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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소비자가 '봉'이냐?

휴대폰 보조금 출발부터 부작용 속출...'소비자 편익 위한 정책' 명분 실종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6.04.03 09:05|조회 : 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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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 18개월 이상 장기가입자에 한해 휴대폰 보조금이 부분 허용된지 일주일째. 이동전화 시장은 벌써부터 아우성이 가득하다.

겨우 일주일 지났을 뿐인데, 여기저기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통 3사의 '쥐꼬리'만한 보조금 액수도 억울하기 그지 없는데, 문자메시지(SMS)와 발신번호표시(CID) 요금까지 사용실적에서 제외시켰다고 하니 가입자들의 불만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요금을 꼬박꼬박 받을 때는 언제이고 지금와서 딴소리하냐'는 소리가 절로 터져나온다.

제조사와 이통사들도 판매장려금을 놓고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제조사의 판매장려금까지 고려해서 보조금 지급액을 책정해 놓은 이통사 입장에선 제품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는 제조사의 판매장려금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판매장려금에 대한 보조금 포함여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쥐꼬리' 보조금에 유통상가들도 울쌍이다. 한달후 보조금 지급액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가입자들의 기대심리가 작용한 탓인지 손님도 뜸하다. 드나드는 손님을 잡기 위해 유통상가들은 몰래 보조금을 더 얹어준다. '다른데 가서 말하지 마세요'라고 당부하면서. 보조금이 전면 금지될 때나 부분허용된 지금이나 이동전화 유통시장은 여전히 가입자들에게 '복불복(福不福)'이다.

그 와중에 통신위원회는 보조금 규제의 실효성을 반드시 달성하고 말겠다는 태세로 감시의 눈길을 떼지 않고 있다. 매일 이통사별로 불법행위에 대한 점수까지 매긴다. 2300만명이 보조금 지급대상자인데, 정확한 채점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이통사들이 제시한 보조금 지급액은 분명히 기기변경 가입자가 유리하게끔 만들어진 것같지만 실제 유통시장에선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다. 이런 시장에서 통신위가 '옥석'을 공정하게 감별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무엇보다 가입자인 소비자들이 너무 짜증난다. 보조금 지급액수가 얼마인지 알아보려면 해당 이통사에 문의하거나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일일이 조회해야 한다. 2300만명 가입자가 자신의 이용내역 증명서를 조회하기 위해 들이는 이 시간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그 시간에 대한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다.

'최근 6개월치 사용실적'만 보조금 지급기준으로 삼는 것에 대한 비난도 빗발친다. 5년을 꼬박 사용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가입자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는 거다. 이것은 가입자 형평성에도 맞지않는다. 가입자들이 저마다 '몇년을 꼬박 사용하고 받는 댓가가 이 정도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앞으로 이같은 문제가 차근차근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다. 출발부터 '이용자 차별과 불편'을 동반하고 있는 법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애시당초 접는게 좋을 것같다. 이통 3사가 SMS 등 일부 부가서비스가 사용실적에서 제외시킨 것을 묵인한 것도 정통부다. 지금와서 고시를 뜯어고치려고 하니, 문제가 더 복잡하게 꼬일 수밖에 없다. 도무지 책임지는 자세도 없다.

이 피해를 이동전화 가입자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다. 시장감시 목적으로 통신위원회 조사인원을 늘렸으니 규제에 따른 국민 세금부담이 늘었고, 보조금을 받기 위해 들이는 시간도 모두 가입자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게다가 '이용내역 증명서'도 조작 가능하다고 하니, 이것은 또 누가 감시해야 하는지 걱정부터 앞선다.

불법이든 합법이든 이미 보조금 맛을 본 가입자들은 더 많은 보조금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비싼 값에 휴대폰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는 단 한명도 없다. 이게 불법보조금이 사라질 수 없는 근본 이유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따르기 마련이다.

보조금을 포기할 수 없는 소비자와 소비자를 포기할 수 없는 이통사가 존재하는 이통시장에서 보조금 규제법이 '소비자 편익'이란 명분을 세울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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