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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선비'가 되면 안돼

[CEO이미지관리]생활 속 작은 감동으로 힘을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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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처음 강아지를 키우게 되며 우리 회사 뉴스레터의 인사말에 그 이야기를 견주어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쓴 적이 있었다.

며칠 뒤 연세 많으신 어느 CEO(최고경영자)가 보내 주신 택배 상자를 열다가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사료와 간식, 밥그릇, 빗, 귀와 눈청소 용품 심지어 용변매트까지 강아지에게 필요한 것이 고루 담겨 있었다. 그때서야 며칠전 견종이 무엇인지 물어오던 그 비서의 물음의 이유를 알았다.

그 분은 내 생일도, 추석도 챙겨 준 적 없지만 누가 내게 가장 소중한 선물을 묻는다면 단연 기억을 떠올릴 선물이다. 지금은 아무 이해관계도 없지만 언제고 그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일은 만사 제치고 우선 하게 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아주 귀여운 선물도 떠오른다. 나는 예전에 병원에서 일 중독증 판정을 받았던 적이 있다. 그런 내 사정을 잘 알던 선배가 보내준 건 달팽이였다. 진짜 달팽이는 아니지만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달팽이 한 마리가 앉아 있는 작은 크리스탈 제품이었다.

`천천히 일하라`는 카드 문구는 없었지만 그가 전하는 메시지가 어느 긴 카드 내용보다 강하게 다가왔다. 장안에 소문난 그의 리더십이 이처럼 ‘상대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을 그때그때 할 줄 아는 능력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그만두는 직원이 마지막 인사를 하며 내게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 뭘 드리고 싶은데 좋은 선물 못해 드려 죄송해요...’ 하며 멋쩍게 웃는 그녀의 미소가 고왔다. 상자를 여니 캔디가 잔뜩 들어있었는데 군데군데 쪽지가 보였다.

하나를 여니 ‘작년 워크숍때 먹은 황태구니 참 맛있어요’라고 적혀 있다. 또 하나를 여니 ‘제 면접 때 베이지색 원피스 입으셨었는데 그거 이젠 왜 안입으세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저 속상한 일 있었을 때 말없이 결근한 거 죄송했어요’라고 적혀 있었다.

그렇게 쓴 메모 쪽지가 15개 들어 있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그녀가 근무했던 15개월과 일치했다. 그 날 긴 이야기는 나누지 못하였지만 그 안에 지난 시간이 다 담겨있었다.

그리 오래 근무하지 않아 속상하던 마음 한 구석이 녹아 내렸다. ‘이거면 됐다’ 싶었다. 그녀의 작은 정성에 무더위로 잃었던 열정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아니, 그건 선물인 척 했을 뿐 바로 상대의 마음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무더위의 기승 속에 식욕도 없고 의욕도 떨어지는데 비싼 선물이 아니고도 우리에게 힘을 줄 격려와 위로의 한 마디는 실로 감동까지 준다. 그런데 그 말 한마디가 때로는 어색하고 때로는 기회를 놓친다. 사실 칭찬이나 위로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나 양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럴 때 조금만 고민하면 커뮤니케이션의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선물이다. 선물은 명절 전유물이 아니다. 신호에 걸려 서 있는 차창으로 교통경찰에게 건네는 껌 하나, 청소 아주머니에게 살짝 쥐어 드리는 음료수 한 병. 모두가 짧고도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다.
 
흔한 이야기처럼 선물은 결코 비싼 것이어야 상대가 기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는 그 고민의 시간을 생략하는 대가로 때로 고가를 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가하면 윤리경영을 빙자하여 사랑과 감사를 전할 모든 선물을 금지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는 오염도가 높고 직원들의 판단력과 대처능력이 나약한 조직이라고 고백하는 것과 같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정을 나눌 때, 그 고민과 관심의 시간 때문에 우리에게는 새 힘이 난다. 그래서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발휘능력은 중요하다. 리더는 선비가 아니라 언제나 에너자이저(energizer), 바로 `힘을 주는 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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