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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4명 낳으면 애국지사로 표창?

[스톡파일]애를 낳을 수 없는 고비용 구조를 타파하는 게 급선무

홍찬선칼럼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입력 : 2006.07.18 18:43|조회 : 14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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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위에서 '축하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축하받을 일이 거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지라 '웬 축하?'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면 '아파트도 우선 분양되고 아동수당도 받게 되지 않느냐?'는 설명이 따라온다. 한술 더 뜬 말도 자주 듣는다. '홍 부장은 애국지사로 표창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 요즘 흐름과 맞지 않게 아이를 4명이나 둔 ‘선견지명’ 덕에 듣는, 분에 넘치는 찬사들이다. 하지만 이런 찬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비극이라면 비극이다. 세계에서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시되고 있는 여러 가지 ‘비책(秘策)’들이 나에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취학 전 아동에게 매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이 지급되더라도 나의 막내는 이미 초등학교에 들어갔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다(물론 그 실현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또 아이가 4명이어서 아파트 우선분양권이 부여될지 모른다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다. 담보대출을 받아 소유권의 3분의 1은 은행이 갖고 있지만, 애 4명을 이끌고 2년마다 이사 다닐 일이 끔찍해 오래 전에 내집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설사 분양권을 주어 당첨된다고 하더라도 평당 1500만원이 넘는 아파트를 분양받을 능력도 되지 못하니 그림의 떡일 뿐이다.

애 4명 낳으면 애국지사?= ‘애국지사 대우’를 받아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학원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건 애시 당초 기대하는 것부터가 잘못임을 안다. ‘친일파의 후손은 고관대작을 하고, 독립투사 자손은 다방 레지와 버스 운전사를 한다’(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독립투사 후손들이 어렵게 사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해서 해보는 과장법이다)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애 4명 낳은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런 것 기대하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질 게 분명하다.

집사람도 딱히 밖에 나가 일을 하지 않고 집안에서 애들 뒷바라지를 하고 있어 매월 적자가 불어나고 있으나, 그건 ‘고비용 구조’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애를 4명이나 난 나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디 가서 하소연하지 않는다.

다만 막둥이가 며칠 전 "초등학생은 미국에 못 가냐?"고 물었을 때 "갈 수는 있는데 아빠가 돈을 많이 벌지 못해 갈 수가 없다"고 대답할 때와, 초등학교 다니는 아래 애 둘을 데리고 매일 저녁 수학과 한자 등을 가르친다고 씨름하면서 이렇다할 불평을 털어놓지 않는 집사람에 대해 찡한 마음을 묻고 살 뿐이다.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최종안’에 대해 ‘아동수당 10만원은 절대로 출산율 못 올린다’는 기사를 쓴 데 대해 독자 여러분들이 뜨거운 댓글을 달아주셨다. 그중에 아이를 3명 낳으신 분이 올려주신 댓글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애를 3명이나 낳으면서 집이 없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건 3자녀 무주택자에게 아파트 우선 분양권을 주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려는 것이었을 뿐 절대로 아이를 3명 낳으신 분들을 욕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그분들의 울화통을 터뜨리게 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

애 낳고 키우는데 비용이 적게 들어야 애를 낳는다=8년 전, 일본에서 셋째를 낳아 기를 때 돈이 거의 들지 않았다는 것은 지난번 글에서 소개했다. 일본에서의 경험 한 가지 더 소개하자면, 당시 큰 애 둘이서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이었는데, 내가 일본에서 소득이 없는 극빈자 층이었기 때문에 1학기에 교자재준비를 위해 1인당 1만2000엔 정도 받았던 것과, 둘째 애가 학교에서 놀다 앞니가 흔들렸을 때 치과에 갔더니 지금은 많이 흔들려 아프지만 빼지 말고 참는 게 좋겠다는 의사의 말과 치료비를 학교보험에서 내주는 것을 보고 참 인상적이었다는 사실이다.

1년쯤 전인가, 연봉이 2억원 정도 되는 한 투자자문회사 사장이 "쓸 돈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고3인 딸이 있었는데 한달 과외비가 거의 1000만원 가까이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당시엔 "있는 놈들이 더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의 애가 고등학교에 들어가 보니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어떤 학원에 다니고, 학원 및 과외비를 얼마나 투입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적이 달라지는데 지금 좀 고생하더라도 좋은 학원과 과외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바로 이렇게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쓸 돈이 없게 만드는 한국의 고비용 구조, 즉 엄청난 사교육비가 들어가야 하는 교육제도가 아이를 낳지 않도록 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 중 몇 분이서 한국의 여성이 문제라고 지적했지만, 그건 그 다음의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수당 10만원, 절대로 출산율 못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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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초원  | 2006.08.24 17:33

우리나라 정책은 말뿐 실속이 없는게 많다보니... 물가가 얼만데 10만원 지원하고 아이를 낳으라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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