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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itial Private Offering"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기자 |입력 : 2006.04.10 16:15|조회 : 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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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주식시장'이라는 월가의 레토릭을 따르자면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최대발명품 중에서도 핵심부품이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그 대가로 기업 소유권을 나눠주는 IPO는 주식시장과 자본주의의 출발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IPO는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관문이다.

우리나라 재벌 계열사의 성장과정에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관문이 하나 더 있다. 일반 대중들에 앞서(Initial), 그들의 오너에게만 은밀히(private), 특혜를 제공(offering)함으로써 그룹 오너 일가에게 막대한 차익을 넘겨주는 또 하나의 IPO, 'Initial Private Offering'이다.

알짜 비상장회사의 증자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실권하는 대신 3자배정을 통해 오너가 거의 거저로 지분을 넘겨받는다(금호 아시아나, SK C&C).
시간도 걸리고 머리복잡한 3자 배정같은 절차없이 아예 헐값에 매각하기도 한다(LG화학).
좀 더 세련되게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 사채가 동원되는 수도 있다(삼성 에버랜드).
그룹 전체의 일감을 오너 일가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회사에 몽땅 몰아줘 기업공개 전에 오너 주식가치가 급상승하게 만들어 준다(글로비스)...

'남들도 똑같은데, 왜 우리만 이렇게 세게 다루냐'는 현대기아차 그룹의 항변이 일리 있게 들릴 정도로 이러한 'Initial Private Offering'은 당연시돼 왔다. 오너의 '사유재산'이 강조됐을뿐, 실상은 오너가 아닌 다른 일반 주주들의 사유재산권이 침해되는데도 이에 대한 고찰은 부족했다.

이제 우리는 그렇게 당연시해 오던게 당연하지 않다는걸 확인하는 비용을 치르고 있다. 국내 최대 그룹 회장의 주말 새벽 귀국길. 공항에 난무하는 욕설과 드잡이, 부숴진 카메라는 그 비용을 상징한다. 기업의 해외 영업에 차질이 생기고 애써 쌓아온 기업 이미지와 국가 이미지에 흠이 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전 국민이 나눠 내는 '상속비용'이다.

'망신'에 가까운 곤욕을 치르면서도 그룹 오너들이 편법 상속의 끈을 놓지 못하는걸 보면 한편으로 '부모의 정을 어쩌랴'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악순환이 '부모세대'의 일방적인 자식사랑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수 없다.

2000년 무렵, 재벌 2세들이 주요 멤버가 돼 벤처투자회사를 만든 적이 있다. 재벌 2세가 한두명도 아니고 '클럽'으로 모였으니 투자 대상회사나 자기소유 회사의 주식가치를 높이는 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잘못 되면 계열사에서 사주면 그만이었다. "다른 행사에는 빠져도 매주 혹은 격주 열리는 이 모임에는 거의 결석자가 없었을 정도로 멤버들이 열성이었다"는게 측근 인사의 말이다.

'신성한 자궁의 권리(devine right of the womb)'의 영원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2. 3세들의 태도가 'Initial Private Offering' 시스템을 낳았다면 억측일까.

'부모님과 회사 사람들이 다 알아서...'
이렇게 뒷전에 앉아 누리고만 있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나이와 직책들을 다들 갖고 있다.
"뜻은 감사하지만 그건 정당한 제 몫이 아닙니다"라며 달콤한 IPO를 사양하는 당당한 2, 3세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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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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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호세비  | 2006.04.14 00:08

감탄이 절로 나오는 멋진 칼럼 입니다~~~~~~ 기업공개(Public)의 또다른 이름 기업사유(Private) 카피 특허등록을 해서 저작권이라도 챙겨할 신조어 같습니다~~ 언론들이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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