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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펀드와 '코리아 프리미엄'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온라인총괄부장 |입력 : 2006.08.29 11:04|조회 : 5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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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한국증시 최초의 '테마주 돌풍'이라면 70년대 중반 '건설주' 열풍을 들수 있을 것이다. 내용불문하고 건설회사 주식이라면 못 사서 안달이었고, 심지어 화학회사인 '건설화학'까지 덩달아 올랐다는 이야기는 증시의 신화가 됐다.

지난주말, 회사 이름이 '대한'으로 시작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배구조 펀드(CGF)인 장하성펀드가 '대한화섬'을 1차 타깃으로 삼은 해프닝이라는게 증시의 해석이다. 이유가 어쨌든 '대한'이라는 이름만으로 주목을 받는다는건 말 그대로 '코리아 프리미엄'인 셈이다.

난데없는 코리아 프리미엄이 전형적인 개미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라고 웃고만 말기에는 나름대로 일리 있는 구석이 없지 않다.

한국 증시에 '대한'이라는 이름을 가진 상장기업은 17개. '한국'이라는 이름은 49개에 달한다. 기업 이름을 작명할때는 기억하기 쉽고 신뢰감을 주는 걸 택하는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너무나도 흔하고 상투적인 이름인데도 기업들이 너나없이 '대한' '한국'을 먼저 잡으려고 하는 것도 그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대한'이나 '한국' 이름을 가진 기업은 그 업종의 선구자이거나 시장주도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한방직, 대한전선, 대한제당, 대한도시가스, 대한통운, 대한유화, 대한항공, 한국유리, 한국타이어, 한국내화, 한국프렌지…
대충만 훑어봐도 이들 기업 역사의 총합이 곧 한국산업의 역사라고 할만도 하다. 대한화섬도 1963년 대한합성섬유로 출발한 업계의 터줏대감이다.

이들 기업은 온갖 풍상을 견뎌내고 상장기업의 지위를 지키고 있는만큼 저력이 대단하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쌓인 자산도 많아 흔히 증시에서 '자산주'로 구분되는 종목이 많다.
'이름값'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고, 받는게 정상이다. 그런데 실상은 시가총액이 자산가치의 5분의1밖에 안되는 대한화섬처럼 시장으로부터 이름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피원조국에서 유일하게 원조국으로 발돋움했고, 아시아경제위기도 딛고 일어서 굳건히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유지하고 있는 '알짜배기 국가' 코리아. 그러면서도 2006 예상 PBR(주가 순자산비율)이 1.6배로 필리핀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에도 못미치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 '한국~' '대한~' 계통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성역화된 오너체계, 얽히고 설킨 계열사간 지분관계, 폐쇄성 등 지배구조의 문제가 지적되는 것도 ㈜ 대한민국을 여전히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는 글로벌 시각과 다르지 않다.

주가를 제대로 대접 받자는 주주운동은 이른바 '대리인문제(Agent problem)'를 최소화하려는 주주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출발했다. 지극히 신자유주의적이고 '보수적'인 접근이다. 전문경영인이 주주의 이익에 반해 스스로의 이해를 우선시함으로써 기업의 발전과 주가상승 잠재력을 저해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우리는 짧은 시장의 역사, 유교적 전통, 압축성장의 필요성 등으로 '대주주=경영주'가 일반화되다보니 진보적인 인사들의 소액주주 '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경영주인 대주주가 이익을 보는 '역설'이 발생한다. 외국에 '헐값'으로 기업 경영권이 넘어가는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스스로 지배구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대다수 국내 펀드자본은 뒷전에 물러서서 '장하성 수혜종목'이나 꼽아보는 구경꾼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적 현상이 지배구조 개선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리스크감소의 순기능 자체를 덮을순 없다. 외환위기를 통해 후진적 지배구조가 가져오는 쓴 맛을 겪은 입장이기에 더욱 그렇다.

테마는 어느정도 경제의 흐름을 반영한다. 건설주도 그렇고 2000년을 전후한 '~닷컴열풍'도 그랬다. 외국투자가들이 '코리아' 주식을 웃돈 주고도 못사서 안달이 되는 '코리아 프리미엄'은 엉뚱한 해프닝이 아니라 세계증시의 테마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장하성펀드는 그 과정에서 필요적으로 등장한 '쓴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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