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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열심히 하는데, 왜 안되는 거지?"

[패션으로 본 세상]능력은 일을 끝까지 완수하는 것

패션으로 본 세상 김소희 말콤브릿지 대표 |입력 : 2006.06.21 12:48|조회 : 5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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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장수(將帥)에는 3종류가 있다고 한다. 머리를 무기로 삼는 '지장(智將)', 용맹을 무기로 삼는 '용장(勇將)', 덕을 무기로 삼는 '덕장(悳將)'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세 장수도 결코 이길수 없는 장수가 있으니, 그가 바로 타고난 복(福)의 소유자, '복장(福將)'이라 했다.

미국의 전 부통령 댄퀘일을 떠올려보자. 그는 41세에 미국의 부통령이 되었다. 그가 부통령이 되기 위해 진정으로 착실한 삶을 살아왔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는 대학 4년간 술과 골프에 빠져있었고, 학점은 C와 D로 넘쳐났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부통령이 될 수 있었느냐고? 그를 부통령에 올려놓은 것은 댄 퀘일 자신이 아니라 조지 부시였다.

그는 88년 조지부시의 러닝메이트로 선거에 나오면서 부통령에 지목되었다. 이 때문에 잭 트라우트는 댄 퀘일의 사례를 들면서, 진짜 성공을 원한다면 무엇을 아느냐보다 누구를 아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전설적인 마케터 잭 트라우트는 성공에 관해 매우 흥미로운 책을 저술한 바 있다. 기존의 성공학들이 목표설정과 시간관리, 신념을 중시하였다면, 그는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토마 감각(HORSE SENSE)'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경마에서 1등하는 기수는 기수가 잘난 경우보다 대부분 뛰어난 말을 올라탄 경우들이며, 그렇기 때문에 성공을 위해서는 어떤 말을 올라타고 달려야 할지를 알아채는 적토마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오랜 지인 2명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우연찮게 비슷한 시기에 연락을 해온 그들은 공통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안풀린다'를 호소하고 있었다. 오랜 세월 이만큼 열심히 해왔는데 어찌하여 성과가 고작 이 뿐인지 모르겠다는 것.

그들은 모두 10년 이상 한 업종에 몸담고 있는 자수성가형 인물들이었다. 부모가 돈을 대어 사업을 시작한 것도 아니요, 학벌이나 인맥을 믿고 창업한 사람들도 아니다. 스스로 기반을 닦는다는 것은 상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어쩌면 그 과정에서 당연히 도출되는 난관일 수도 있다. 이런 난관들은 마땅히 극복되어져야 한다. 중도에 포기한다면 그 노력과 시도가 너무 아깝지 않은가.

책을 선물했을 때, 그 둘은 모두 반가와하며 꼭 읽어보겠노라 다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객들은, 내가 선물하는 책을 매우 좋아하고 책장에 꽂아두지만 실은 잘 읽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서로 간의 선물이나 인삿말들은 어느 정도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1주일 뒤, 나는 그 두 명으로부터 전혀 다른 반응을 보게 됐다. 우선 한 명으로부터는 너무 좋은 책이고 머리가 뻥 뚫렸다는 말을 들었다. 자신이 열심히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부족했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우선 그가 그 책을 열어 읽었다는 사실에 짐짓 놀랐다. 더구나 그 책이 도움이 되었다니 나로선 더없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놀라움이 가시기도 전에, 다른 1명으로부터 전혀 다른 반응을 접하고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생경하게도, 그의 의견은 그 책이 너무 기분 나쁘고 얄팍한 책이며 순 엉터리라는 것이었다. 맨 먼저 든 생각은, '아 그도 그 책을 읽었구나'였다, 고객들이 실은 내가 선물한 책을 전부 읽는 것이 아닐까 싶어, 순간 그 동안 선물한 책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진땀이 났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려는 생각에 선물한 책이 오히려 기분을 해쳤다니 여간 미안한 일이 아니어서 나는 직접 찾아가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책에 대한 그의 의견을 보다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말인즉슨, 그 책대로라면 자기는 전혀 잘못 살아온 게 되며, 그건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공하려면 신념을 가지고 열심히 해야지, 무슨 적토마를 찾느냐며 그렇게 얄팍한 사고 방식이 사회를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덧붙이기를 '나이든 사람에게는 선물해선 안될 책'이라고 했다. 그 책에서 하는 얘기들은 젊은 시절에나 통할 얘기이지, 나이 든 사람들에겐 오히려 희망을 짓밟는 것들이며, 이 나이에 뭘 어쩌라는 건지 대책없는 얘기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얘기가 진행될 수록 나는 점점 그가 그 책을 실은 앞부분만 읽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실제로 그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던 뒷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대화가 이뤄지지 못했는데다, 이 책에는 나이든 사람들을 흥분시킬만한 사례가 의외로 풍부하게 실려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미국의 거부인 레이 크록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밀크셰이커 판매사원이었던 그가 작은 햄버거 가게에 들려 햄버거를 먹던 날 그의 인생은 바뀌었다. 그는 그 햄버거 가게를 프랜차이즈 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실제로 그렇게 했으며 그것이 오늘날의 맥도날드이다.

이 모든 것은 그의 나이 51세 때에 이루어졌다. 잭 트라우트는 '성공에 늦은 나이란 없다'라는 제목을 따로 준비하여 이 사례를 풀어가고 있고, 나는 바로 이부분 때문에 은퇴하시는 분들에게도 가끔 이 책을 선물한다.

2가지 의문이 들었다. 하나는 앞부분만 읽은 책에 그렇게까지 분노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도대체 그가 열심히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하는 점이다. '오랜 세월 이만큼 열심히 해왔는데 성과가 적다'는 그의 말을 떠올려봤다.

폴.J.마이어는 어떤 것이든 끝까지 완수한다는 것은 일종의 습관이며, 우리가 흔히 '능력'이라 부르는 것 또한 습관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능한 사람들은 머리가 좋다기 보다는 '일을 완수하는 습관'을 지닌 사람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터 드러커 또한 유효적 실행자(the Effective Executive)라는 책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천재적인 연주를 해내는 신동의 능력이 아니라, 그저 악보대로 건반을 누르는 능력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열심히 한다는 것이 감성적 판단이어서는 곤란하다. '왜 안되는거지'의 질문이 실패의 이유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한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좀 답답하지 않은가.

긴 듯 짧은 듯한 대화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다시한번 서점에 들러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를 위한 책을 다시한번 찾아보기로 했다. 이번엔 되도록 앞부분에 결론을 집중해서 말해주는 책을 찾아야 할 듯 하다.

작가 중에도 앞부분에 심혈을 기울이고, 뒤에는 지면 메꾸기로 책을 쓰는 경우가 꽤 있을 듯한 생각도 든다. 아니면, 차라리 나라는 존재와 그 책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마음을 추스리도록 한동안 잠적해주는 것이 나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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