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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업' 현대·기아차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기자 |입력 : 2006.04.24 17:02|조회 : 17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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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외환위기로 치닫던 1997년 9월 어느날.
채권금융기관 회의에 참석했던 김선홍 기아그룹 회장은 엔터프라이즈 승용차에 올라 취재진과 경호원의 '격투'가 벌어지던 은행연합회 건물을 간신히 빠져 나갔다. '국민기업'을 내세워 정부와 채권단의 워크아웃 방침을 돌려보고자 했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즈음의 풍경이었다.

기아차는 오너가 없이 지분이 분산돼 있고, 기아차가 망하면 수많은 협력업체와 국민들이 고통을 겪게 된다는 '볼모론'이 국민기업론의 실체였다(국민기업 아이디어를 내놓은 게 당시 기아경제연구소에 있던 김재록씨라는 말도 있다).

그 기아차를 인수한 현대기아차는 '국민기업' 브랜드를 부활시켰다. "국민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정몽구회장의 귀국에 앞서 현대차가 내놓은 다짐이다.

경호원과 취재진의 몸싸움으로 난장판이 된 공항에서 에쿠스 승용차에 지친 몸을 실었던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24일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검찰에 출두했다.

총체적 부실이었던 외환위기 당시의 기아차와 비교한다면 국내 2대 그룹 현대기아차가 들고 나온 '국민'이라는 단어는 훨씬 무게가 실린다.

누구보다도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국민'은 1차적으로 협력업체 사람들일 것이다.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들은 "경영공백이 현실로 나타나면 동반 투자를 진행하는 협력사들에 영향이 몇 배나 파급돼 생업 기반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성명을 냈다. 기아차때도 마찬가지이다. '기아차살리기운동'의 선두에는 협력업체들이 있었다.

반복되는 협력업체들의 이같은 호소 뒤에는 착잡한 애증이 숨어있다. 한 소기업 사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나도 현대차와 거래하고 있지만, 조금 힘들더라도 지금 바뀌지 않으면 현대차는 영원히 2류로 남는다"고 했다.

일례로, 생산라인에는 월급을 턱없이 조금받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파견돼 일을 하고 있다. '원가절감'이라는 명분으로 납품가격을 깎이는 것도 모자라 직원들까지 직접 파견해 일을 해주는 것은 현대차만의 상황이 아니다. 그래도 일감이 있어야 먹고 살 수 있는게 하청업체다.

하청업체 뿐인가. 직접적인 자동차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고 8가구 중에 한가구는 자동차 관련 일에 종사한다는 통계도 있다.

자동차 업체들과 관련된 도소매, 서비스, 언론 광고까지...세 다리 건너면 다 연결된다는 우리 국민들은 이래저래 현대차 같은 대기업에 밥그릇 한 언저리를 들이밀고 살고 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 자체가 하청업체와 처지가 같고 보면 '행위는 밉되 국민기업의 안위를 내몰라라 할수는 없는게 현실이다.

총수의 사법처리를 앞두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국민기업'에 보내는 애정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같은 기대가 현재의 상황만을 넘겨보려는 얄팍한 '브랜드 마케팅'이라면, 그래서 속으론 '왜 우리만'이라고 억울한 마음이 든다면 '국민기업' 브랜드의 탄생과 실패 과정을 다시 한번 들춰보는 게 필요할 듯하다.

국민을 볼모 삼아 '비자금 없이 어떻게 기업하느냐'는 식의 상황논리, 나아가서는 '외부음모론'까지 빌어가며 감성과 이미지로 위기를 넘겨보려 했던 게 과거 기아차였다.

멀리 보면 총수 일가의 곤욕은 글로벌 기업 현대기아차에게 가랑비일수 있다.

'국민(을 볼모로 하는 )기업'이 아니라 '국민(의 사랑을 받는)기업'이 되는 길을 먼저 고민하지 않는다면 다시 비를 만날 수 있다. 그때는 가랑비가 아니라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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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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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람자  | 2006.04.28 01:11

일본이나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처리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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