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역술인을 찾아가지 마라

이제 또 새해를 맞았다. 새해는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말이 쉬워 새 해의 새 모습이지,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딛는 걸음은 마음 먹은 것처럼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보다 확실한 것을 알고자 어떤 힘에 의지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이 무렵 특히 역술인들이 바빠지는 것도 사람들의 그런 심정에서 연유된 것이 아닐까.
　
10년 이상 경영자들에게 리더십을 교육하고 경영 코칭을 해 주면서, 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나 소망을 그런 방법으로 풀어 보려 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나 반면,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사람은 역술인에게 의지한다든가 하는 응급처치식 방법이나 일회용 반창고와 같은 처방에 의지하지 않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모두 불변의 원칙을 한 단계, 한 단계 착실히 쌓으며 따르고 있었다. 자연 속에 만물의 운행과 질서의 자연법칙이 있는 것과 같이, 인간사회를 지배하는 불변의 행동원칙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삶이며 적중률 100%인 최상의 비법이다. 역술인의 말을 듣고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도 일부 경영자들은 아직도 회사의 장래문제에 그들의 말을 듣는다.
　
얼마 전에 노조가 3개월째 파업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 사장이 찾아왔다. 파업 일주일 째 되던 날 유명하다는 역술인에게 찾아 갔더니 2주 후면 해결된다고 하더란다. 그 사람의 말이 하도 그럴 듯해 맘 편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두 달 이상이 지나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장의 얘기를 듣고 나는 그 회사를 방문해 이것 저것 진단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여러 가지 원칙들을 어기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몇 달 동안만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반드시 속 시원한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며 다음과 같은 3가지 원칙을 일러 주었다.
　
첫째, 지난 해 호황 때 얻은 이익금의 일부로 시설과 작업환경을 개선해 주라. 이는 곧 상생과 베풂의 정신으로, 너희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성인의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어린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법칙이다.
　
둘째, 종업원들의 노고에 대해 의식적으로 인정하고 치하해 주라. 그리고 종업원 휴게실을 사장실 집기와 비슷한 수준의 가구로 바꾸어 주어, 그들이 내 집 거실에 앉아 차 마시며 쉬는 느낌이 들도록 해 주라. 얼마나 편안하고 존대 받는 느낌이 들겠는가.
　
셋째, 솔선수범의 원칙으로, 직원들이 실행하기를 바라는 행동을 사장 자신 스스로 솔선수범해서 실행하도록 하라. 그 때는 반신반의 하던 그가 몇 달 후에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희소식을 알려 왔다. 노사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었으며 노조원과의 화합에 자신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말한 원칙을 따라서 행동한 결과가 상상 보다 좋은 결과를 낳았다며 흐뭇해 했다. 그리고 왜 자신이 그토록 임시 방편에만 의지했었는지 후회스럽다며, 역술인의 도움을 바라던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그는 노조와 이익금을 분배하기로 했고, 월요일 아침 마다 정문에 서서 출근하는 종업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으며 조기 출근과 근무시간 준수 등 회사에서의 모든 행동을 솔선수범하고 있었다.
　
원칙에 충실한 삶, 수년 전부터 신문지상에서 보아 오던 정도경영, 종업원을 가족과 같이 생각하며 내가 상대방에게 원하는 모습을 먼저 실천해 보인 삶, 그것은 자신과 회사를 동시에 변화시키는 큰 힘이었노라고 그는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