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08.46 826.91 1121.10
보합 0.52 보합 4.94 ▼2.1
09/19 16:00 코스피 기준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그가 달리기를 잘 하는 이유

[영화속의 성공학]스물 일곱번째 글..'맨발의 기봉이'

영화속의 성공학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입력 : 2006.05.14 08:05
폰트크기
기사공유
ㅇ...글을 시작하기 전, 먼저 밝혀둘 것이 있다. 쓰기 전부터 드는 느낌이 이번 글은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시간이 정말 남는 분이 아니라면, 재미난 글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뒤로' 아이콘을 눌러 빠져 나가시길 바란다.

그가 달리기를 잘 하는 이유
'아니, 시작전부터 이런 자신없는 소리를 하냐'고 야단치실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약한 소리를 하는 건 이번에 고른 영화가 바로 '맨발의 기봉이'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어릴적 앓은 열병으로 8세에서 지능이 멈춰버린 40대 소년 기봉씨를 다룬 다큐멘터리에 약간의 허구를 더해 만든 영화다.

보통 사람과 다른 특별한(?) 어떤 이의 삶이 주는 메세지보다도 더 감동적인 언어를 구사할 능력이 불행히도 필자에겐 없다.

또 예전에 나왔던 기봉씨의 원작 다큐멘터리를 봤었는데, 이 영화는 적어도 필자에겐 그 다큐멘터리보다도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진실보다 더 진실같은 허구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배우 신현준의 연기는 아주 훌륭했다. 하지만, 실제 인물 기봉씨의 해맑은 미소가 주는 깊은 울림에는 당연히(?) 미치지 못했다. 이런 면에서도 실제 인물을 다룬다는 건 정말 어려운 작업이지 싶다.

ㅇ...스물세번째 글 '8월의 크리스마스'편에서도 잠깐 신영복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인용한 적이 있다. 예전 머니투데이 포럼 강연에서 해 주신 말씀들인데, 개인적으로 워낙 울림이 깊어서 이번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소개한다.

신영복 선생님은 과거 독재정권에 의해 20년간 감옥생활을 하면서 많은 재소자들을 지켜봤다. 신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재소자들을 정말 고통스럽게 하는 건 차가운 감옥바닥도, 거친 식사도, 자유의 박탈도 아니었다.

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감옥 바깥에 두고 온 사람에 대한 걱정이었다. 두고온 자식들이 끼니를 제대로 먹나, 아내는 밥벌이에 고생하지 않나, 부모님은 편찮으시지 않나, 애인은 변심하지 않을까 등등. 그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설명이었다.

신 선생님은 그래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은 다른 사람과 맺고 있는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며 "자신이 가지는 사람과의 만남에 항상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하셨다. 그것만이 더 많이 가질 수록, 더 좋게 누릴수록 커가는 상실감과 소외감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며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가르침이었다.

요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주요 관심사는 바로 경쟁이다. 더 좋은 대학에 가느냐 마느냐, 더 월급이 많은가 적은가, 얼마나 더 큰 아파트를 가지며 또 그 아파트 값이 얼마나 더 오르느냐 등등. 온통 이기느냐 지느냐, 혹은 더 많이 가지거나 누리느냐 밖엔 관심이 없다.

언젠가부터 우리들의 삶에서 '사람과의 관계'가 주는 의미가 빠져 버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심이 사라져 버렸다. 대부분 이해득실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가족관계조차도 그런 경우가 많다. 세상이 점점 삭막해지고 스산해진다.

또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관계에서 점점 수동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저 사람이 나한테 이렇게 하면, 나도 저렇게 해준다'는 식이다. 이렇게 우리들이 맺는 관계엔 늘 조건이 붙는다.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다. 그러다보니 살이에선 어느덧 즐거움이, 행복이, 사랑이 사라지고 있다.

ㅇ...기봉씨는 늘 뛴다. 허드레일로 얻은 먹을 거리를 식기전에 빨리 엄마에게 갖다주고 싶어서다. 그는 엄마가 좋다. 늘 엄마 생각뿐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엄마이기 때문이다. 엄마니까, 그저 엄마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늘 좋다.

그래서 엄마에게 잘 해준다. 비록 8세에서 지능이 멈춰버렸지만, 배운것도 재산도 없는 이런 기봉씨지만, 엄마에겐 든든한 힘이자 삶의 버팀목이 되는 아들이다. 엄마에게 기봉씨는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고마운 존재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은 당연히(?) 기봉씨보다 머리가 훨씬 더 좋다. 그래서 더 많이 배웠다. 수입도 많다. 더 좋은 집에 산다. 하지만 기봉씨가 엄마에게 그러하듯, 자신의 부모님에게 그토록 의미있는 존재가 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그런 면에서 보면 당장 필자부터도 기봉씨보다 훨씬 못한 사람이다. 사실 세상 그 어느 누구가 기봉씨보다 낫다고 감히 나설 수 있을까. 물론 기봉씨라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그런 비교조차도 생각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흔한 이야기로 '나이 40엔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이 있다. 영화 초반부에도 잠깐 나오지만, 실제 기봉씨의 미소는 정말 해맑다.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난 과연 나이 40에도 저토록 맑은 미소를 가질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정말 자신이 없다. 또 다른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과연 지금의 난 정말 제대로 잘 살고 있는 걸까?'

ㅇ...분위기가 조금 무거워진다. 이 대목에서 종합경제지의 기자다운(?) 이야기를 딱 하나만 더 소개하고 끝맺자.

기봉씨는 달리기를 잘 한다. 남들보다 잘하는 게 있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기봉씨는 잘 하려고 연습을 해서가 잘 달리게 된 것이 아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엄마에게 식기전에 먹을 것을 가져다 드리려고 늘 달리다가 그렇게 됐다.

이와 관련해 예전에 어느 대선배님의 부동산 재테크 성공사례가 생각났다. 60이 넘으신 이 선배님은 평생 부동산 투기 같은 것은 모르고 사셨다. 그저 열심히 저축해서 모은 돈으로 아파트 한 채를 사서 병드신 노모를 모셨다.

그런데 혼자 사는 장모님께서 외로우셨는지 같이 살자고 하셨다. 하지만 한 집에서 두 분을 다 모시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궁리끝에 장모님이 사는 같은 아파트의 옆 호수로 옮겨 들어갔다. 아침저녁으로 왔다갔다 하며 찾아뵙기로 한 것이었다.

당시 장모님이 살던 아파트는 미분양 상태라 시세도 낮았다. 그래서 가까운 집을 어렵지 않게 얻었다. 그런데 그 아파트가 최근 몇 년 사이 몇 배나 값이 뛰어올랐다. 투기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정작 기를 쓰고 투기를 한 것보다 훨씬 많은 시세차익을 얻게 된 것이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4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ㅇ  | 2007.06.14 11:56

ㅇㄴㅈㅂㅂ

소셜댓글 전체보기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