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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웃기려면 머리 빠질만큼 노력하라

[CEO이미지관리]유머는 설득력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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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유머가 중요시 되는 요즘 간단한 유머 하나로 좌중을 늘 부드럽게 만드는 우리금융의 김종욱 부회장에게 비결을 물었더니 "남을 웃기는게 쉬운 줄 알아요? 내가 머리 다 빠지도록 노력해서 되는 거예요"라고 숯이 적은 자신의 머리를 만지며 대답 역시 유머러스하게 한다.

그는 외국에 출장 나가면 유머집을 종종 사온다고 한다. 때로는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아까워서 제본을 해서 지인들에게 나누기까지 한다.
 
성과 위주로 일해온 이들에게 유머란 실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면서도 말이다. 정치를 하거나 중요한 자리에 오르려면 유머 감각이 필수인 서양과는 달랐다. 능력은 있는데 유연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진급이 안되는 사례는 서양에는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이젠 유머의 참의미를 알고 그런 추세로 가고 있는 듯하다. 부작용으로 역효과가 있는 사례를 우리는 종종 보지만(?) 분명 유머는 리더의 필수 덕목 중 하나로 모두에게 요구된다.
 
타계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인기가 높은 대통령 중 하나다. 그는 재임 중 원 라이너(one-liner), 즉 짧게 한마디 하는 조크를 잘하기로 유명했다.

어느 날 소란스러운 기자회견 도중 난감한 질문을 퍼붓는 기자들에게 그가 'Son of a Bitch'라고 욕설을 한 적이 있었다. 이에 분개한 기자들이 며칠 후 그에게 티셔츠를 선물했는데, 셔츠의 가슴에는 레이건이 했던 욕설의 이니셜을 딴 SOB라는 글씨가 큼직하게 새겨져 있었다. 대통령의 욕설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던 셈이다. 참으로 위험한 순간이었다.

그가 만일 대응을 제대로 못 하거나 또다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다음날 언론들이 일제히 그를 비난하고 나설 상황이었다. 그러나 레이건은 같은 실수를 두 번 저지르지 않았다. 그는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응수했다.
 
"SOB라…. 이건 당연히 Saving of Budget(예산절약)이라는 뜻이겠지요? 여러분의 충고를 늘 염두에 두겠습니다." 다음날 신문에 그를 비난하는 기사는 단 한 줄도 실리지 않았다.
 
이들이 유머를 잘해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 유머만 하면 되는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유머는 그 사람의 유연하고 개방적인 내면에서 배어 나오는 것이기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사고의 창의성과 유연성을 위하여 캐주얼 복장으로 근무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그러나 무겁기만 한 입이라면 머릿속이 유연해질 리가 없다. 무엇을 입었느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입으로 무엇을 말하느냐 하는 것일 것이다. 표현이 사고와 감정을 유도하는 경우도 많다.
 
<퍼니 비즈니스(Funny Business)>의 저자 밥 로스는 '유머는 시기가 적절하고 대상에 맞아야 한다'며 AT&T를 제시한다. Appropriate(내용 타당성), Timely(시의 적절성) 그리고, Tasteful(취향)이다.

나의 클라이언트 중에는 유머를 매우 잘 하는 편인데 항상 타이밍이 너무 이른 사람이 있다. 상대와 인사를 나눈 직후에 바로 유머로 들어가다 보니 아직 적응되지 않은 상대는 어리둥절해 하고, 유머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유머를 구사했던 본인 역시 어색해진다.

또한 지나치게 유머를 자주 구사하면 오히려 경박해 보일 수도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유머는 어디까지나 양념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잘 담근 간장이나 특이한 맛을 지닌 소스도 그것만 먹으라면 괴로워진다.
 
그런가 하면 상대의 유머에 어떻게 응대하느냐도 문제이다. 자신이 아는 유머가 나올 때 "아, 그 얘기 나 알아" 또는 "그게 뭐냐면" 하면서 미리 초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럴 경우에는 간만에 준비한 유머라도 금세 썰렁해진다. 개그맨들의 입장에서 볼 때 보통 우리는 '그래, 네가 얼마나 웃기나 보자' 하고 심각하게 관찰하고 분석하려 든다고 한다. 하지만 장담컨대 심각하게 관찰해서 웃을 수 있는 일은 세상에 없다.
 
유머는 단순히 우스갯소리를 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상대방과의 대화를 원활하게 풀어나가고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중요한 기제이다. 이는 집중의 비결이기도 하고 설득 능력의 기본이기도 하다.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은 자신을 주목하게 만들 수 있다. 의도하지 않아도 모임의 분위기를 주도하여 리더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자연스런 유머와 위트를 구사하는 사람에게서는 품위와 아량, 관대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다양한 경로로 접촉이 이뤄지고 대중매체가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유머 감각은 갈수록 중요하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 자, 이제 머리 빠질 것만 주의하고 유머를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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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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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강한전사  | 2006.03.04 18:10

유머의 한국적 고찰' 이렇게 타이틀을 달아드리죠. 멋진 글입니다. 좋은글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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