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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수사의 '마스터키' 김재록

강호병칼럼 머니투데이 강호병 금융부장 |입력 : 2006.04.04 12:58|조회 : 5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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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록 사건은 그동안 검찰이 열기 힘들었던 부분들을 열고 들어가는 `마스터키'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3사의 비자금 수사, 론스타로의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등 그간 손대기 쉽지 않거나 묵혔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 사건을 만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덩달아 사람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던 비자금 사건까지 수면 위로 재부상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연루된 비자금 수사가 대표적이다. 김재록 사건을 고리로 각각의 사건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수사에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수사의 크기, 방향, 종착역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유동적이다. 여기서 하나가 잡히면 그것을 단서로 또다른 것으로 이동하는 점진적(progressive) 패턴이어서 수사 향배를 가늠하기 힘들다. 현대차 비자금 수사만 해도 경제계의 과거사 청산이라는 의미를 뚜렷이 가진 것인지 불확실하고, 그렇다고 사회정의를 세우기 위한 일상적 수사활동으로 보기엔 덩치가 너무 크다.

얼개상 현대차그룹에서 탈락한 내부자가 제보한 돌출사건으로 보이는데 김재록 커넥션이라는 깃털 위에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의혹이라는 거대한 몸통을 불안정하게 올려놓은 모양새다.

 이는 과거 어떤 큰 구상을 갖고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고 깔끔하게 도려낸 과거 검찰의 수사패턴과 상당히 다른 모양새다. 수사방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재계나 금융계가 당황하는 것은 당연하다. 불확실한 수사구도 속에서 기업인을 배려하라는 목소리조차 내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시장에서 떼돈을 번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대한 수사까지 겹쳐 있다보니 검찰 수사의 예봉을 줄이라는 얘기를 선뜻 꺼내기도 껄끄럽다.

 이러한 무정형구도는 검찰에도 적지않은 부담을 준다. 수사의 귀착점이 될 법한 정몽구 회장부터 2일 돌연 출국해 검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압수수색 등에서 나타난 수사 강도와 의지로 볼 때 수사가 미칠법한 사건 관계자가 출국했는데 "전혀 몰랐다"는 말로 해명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수사의 당위성과 수사가 줄 파장 속에서 중심을 잡기 어려워 하는 검찰의 모습이 관찰된다.

수사가 주는 불확실성과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김재록 사건은 김재록 사건에만 충실하고 재계에 대한 비자금 수사는 연착륙을 시도할 때라고 본다. 비자금 수사는 대선자금, SK글로벌 분식회계 등의 사건에 비춰 의미상 연결고리를 찾고 수사방향과 크기를 가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구속된 김재록씨는 타고난 언변과 수완·인맥을 활용해 합법적 컨설팅과 로비 사이를 교묘히 줄타기하며 수많은 구조조정 딜에 개입해왔다. 그런 만큼 그 사건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검찰은 연관된 다른 사건으로 수사의 가지치기를 하고픈 유혹을 느낄 것이다.

김재록 수사는 우리가 세계에 자랑해온 환란 극복과 구조조정의 추한 뒷골목을 처음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 김재록 수사는 이런 의미를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며 김재록 사건의 범용성을 활용해 연관성이 크지 않은 다른 쪽 수사를 지나치게 크게 벌여 경제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검찰의 수사 의욕과 함께 절제도 같이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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