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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참담한 '또 한사람의 출국'

정몽구 회장을 보는 재계의 눈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6.04.04 08:21|조회 : 20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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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출국을 보는 경제계의 눈길에 복잡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1주일간의 예정된 출장일 뿐이라는 현대차의 뻔한 해명이 안스럽다. 정 회장이 '도피성 외유'라는 의심 속에 출장길에 오른 것 자체가 모양 사나울 뿐더러 '(많이 배려하고 있는데)이런 식으로 협조가 안되면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검찰의 으름장은 현대차와 경제계를 더욱 참담하게 한다. 일부 야당과 시민단체는 현대차와 수사당국을 싸잡아 비난하며 '제대로 수사하라'고 외치고 있다.

문이 열린 '김재록 불법 로비 사건'은 '현대차 비자금'을 키워드로 후끈 달아 올랐다. 정회장의 출국과 함께 여론의 분노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경제계는 "빨리 끝내달라"는 면목없는 청을 모깃소리로 되뇌일 뿐이다.

그러나 대놓고 얘기하기 어려운 심각한 걱정거리들이 숨어 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무사할 것인가. 이 노골적인 질문에 가장 쉽게 답하는 건 수사당국이다. 수사의 초점은 김재록의 정·관계 커넥션에 맞춰져 있고 현대차그룹만을 표적으로 한 수사가 아니어서 큰 부담이 없다고 한다. 이에대해 경제계는 그렇게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현대차는 최근 그룹의 운명을 걸고 큰 승부에 나섰다. 신용평가기관 S&P는 최근 현대차의 위기를 직접적으로 경고했다. 세계 곳곳에 생산라인을 만드는 것 자체가 제어하기 어려운 위험이라고 본 것이다. 예상 만큼 수익을 못 내면 과도한 차입금과 과잉 생산설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유있는 경고다. 현대차도 위험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대로 원화강세에 멍들고 원자재값 상승에 녹초가 되느니 세계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밖에 없다는 게 현대차의 판단이다.

거칠게 밀어붙이는 듯 하지만 살얼음을 걷고 있다. 글로벌 생산·판매 체제가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세계 초일류'가 된다. 그러나 실패하면 제2의 '대우자동차'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엄청난 욕을 먹으면서도 임금을 동결하고 납품업체에 대한 지불도 줄이려 한다. 여기서 삐끗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 검찰의 전격적인 수사가 들이닥쳤다. 괜찮다고들 하지만 괜찮을 리 없다는 걸 누구나 안다.

압수수색이 단행된 지난달 26일부터 현대차그룹의 경영은 공중에 붕 떠 있다. 그룹 총수는 의혹의 대상이 돼 두문불출하더니 결국 출국하고 말았다.

핵심 경영진들은 조사를 받거나 잠적해 있다. 진행중인 국내외 투자 프로젝트 규모만 100억달러 안팎, 산업연관효과가 어떤 업종보다 큰 세계적 자동차 그룹이 검찰의 일격에 열흘 가까이 무중력 상태를 헤매고 있는 것이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쾌도난마의 속도전이 수사 효율로 보면 정답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법 정의 실현이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보다 침착한 결론이 필요할 것 같다.

경제계는 보다 조심스럽고 정교한 접근을 수사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거친 완력으로 사건을 풀어헤쳐 놓은 후 뒤늦게 '경제를 배려해…' 운운하는 것 자체가 온당해 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불법 비자금과 로비를 묵인하자는 게 아니라 칼을 뽑기 전 사회적 합의와 경제적 파장을 확인하는 적절한 균형감이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더욱 곤란한 건 '김재록 사건'이 정치·사회적 변수들과 엮이는 경우다. 지난해 한국 사회를 들쑤셔 놓았던 '안기부 불법 도청사건'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미국과 일본을 전전했고 삼성 수뇌부는 한 동안 제대로 일손을 잡지 못했다. 달궈졌던 판이 식어버린 지금 'X파일'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면 허망하기 짝이 없다.

그렇게 흥분했어야 했는지, 사후적으로 삼성의 8000억원 헌납이 정답인지, 관심이 희석된 후 어물쩡 대는 소극적인 수사를 어떻게 봐야할 지 모든 게 의문 투성이다.

자칫 '김재록 사건'의 흐름이 '안기부 X 파일'의 재탕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김재록'을 빌미로 현대차를 공격해 이득을 얻으려는 정치적 시도가 검찰이 제어할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다.

이미 '비자금'과 '정경유착', '코드'와 '정략'이 사건에 대입돼 파장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여·야 정치인들의 이름도 꼬리를 물고 등장한다. 이쯤되면 현대차가 중심을 잃고 휘청대는 시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다.

문제는 현대차 (129,000원 보합0 0.0%)가 삼성전자와는 다르다는 데 있다. 삼성은 어지간히 흔들어도 끄덕없는 세계 1등기업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불안한 갈림길에 서 있다.

잠깐 중심을 잃었다가 제자리로 돌아가면 다행이다. 그러나 이대로 굴러 떨어지면 다시 제자리로 밀어올리는 일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정몽구 회장의 출국은 이건희 회장의 지난해 9월 출국에 비해 훨씬 불안하고 위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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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감자  | 2006.04.06 08:50

이제 현대차보다 작은 기업이 비자금 사건으로 들통나면 무슨 핑계를 대실건가요? 삼성은 국가경제를 이끄는 1등기업인데다 세계적 기업이니 건드리지 말아야 하고, 재벌2등은 현대는 삼성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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