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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하나로의 전쟁선포..왜?

매물 겉포장에만 급급하는 뉴브리지..가입자 뺏기 앞서 비전제시부터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6.01.09 08:47|조회 : 6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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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전쟁'을 선포했다. 영업 슬로건도 '우리는 전사(戰士)'로 정했다. 전쟁을 수행하는 전사의 정신과 자세로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자는 다짐이라고 하지만 왠지 의미가 매우 살벌하게 다가온다.

지난 1월 1일 두루넷과 통합법인 출범으로 370만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확보하며 초고속인터넷 시장 2위 기업으로 자리를 굳힌 하나로텔레콤이 굳이 '전쟁'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물론 목표는 뚜렷하다. 모든 조직의 역량을 영업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초에 조직도 영업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개편했고, 앞으로 철저하게 조직원의 평가를 성과주의에 바탕을 두겠다고 못박았다.

때맞춰 대표이사도 교체된다. 하나로 이사회는 지난 5일 뉴브리지캐피털 한국지사장겸 하나로텔레콤 경영위원회 의장인 박병무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변이 없는 한 박병무 사장이 하나로텔레콤의 새 사령탑으로 전쟁터의 선봉에서 서서 진두지휘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박병무 사장은 누구인가.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지난 2003년 뉴브리지-AIG 펀드가 하나로의 경영권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해준 장본인이자, 지금까지 이 펀드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따라서 박 사장의 하나로 대표취임은 곧 외자의 직접경영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하나로의 경영권을 거머쥘 당시 최소한 6~7년 이상 장기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던 외자가 갑자기 경영일선에 직접 뛰어든 까닭은 뭘까. 통신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을 대거 내보낸 다음 그 자리에 통신 문외한으로 보이는 임원들을 앉혀놓고 '전쟁'을 선포한다는 것도 분명 상식은 아니다. 마치 총도 다룰 줄 모르는 병사들을 전쟁터에 내보내놓고 승리를 기원하는 것같다.

가입자 1200만명으로 팽창할대로 팽창해버린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전쟁선언'은 곧 가입자 뺏기 경쟁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미 시장의 절반은 KT가 점령하고 있고, 30%를 하나로텔레콤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이 시장에 뛰어든 파워콤은 데이콤 보라홈넷 가입자하고 합쳐봐야 고작 3%대 시장을 차지하고 있어, 아직까지 하나로를 위협하기엔 역부족이다. 물론 후발사의 입질에 가랑비에 옷젖듯이 가입자가 하나둘씩 이탈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 가입자에 대한 울타리를 공고히 하려면 전쟁선포가 아닌 '고객만족'을 선언해야 맞다.

그런데 하나로는 '전쟁'을 택했다. 이것은 370만명에 이르는 자기가입자에 대한 만족도 향상보다 타사 가입자를 짧은 시간안에 뺏어오겠다는 의미밖에 안되는 것이다. 전쟁은 짧은 시간안에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맥락에서 보면, 짧은 시간안에 하나로가 가입자를 많이 확보해야 하는 까닭이 확연해진다.

외자의 하나로 매각은 정해진 수순이었지만 예상보다 행보가 빠르다. 뉴브리지-AIG펀드는 지난 2003년 하나로를 주당 3200원에 인수했다. 최근 하나로 주식이 2800원대에 오락가락하지만 당시 환율과 비교해보면 뉴브리지-AIG펀드는 지금 하나로를 매각해도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외자 입장에선 좀더 나은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투자처를 찾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누적부채가 1조원이고 기업자산이 3조에 이르는 하나로를 인수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적자폭도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와이브로 등 신규서비스도 모두 포기해서 남은 것은 초고속인터넷 370만명의 가입자뿐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2년전 외자가 하나로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서 '수익률을 위한 단기투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이 거짓 외침이 아니었다면, 매각가치를 높이는데만 열을 올릴 게 아니다. 명분없는 '전쟁'을 강요하지 말고, 기업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방향 지시등을 켜줘야 한다. 비록 하나로가 유동성 위기 등 굴절의 세월을 겪어왔지만 국내 제2의 유선기간통신사업자다. 외자는 더이상 하나로를 '사상누각'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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