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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비밀

[영화속의 성공학] 스물두번째 글..영화 '청연'

영화속의 성공학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입력 : 2006.01.08 10:27|조회 : 22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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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떤 사람이 풍선여행을 하며 날아가다 모르는 곳에 떨어지게 됐다.
마침 그 옆을 한 신사가 지나가고 있었다.
여행가는 그 신사에게 길을 물었다. "저, 제가 있는 이 곳이 어딘가요?"

그 신사는 점잖게 답했다.
"당신은 지금 풍선 안에 있습니다."
풍선속에 있던 사람은 다시 신사에게 물었다.
"아, 네…그런데 당신은 혹시 경제학자가 아닌가요?"

신사는 놀랐다. "어떻게 알았죠?"
"네, 경제학자들은 옳긴 하지만 현실에는 별 도움이 안되는 말만 하지요."

그러자 경제학자는 풍선안에 있던 사람에게 되물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비즈니스맨이 아닌가요?"
"(놀라며) 아니 그걸 어떻게…"
"비즈니스맨은 늘 열심히 가긴 하지만,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 진 잘 모르거든요."

경제학자와 비즈니스맨에 관한 이 농담은 사실 우리 인생에 대한 교묘한 비유이기도 하다. 주위엔 분명한 삶의 철학이 있으면서도 통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반면, 늘 부단하게 노력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뭘 위해 움직이는 지에 대해 까맣게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이 있다.

# 2.

당신은 행복한가. 잘 모르겠다고. 그럼 당신에게 행복은 과연 어떤 것인가. 돈인가, 높은 지위인가. 아니면 그런 현실적인 것을 넘어선 정신적인 가치인가. 그만큼 행복의 실체는 사람들의 모습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렇다 해도 개인적 견해로는 행복을 크게 두가지 종류로 나눠 볼 수 있을 것 같다. 참, 이 이야기를 풀어가기 전에 독자들게 양해를 먼저 구해야 할 게 있다. 사실 행복이란 고차원의 문제에 어설픈 분류법을 동원한다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요, 어설픈 건방이자, 불순한 월권행위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가는 이유는 기자처럼 인생의 하수들이 뭔가를 이해해서 이야기하기 위해선 도식적인 분류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왜 애들이 뭘 배우려면 그림을 통해 배우는 것처럼 말이다.

아, 사설이 길었다. 행복엔 채워서 얻을 수 있는 것과 비워서 얻어지는 것, 이렇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 행복을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으로 구분하기엔 다소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기에, 이런 식의 분류법이 이야기를 전개하기에 아마도 더 편리할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나 목표했던 성적을 얻는 것, 경쟁에서 이겨 계약을 따내는 일 등등이 전자에 속한다. 당연히 능동적인 행동을 통해 얻어지는 것들이다. 하지만 모든 일엔 명암이 있는 법이니, 채워서 얻는 행복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비즈니스맨의 경우처럼 되기 쉽다. '뭘 위해서'라는 보다 더 중요한 목적을 어느 순간 잊어버리면서 그 일 자체에만 매몰되기 십상이다.

음식이 맛있는 건 좋아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대화가 있기 때문이며, 성적이 올라가는 게 기분 좋은 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실력이 쌓이기 때문이며, 계약을 따내면 나와 우리 회사와 우리나라가 잘 살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부터 진귀하고 비싼 음식 자체에만 기뻐하며, 등수 자체의 비교에만 급급하며, 수익성과 무관하게 경쟁에서 이겨 상대업체를 꺾는데만 연연해하고 있다.

# 3.

그렇다면 비워야 얻을 수 있는 행복에는 뭐가 있을까. 내 재산을 비워 불우이웃을 도우면, 그래서 그들이 기뻐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뿌뜻한 행복감이 든다. 바쁜 일상을 비워 자연을 접하고 그 속에 녹아들면 스트레스가 사라지며 대신 형언할 수 없는 행복이 찾아온다.

아, 더할 수 없이 훌륭해보인다. 그럼 이런 종류의 행복엔 부작용이 없을까. 당연히 있다. 이 글을 쓰는 기자를 포함해 대부분 사람들은 성인군자가 아니다. 세속적인 사람들이며, 생활인이다. 비워가며 살기만 해선 주홍글씨 같이 가혹한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무능력자'.

많은 경우, 비워가며 살다간 가족의 형태조차 제대로 유지하기 힘들다. 일단 현실적인 아내가 견디지 못하며, 자식들에게도 원망을 듣기 일쑤다. 그래서 인생은 채우기 늘 노력하면서도 때론 적당히 비울줄 도 알아야 한다. 그 경계를 타는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아, 항의가 들린다. 너무 뻔한 결론이라는 아우성 말이다. 하지만 세상일이 원래 다 그렇다. 이러니 저러니 말이 길어도 대부분의 결론은 '적당히 중간선'에서 결정되는 법이다.

# 4.

행복의 비밀
영화 '청연'을 보고 나서 마음이 꽤 불편했다. 설득력 떨어지는 스토리때문만은 아니었다.

기자가 볼 때, 박경원은 매우 불행한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이었다. 성취라는 측면에서 얻은 게 많을 진 모르나, 자신의 삶을 때로는 비워내지 못했다.

더 중요한 것이 뭔지 보다 일찍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아깝게도 인생을 일찍 마감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잠깐. 누리꾼을 들끓게 만들었던 친일논란 등의 이야기는 여기선 일단 접자. 이 코너의 주제는 보다 개인적인 문제에 관한 것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 하늘을 나는 것에 마음을 뺐겼다. 그래서 여자 혼자의 몸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비행학교를 고학하며 다녔다. 뛰어난 실력으로 차별을 극복하며 최고 여류비행사의 자리에 올랐다.

그 위치를 통해 조선의 고향으로 날아가고자 하는 꿈을 실현하려 했다. 그러나 그 열망의 질주를 잠깐이나마 비우고 늦추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녀의 무리한 욕심으로 인해 음모에 휘말리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 했다. 하늘을 나는 행복을 위해 또 다른 정말 소중한 행복을 잃어버렸던 것.

작가 앤드류 매튜스는 이렇게 말했다. "운명이란 생각보다 심술궂다. 행복하기 위해 뭔가에 집착한다고 해서 그 뭔가를 얻을 수 있을까. 오히려 원하는 것과는 반대되는 결말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비록 대단한 능력을 가졌음에도 정작 그녀는 매우 어리석은 사람이다. 난다는 자신만의 행복에 집착하다 훨씬 더 소중한 사랑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행복은 때론 인간을 이기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사실 행복의 비밀은 의외로 간단하다.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좋아하는 데 있다.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사랑하는 데 있다. 또 지금 없는 뭔가를 이뤄내려 노력하기 이전에,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는 데 있다.

"행복하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욕망을 줄이거나, 소유물을 늘리거나 하면 된다." 벤자민 프랭크린의 말이다. 그럼 당신이라면 과연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영명한 독자분들라면 보다 현명한 해답을 찾아내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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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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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나그네...  | 2006.03.24 14:18

^^ 매번 박창욱 님의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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