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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대단한 일이면 이름을 걸어라

[사람&경영]새만금 단상..어떤 일이든 책임소재가 분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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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대기업 부장 시절 서천에 사는 직원 집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부서 단합대회 장소를 찾던 한 직원이 엉뚱한 곳에 가서 돈 쓰고 헤매지 말고 모 직원 집이 끝내주니까 그 집에서 1박을 하면서 놀다 오자고 제안한 것이다.

사실 별 기대 없이 갔다. 그럴듯한 동해 바다도 아니고 무슨 뻘 근처에 있는 집이라는 데 경험이 없던 나는 시큰둥했던 것이다.

10월쯤 갔던 것 같은데 대하, 골뱅이, 갯벌에서 나오는 각종 어패류가 잔뜩 나오는 것이다. 싱싱한 해물과 함께 술을 먹어서 그런지 별로 취하지도 않았고 정말 흔쾌한 시간을 보냈다.

단연 화제는 음식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싱싱하고 맛난 것은 처음이라는 것이 모두의 의견이었다. 다음 날은 모두 갯벌에 놀러 갔다. 갯벌을 그렇게 가까이 본 것은 처음이었다. 갯벌에 그렇게 많은 생명체가 산다는 것도 그 때 처음 알았다.

갯벌을 생활터전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동네는 촌이지만 젊은이들이 빠져 나가지 않고 많이 남아 있는 이유도 다 갯벌의 가치 때문이란 것이다.

물 빠진 갯벌은 경운기 운행이 가능했는데 김 양식장도 구경하고, 여러 어패류도 잡고, 가까운 바다에 나가 바다낚시도 했다.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다. 하지만 몇 년 후 그곳이 간척공사로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새만금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늘 다음과 같은 질문이 떠오른다. 왜 멀쩡한 바다를 막아 땅을 만들까? 그래서 얻어지는 것이 무엇일까? 이 공사는 누구를 위한 공사일까?

한 때는 농토를 위한 것이란 설이 있었다. 그 때는 이런 의문이 생겼다. "지금도 시골에 가면 농사 안 짓고 노는 땅이 지천인데, 벼가 남아돌아 벼 수매문제로 매일 싸우는데, 농사를 더 짓게 되면 그 벼는 또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가…"

그러더니 어느 날은 골프장을 만든단다. 그 때는 다음과 같은 의문이 또 생긴다. "지금도 수도권에서 먼 골프장은 장사가 안 돼 파리를 날리는데, 그곳까지 누가 골프를 치러갈까, 국내에서 치는 것보다 중국이나 동남아가 훨씬 싼데, 만일 지어놓고 아무도 안 가면 그 때는 어떻게 하지…"

그러다 내린 결론이다. "이 사람들이 특별한 목적을 갖고 이 일을 한 것은 아니구나. 기존 정부 관련 조직을 유지 혹은 확장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일을 꾸며야 하는데 그게 바로 새만금이었구나, 그래서 동네 사람들에게 바람을 불어넣었구나…"

일단 만들어진 조직은 존재이유에 관계없이 팽창하려는 욕구가 있다. 그들에게는 일의 효용성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조직원을 먹여 살릴 일거리가 필요할 뿐이다. 제발 이런 내 추측이 틀리기를 기대해본다.
 
새만금을 생각하면 시화호는 자동으로 떠오른다. 시화호 때문에 얼마나 많은 경제적 정신적 손해를 전 국민이 보았는가? 하지만 잘못을 시인하는 사람, 조직을 본 적은 없다. 도대체 그 프로젝트의 주범은 누구인가? 아직 살아있다면 떳떳이 나타나 해명을 했으면 좋겠다.

내가 기대하는 얘기이다. "기획 의도는 이랬습니다. 어쩌구저쩌구, 그런데 예상과는 너무 다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런 저런 문제를 생각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물을 것이다. 한 번 잘못을 한 사람으로서 새만금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재벌회사가 구조조정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목적은 영양가 없는 프로젝트, 손해가 나는 프로젝트는 없애자는 것이었다. 그러니 경영진 앞에서 우리 프로젝트가 꼭 살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보라는 것이었다. 결과가 어땠을 것 같은가? 한 명도 자신의 프로젝트는 영양가가 없다고 답하지 않았다. 100명 모두 자기 프로젝트는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장은 다음 날 이렇게 얘기했다. "좋습니다. 다 중요하다 이거지요. 그러면 이렇게 하시지요. 제가 분사를 시키겠습니다. 프로젝트 책임자가 부하직원을 이끌고 각자 회사를 차려 운영을 하십시오. 물론 당신 개인 돈도 투자해야 합니다." 놀랍게도 분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책임자는 한 명도 없었다.
 
새만금이 그렇게 끝내주는 프로젝트라면 우선 목적을 명확히 하라. 그리고 사람들 우려에 대해 그렇지 않을 거라는 보장을 하라. 그리고 조직과 개인의 이름을 걸어라. 동판에도 새기고, 각종 언론에도 새기고, 비디오로도 떠라. 그리고 매년 TV에 출연해 (퇴직하더라도 용서 안된다) 자신의 공약 대비 지금 현실에 대해 솔직히 설명하라.

만약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때 어떻게 책임질지 말해라. 손에 장을 지질지, 성을 갈지… 그것보다는 역시 자기의 재산을 거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효기간을 100년으로 해서 집문서와 땅문서를 맡겨라. 그렇다면 나는 새만금 프로젝트를 찬성할 것이다. 다시 생각해 보고 싶은 새만금 이야기다.(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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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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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지나가다  | 2006.06.28 16:48

국민의 세금 수조원이 들어가는 공사니 국민들은 새만금공사에 이미 수조원을 걸었습니다. 갯벌에 의지하여 살아가던 어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으니 그들은 모든 생업을 걸었습니다.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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