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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CEO에세이]88올림픽 이후 나타난 '베짱이 문화'를 경계하며

CEO에세이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입력 : 2006.02.23 12:44|조회 : 9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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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5월경 비즈니스를 위해 미국의 시카고, 피츠버그와 보스턴에 한달 가까이 다녀올 일이 있었다.

함께 가는 동행도 있고 해서 비행기편은 KAL을 이용키로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비행기 자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추석 언저리까지 좌석예약이 꽉 찼다는 단골 여행사의 통보였다. 아직 여름 휴가철도 아니었다.

IMF 사태 때문에 주춤했던 놀이여행, 친척방문여행 등이 기승이라는 것이었다. 비즈니스맨들의 출장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이고 보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국민들은 정말 경제위기를 말끔히 벗었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일부 몰지각한 부유계층의 광란인지 궁금했다. 대부분의 국제 비행기 노선이 호황인 걸 보면 일부 계층의 광란은 아닌 성 싶었다. 그렇다면 제 버릇 개 못 주는 한국인의 본성인가.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나니!"하는 전래의 민요가 생각난다. 원래 한국인은 '베짱이' 족들인가. 아닐 것이다. 원래 놀 형편이 못되는 어려운 백성들이 노래로나마 한을 푼 것이리라. 그러나 최근 10여년을 돌이켜 보면 한국인의 근검 정신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를 거쳐 한국과 한국인은 얼마나 격동의 시대를 살아왔는가. 식민지로부터 해방과 함께 6.25동족상잔의 비극을 거친 혹독한 나날들이었다. 그 극한적 비극 덕분인지 다행스레 온 국민이 '잘 살아보세'하며 근검했다. 그 결과 절대기근의 상징 '보릿고개'를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88올림픽이라는 세계의 제전을 치르는 국가 반열에 올랐다. 그것이 화근이 된 모양이다. 한강의 경제 기적이 세계에 널리 부풀려 알려졌다. 세계각국 사람들에게 움츠리고 살던 한국인의 근면성이 그때부터 알려지며 정치, 경제적으로 순기능도 많아졌다.
 
그러나 한편 그 순간부터 건방져졌다. 거품이 시작됐다. 동남아에서는 어글리 코리안 소리를 들으면서 우쭐대기 시작했다. 출장비를 아껴 가정의 생필품을 사오던 비즈니스맨들조차 골프채를 둘러메고 입국했다. 월소득 100만원밖에 안된다고 신고하는 변호사 같은 전문직과 자영업자들의 탈세와 재벌들의 절세(?)가 근로의욕을 떨구고 근로소득을 슬프게 했다.
 
◇근검의 가치를 망각한 게 아닌가
 
필연인지 우연인지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3D(Dirty, Difficult, Dangerous)업종을 너무 빨리 기피하는 현상마저 나타났다. 3D업종을 메워주려고 입국한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동남아출신 근로자들과 심지어 동포인 중국 조선족까지 멸시하며 학대했다. 언제부터 한국인들이 이렇게 건방지고 교활한 망종이 되었는지 통탄스럽다.

막스 베버가 말한 ‘근검을 중시하는 청교도정신을 기초한 자본주의’는 보기 힘들어졌다. 부평초처럼 천민자본주의와 카지노자본주의에 휩쓸려 살면서 그 소중한 근검을 망각해갔다.
 
발명왕 에디슨도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이라고 갈파했다. 위, 아래가 모두 근면을 외면하고 제 몫만 챙기려하니 노사화합은 공염불이 됐다. 어글리 기업만 넘쳐나는 한국이 되었다. 그러다가 IMF를 맞았다. 그런데도 다시 마약처럼 ‘나하나 쯤 이유 있는(?)베짱이’짓들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 근검한 것도 나름대로 네 가지 조합의 인간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착하고 현명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있고 착하지만 게으른 사람이 있다. 제 몫만 챙기는 사악하고 게으른 사람이 있다. 사악하고 부지런한 인간들이 있다. 이게 제일 문제다. 불행하게도 한국에서는 지도급 인사들 중에 이런 부류가 많다는 게 많은 국민들의 생각 같다.

갓난 아이 손자 몫으로까지 수십억 원의 공동주택을 소유케 했다가 망신당한 전 국회의장. 온갖 편법을 자행하는 재벌들의 행태. 이런 부류들에게 한 코미디언의 촌철살인을 던지고 싶다. “지구를 떠나거라! haeikrh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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