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08.46 826.91 1121.10
보합 0.52 보합 4.94 ▼2.1
09/19 16:00 코스피 기준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낙하산'이 나쁜 이유

[패션으로 본 세상]낙하산 인사에게 희망을 찾기 힘들어

패션으로 본 세상 김소희 말콤브릿지 대표 |입력 : 2006.08.01 12:35|조회 : 11413
폰트크기
기사공유
'낙하산'이 나쁜 이유
모 클라이언트 기업에 새로운 이사가 부임했다. 그는 일종의 '낙하산'으로 일반적인 대기업의 이사들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의 사람이었다.

경력이 모호하고, 가치관도 모호했으며, 그와 대화를 하다보면 과연 요지가 무엇인지 도통 이해하기 힘들었다.

크게 낙하산은 2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첫째는 낙하산이라는 사실에 지레 찔끔하여 되려 권위를 내세워보려는 스타일, 둘째는 낙하산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무난히 지내보려는 스타일이다. 그는 운나쁘게도 첫번째 스타일이었다.

이런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의심'이 많다는 것이다. 남이 하는 말들을 흔쾌히 받아들일 자신감이 이들에게는 없다. 이들은 본질적으로 그 내용의 옳고 그름을 따질 능력이 없으므로, '내가 쉽게 이말을 받아들이면 바보가 되지 않을까'라는 엉뚱한 질문에 집중한다.

의심이 많다는 것은 말귀를 못알아 듣는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그가 의심이 많아진 이유는 정직하게 살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이 합리적으로 굴러간다고 믿지 않는다. 무언가 운이 좌우할 수 있고, 어디선가 권력 관계에 의해 원하지 않는 자리에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낙하산이 아니고서는 어느 회사에도 이사로 갈 수 없었으리라. 또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세상이란 정직할 수 없고, 누군가는 진심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사실도 상상하기 어려웠으리라.

나는 생리적으로 이런 종류의 사람들을 잘 참지 못한다. 간혹 사람들은 나에게 '왜 사업을 시작할 생각을 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조금 낭만적으로 표현하자면, 나는 세상이 비뚤렸다는 사실을 도대체 믿기 힘들어서 창업을 했다.

사업은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세상이 의외로 정직하다는 것을 확신하게끔 도와준다. 제대로 질문을 던지면, 시장은 언제나 정직한 성과를 돌려준다. 돈이 오가는 시장에서는 누구나 솔직한 욕구를 드러낸다. 우리가 이 솔직함을 스스로 왜곡시키지 않는다면, 시장만큼은 언제나 세상의 진짜 모습을 비추어준다.

세상에는 좋은 말만 듣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안좋은 얘기를 들었을 때 상처받는다. 그러나 진실을 알기 원하는 사람들은 뼈아픈 진실이라도 그 실체를 알게 되었을 때 진심으로 기뻐한다.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른다는 것은 절망이지만, 문제의 실체를 보았다는 것은 이제 해결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낙하산들과는 도통 희망을 보기 어렵다. 그는 다이아몬드를 가져다 고작 유리를 자르는데 쓰며, 나라의 국새를 맡기면 호두까개로 써버리고 만다. 그를 차근차근 가르켜, 노말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은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투자가치가 너무 없는 일이다.

그 낙하산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제대로 된 조직이라면 그는 아마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도 자신의 재산에 위협을 가하는 인물을 인맥이라는 이유로 용인하진 않는다.

그러나 세상은 또한 예측하기 어려운 면도 있지 않은가. 누군가는 노력과 관계없이 로또로 대박을 치기도 하고, 누군가는 보험금이나 상속으로 부를 얻기도 한다. 그 낙하산도 예외는 아니니, 운이 좋게도 오랜 동안 회사에 발을 붙이거나, 혹은 더 좋은 회사로 옮겨갈 수도 있을 것이다.

갑자기 김광규 시인의 '묘비명'이란 시가 씁쓰름하게 떠오르는 날이다.


<묘비명>

한 줄의 시는 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불의 뜨거움 굳굳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남아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3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lc5242  | 2006.08.01 18:31

비유 중 다이아몬드 용처 부적절- 유리 자르는데 쓰는게 몸 치장하는데 쓰는것 보다 훨씬 가치 있는게 아닌가?

소셜댓글 전체보기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