를 교정하거나, 아니면 타인의 마이오피어를 설득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누구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시기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것, 강력한 비젼에 대한 제안을 촉구하는 것, 이것은 어려운 요구가 아니라 세금을 내는 자의 당당한 권리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