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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방송시장에 잘못 끼워진 규제단추

형평성 잃은 규제, 뉴미디어 나올 때마다 발목잡기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6.04.10 09:41|조회 : 6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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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TV)을 통해서만 방송을 볼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만 해도 방송은 곧 TV였다. TV외에는 방송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TV는 방송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수신기도 아닐 뿐더러, 방송도 KBS와 MBC와 SBS만 있는 게 아니다.

입맛대로 방송을 골라볼 수 있고, 수신기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다채널을 앞세운 케이블방송이 등장한데 이어, 위성방송과 이동방송까지 출현하면서 사람들은 더이상 TV와 방송을 동일시하지 않는다. 미처 못본 프로그램이 있으면 PC에서 다시 보면 되고, 이동중에 휴대폰으로 방송을 봐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으로 지상파방송사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지상파방송의 위기의식은 곧바로 방송시장 전체의 위기로 이어지면서, 좀체로 빗장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7조7000억원에 이르는 방송시장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지상파방송과 고작 1조3000억원의 규모를 형성하는 유선케이블방송(SO)의 입장이 모두 지독하게 배타적이다. 그런데 같은 노선을 걷고 있는 지상파방송과 SO의 입장은 같을까.

SO에 비해 지상파방송사의 입장은 훨씬 유리하다. 지상파방송 3사의 시장규모는 SO에 비해 3배나 크다. 전국서비스도 가능하다. 반면, SO는 전국이 77개 권역으로 나눠져 있어서 서비스지역에 극히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종합유선방송(MSO)도 77개 권역의 20% 이상을 소유할 수 없고 소유한 20%의 권역의 매출총액이 전체 SO시장의 33%를 넘어서도 안된다. 10년전 지상파방송들이 SO의 세력확장을 우려해 진입장벽을 높여놓은 탓이다.

SO 규제를 계기로 방송시장의 규제틀은 뉴미디어가 출현할 때마다 복잡하게 엉켰다. SO와 SO간의 소유제한 규제는 SO와 전송망사업자(NO), 그리고 SO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간의 소유제한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위성방송이 출현하면서도 소유제한 잣대는 변함없이 적용됐고, 이제 막 태동하려는 IP-TV에도 그 잣대를 적용하려고 들고 있다. SO의 권역이 제한돼있기 때문에 IP-TV도 전국서비스를 하면 안된다는 '형평성'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상파방송사와 SO간의 규제도, SO와 위성방송간의 규제도 '형평성'이 없는데도 말이다.

지상파방송은 위성방송(TU미디어, 스카이라이프)의 지분을 33% 이상 소유할 수 없고, 위성방송은 SO의 지분을 33% 이상 소유할 수 없다. 역으로 위성방송은 지상파방송 진입제한이 없고, SO도 위성방송 진입제한이 없다.

그렇다면 TU와 스카이라이프는 지상파방송에 진출할 수 있을까. 대기업은 지상파 진출이 원천 금지돼있고, 위성방송의 지분도 33%이상 가질 수 없도록 제한돼 있다. 반면, SO에 대한 대기업의 진입제한은 없다. TU의 대주주는 SK텔레콤이고, 스카이라이프는 KT기 때문에 대기업 소유제한에 갇혀버릴 수밖에 없다. 지상파방송에 진출하는 것이 원천 금지된 것은 비단 대기업뿐 아니다. 신문사나 통신사도 진입할 수 없도록 금지돼 있다. 지상파방송은 그야말로 '철옹성'이다.

대기업이 SO와 위성을 동시에 소유할 수 있는가도 헛갈린다. 방송법에는 이를 규제하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위성방송 지분 33%를 소유한 KT와 SK텔레콤이 SO 지분을 소유할 수 있지만 방송위원회 생각은 다르다. 법에 없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IP-TV도 현행 방송법으로 근거할 수 없음에도 법을 개정해서 방송의 틀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지상파방송 보호를 위해 마련된 방송규제의 틀은 첫단추부터 잘못 끼운 탓에 통신-방송 융합환경과 맞닥뜨리면서 계속해서 좌충우돌하고 있다. 문제는 방송시장이 이 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다. 변화를 위기로만 받아들이고 또다른 '기회'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지상파방송뿐 아니라 우리나라 방송시장 전체가 공멸할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미무역협정(FTA)협상에서 방송시장 개방압력이 서서히 가해지는 분위기다. 국내 IP-TV가 서비스도 되기전에 해외 IP-TV가 국내시장에 상륙한다면, 현행 방송법으로 막을 길은 전혀 없다. 외국인이 통신사뿐 아니라 SO와 PP, NO의 지분을 49%까지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IP-TV를 놓고 통신과 방송에서 저울질하는 사이, 미국과 일본 등은 벌써 저만큼 앞서 달리고 있는게 보인다. 인터넷이 방송과 다른 점은 전세계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다는 것이다.

방송시장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더 늦기전에 복잡하게 꼬여있는 방송규제의 실타래를 풀어줘야 한다. 아날로그 TV 시절의 '방송'은 추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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