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92.40 690.18 1128.50
▲4.34 ▲8.8 ▼0.7
+0.21% +1.29% -0.06%
양악수술배너 (11/12)KMA 컨퍼런스 배너 (11/9~11/22)
블록체인 가상화폐

"그 때 댓글은 왜 만들어가지고..."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기자 |입력 : 2006.01.27 17:40|조회 : 47134
폰트크기
기사공유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아홉살난 아이의 죽음과,, 그 엄마의 슬픔을 조롱거리로 삼았던 '악티즌'들이 검찰에 의해 모욕죄로 기소됐다.

당사자의 고통의 무게는 벌금 100만원의 100만배를 더한다해도 비할바가 아닐 터인데, 돈으로 밖에 죄를 계량하지 못하는게 어쩔수 없는 현실이다.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아이의 죽음을 다룬 기사에까지 열심히 빨간 칠의 댓글로 도배했던 이들은 대학 강단에서, 은행 창구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는 가정집에서 흔히 볼 수있는 멀쩡한 사람들이었다. 실상, 이를 보고 짐짓 놀라는 표정들의 정체도 '아니, 저런 사람들이…'가 아니라 '휴~하마터면 나도…'일수 있다.

인터넷이 생활이 된 마당에 시티즌과 네티즌의 구분이 있을수 없고, 네티즌 중에 다시 악티즌과 굿티즌, 혹은 악플러와 굿플러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댓글 폐지론이 다시 한번 제기되는 이유이다.
고발인 조사 내내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는 임수경씨를 떠올리다가 이내 "그때 댓글은 왜 만들어가지고..."하는데 생각이 미쳤다. 기사에 붙는 댓글의 시작이 머니투데이였고, 기자는 새로운 시도가 스스로도 즐거워 어쩔줄 몰라 했던 사람들 중의 한명이기 때문이다.

2000년 1월1일 0시, 국내 최초로 온라인 뉴스를 실시간 웹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한 머니투데이에게 뉴스와 독자의 '상호작용(Interactive)'은 끊임없는 화두였다.
인터넷 게시판 형식을 개별 기사에도 도입하자는 아이디어도 여기서 비롯됐다.

기사댓글의 아이디어는 토론과 논쟁보다는 정보와 투자판단을 주목적으로 하는 머니투데이 독자들보다는, 뒤이어 등장한 정치 시사 분야 인터넷 언론이나 포털의 네티즌들에게서 꽃을 피웠다.

돌이켜보면 기사댓글 도입당시 회의에서 댓글의 폐해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면서도 지금처럼 포털에 몇 만개의 댓글이 붙는 상황까지는 상상을 못했다. 당연히, 임수경씨같은 피해자가 속출하리라는 생각도 인식영역 밖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웹사이트 운영자로서나 기자로서나, 변치 않는 것은 댓글의 유용성에 대한 믿음이다.

일부 언론학자들은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타임즈 인터넷판은 댓글을 폐지했다는 예를 들기도 하지만, 인터넷 활용도에서는 한참 뒤떨어진 미국의 언론을 우리의 모범으로 드는건 넌센스이다. 한번 터진 사람들의 입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댓글은 이미 사회적 현상이다. 대통령도 한줄, 초딩도 똑같이 한줄을 남기며 재미를 느낀다. 물론 한참 일들 해야 할 시간에 한가롭게 댓글 달고 있는데서 나오는 낭비에 대한 비판이 나올수도 있다.
하지만 임수경씨 사례에서 보듯 댓글은 나이나 성향, 학벌, 직업, 한가한 정도를 떠나 사회와 소통하는 보편적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굳이 분서갱유까지 거슬러올라가지 않아도, 새로운 미디어를 없앨 수 있다는 발상의 비현실성은 역사적으로 숱하게 증명되고 있다.

댓글은 또 그 자체가 유용성을 지닌 콘텐츠이다. 별로 생산적일 것 같지 않은 온라인 게임이 이미 산업의 한분야가 됐듯, 댓글은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서 즐기는 문화적 소비의 대상이 됐다.
때론 댓글 분량이 원고지 수십장에 달하는 경우도 있고, 댓글속에 날카로운 휘슬(내부 고발)이 담겨 있을수 있다. 물론 내용의 신뢰도가 의심스러운 경우도 많지만, 세계적 학술 논문지 표지에 실리는 논문의 진위가 도마위에 오르는 거짓 광풍의 세상에, 댓글에게만 '진실 서약'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인터넷을 통해 '매스 미디어'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매스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가 아니라 '매스의 미디어'로서의 모습을 더하게 됐다. 댓글은 단순히 미디어에 대한 접근권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거대한 언론에 '맞짱'을 뜰 수 있는 카운터펀치 '한 방'을 대중이 얻게 된 것을 의미한다. 글을 쓰는 생산자 입장에서는 날아드는 '한방'이 괴롭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물론, 댓글에 대한 변론이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범죄적 댓글에까지 무제한의 관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남에게 해를 끼치면 처벌 받아야 한다는건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예외일수 없다. 댓글 사법처리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이 72%에 달한다는 네이버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도 이를 반영한다.

하지만 댓글기능을 없애지 않아도, 댓글마다 이름 석자를 실명으로 쓰도록 하지 않아도 범죄에 대한 처벌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구더기는 가려내야 하지만, 구더기가 더러우니 장독을 깨뜨리자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15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머니투데이  | 2006.02.10 16:29

'또그소리'님의 댓글은 타인을 비방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에 해당돼 삭제했습니다. 기사와 관련된 분들, 머니투데이 독자들의 피해, 아울러 본인의 인격과, 책임을 고려해 댓글의 내용...

소셜댓글 전체보기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