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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큰 돌이 놓여있다. 당신이라면?

[CEO이미지관리]남이 보지 않을 때 만들어지는 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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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수재민과 고립된 관광객의 뉴스를 들으며 지방에 다녀왔다.

돌아오는 국도에서는 조심스레 먼 앞길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돌덩어리들이 떨어지며 길이 끊겨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계속되었다.

조금 전 건넌 동네의 작은 다리는 이제 1시간이면 잠길 듯이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그러다 발견한 한 분은 자신의 승용차인 듯 보이는 차량의 길 건너에서 찻길에 떨어져 있는 돌들을 언덕 아래로 던지고 있었다.

우산도 쓰지 않은 채 흠뻑 비를 맞으며 어린 아이 머리만한 돌들을 두 손으로 던지고 있었다. 오면서 공무 수행이라 쓴 차량의 사람들이 삽을 들고 산에서 흐르는 물들의 물꼬를 트는 모습은 몇 번 보았다.

그들을 볼 때의 안쓰러움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추위때문만은 아니듯 한데 온몸의 살갗들이 일어났다. 그에게 따뜻한 차 한잔이나 감사의 말은 전하지 못한 채 돌아오는 무거운 마음에 옛날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다.

옛날에 지혜롭기로 이름난 어느 왕이 하루는 백성들의 마음을 알아보고 싶어서 몇몇 신하들과 함께 평민 복장을 하고 왕국 밖으로 나갔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거리에 다다르자 왕은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사람들의 왕래가 끊긴 깊은 밤이 되자 왕은 신하들을 시켜 길바닥에 커다란 돌을 가져다 놓게 했다.
 
아침이 되자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장사꾼은 큰 돌이 길가에 가로놓여 있는 것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아침부터 재수 없게 돌이 길을 막고 있다니, 에이!" 하고 짜증을 내며 피해서 갔다.

조금 있다가 포도청에서 일하는 사람이 바쁜 걸음으로 가다가 돌을 발견하고는 "누가 큰 돌을 길 한복판에 들어다 놨지? 잡히기만 해봐라, 가만두지 않을 테다!"하고 씩씩거리며 지나갔다. 뒤이어 온 젊은 사람은 돌을 힐끔 보더니 빠른 걸음으로 그냥 지나가 버렸다.

얼마 뒤에 한 농부가 수레를 끌고 지나게 되었다. 돌 앞에서 걸음을 멈춘 농부는 "이렇게 큰 돌이 길 한복판에 놓여 있으면 지나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불편을 겪겠어" 하며 수레를 이용하여 길가로 치웠다.

그런데 돌이 놓여 있던 자리에 비단으로 만든 보자기가 있었다. 자세히 보니 거기에는 왕의 친필로 쓰여진 편지와 금 백 냥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이 돈은 돌을 치운 사람의 것이다'라고 쓰여 있었다.
 
누구도 보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 하는 행동이 그 사람의 진짜 됨됨이를 말한다던 토머스 B.매컬리의 말을 떠올리게 되는 순간이 있다. 허울 좋게 남들에게 보여지던 모습에 누군가를 존경하거나 좋아하다가 진상을 알게 되었을 때, 나이 마흔이 넘고도 이리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스러워 질 때가 그 때이다.

며칠전 신호에 걸려 정차중일 때에 차창 밖으로 종이컵을 버리던 앞 차에게 나도 모르게 경적을 울린 적이 있다. 작은 종이라면 몰라도 종이컵을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그에게 나의 경적은 정신을 차리게 하려던 꿀밤 같은 것이었는데 아마도 그런 그에게는 그저 잡음이었을 뿐일 것 같다.
 
이제 곧 다음 주 뉴스들은 수재 의연금으로 도배가 될 것 같다. 유명하신 분들이 뭉치돈을 내놓을 테고, 코흘리개 어린이들의 모금액도 나올 것이다. 나도 얼마를 내어 놓겠지만, 나에게 초등학교 아이가 있다면 함께 강원도에 내려가 내가 어느 집 가재도구를 닦는 동안 그 집 아이들과 서울서 가져온 레고 놀이나 그림놀이를 하는 게 즐거울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게 대학생 아들이 있다면 올 방학 휴가비용으로 몽땅 라면을 사고, 망가진 그들의 비닐 하우스를 내 집처럼 고쳐놓는 걸 당연하게 여기도록 키우고 싶다. 명심보감에 이런 구절이 있다. ‘복이 있다 해서 다 누리지 말라. 복이 다하면 몸이 빈궁에 처하게 된다. 권세가 있다고 해서 그것을 다 부리지 말라. 권세가 다하면 원수를 만나게 된다.’ 복이 있을 때 복을 아끼고, 권세가 있을 때 오히려 더 겸손하고 타인과 더불은 삶을 살라는 것이다.

최소한으로 배려로 올 여름 휴가지는 눈치껏 외국으로 가기보다 멍 하니 먼 곳을 응시하던 이재민 가장을 위한 소리 없는 기도로라도 그들의 아픔에 공감할 때 이 여름이 더 이상 아픔만은 아닐 것이다. 더불어 남에게 보이지 않는 나를 관리할 때 나의 진정한 이미지는 서서히 배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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