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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토끼와 부동산 옥션

봉준호의 살맛나는 부동산

봉준호의 살 맛 나는 부동산 봉준호 외부필자 |입력 : 2006.08.30 13:38|조회 : 1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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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토끼네 집이죠? 여기 동네 파출소입니다. 토끼 아버지! 파출소로 좀 나와주셔야 되겠습니다."

나는 몇년 전 동네 파출소에 불려간 적이 있다. 가을 문턱의 토요일 밤 늦은 시간이었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줄 알았는데 토끼가 무슨 사고를 쳤는지...

허겁지겁 파출소에 갔더니 동네 아주머니 2명과 우리집 토끼, 그리고 이웃집 아이 까치가 있었다. 토끼는 궁지에 몰려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내 토끼는 9살, 초등학교 2학년이다. 이웃집 아이 까치는 8살, 초등학교 1학년생 남자다. 사정을 들어보니 아파트 단지에서 여자애와 남자애가 자전거를 가운데 두고 싸우고 있어서 동네 사람들이 말리다가 지나가던 파출소 경찰관이 파출소로 데려와서 자초지종을 따지고 있었다. 동네 아주머니들도 호기심에 쫓아왔고...

"저는 정당하게 거래해서 자전거를 얻은거라구요~!" - 토끼
"저 누나가 내 자전거를 훔쳐갔어요~!!" - 까치
"너희 둘다 콩밥 먹을줄 알아~!!!" - 파출소 순경

파출소 안에는 제법 멋진 모습의 은색 자전거가 한대 놓여 있었다. 헤드라이트도 크게 달려있고 악세사리인지, 실제 사용하는 것인지 동그란 형태의 계기판도 2개 달려 있었다.

파출소 순경이 나한테 물었다. "토끼 아버지, 이 자전거 토끼한테 사주신적 있어요?"
"...아뇨..."
"그럼 토끼? 이거 어디서 났어?"
"까치하고 계약해서 생겼다니까요"
"아니예요, 그런 적 없어요. 이 누나가 훔쳐갔어요..."

잠시 후 까치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타났다.

"까치 어머니께 묻겠습니다. 까치에게 이 자전거 사주셨어요?"
"네, 제가 23만원 주고 사줬어요..."

토끼는 울상이 되고 까치 입가에는 미소가 흘렀다. 토끼는 집에 가서 증거를 가져오겠다고 했다. 까치는 소리쳤다.

"순경 아저씨, 풀어주지 마세요. 토끼는 도망가서 안올꺼예요!"

파출소에 걸려있는 커다란 원형의 시계가 밤 11시 30분을 넘기고 있었다. 우리는 경찰관을 동행하고 우리집으로 왔다. 토끼, 나, 까치, 그리고 까치 어머니와 아버지, 동네 아주머니 2명, 경찰관 총 8명이었다.

토끼는 책상에서 온갖 노트를 끄집어 내더니 책갈피에서 왠 종이를 한 장 꺼냈다.
꼬깃꼬깃한 노란 색종이 위에 파란 색연필로 토끼 글씨가 씌여 있었다.

제목 : 계약서

그리고 그 밑에 자전거와 양배추 인형이 그려져있고 쌍방향 화살표가 양쪽 물건을 교차하고 있었다. 그리고 밑에는 토끼와 까치의 사인이 그려져 있었다. 색종이에 그려진 자전거 그림은 싸우고 있는 그 문제의 자전거가 틀림없었다.

"까치, 이래도 이것이 네 자전거야?"

토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세가 등등해졌다. 경찰관은 이것은 이제 형사사건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돌아갔다. 동네 사람들의 수근거림이 들려오고 사람들의 눈동자가 까치에게로 주목됐다. 그러나 토끼는 더 이상 그 자전거를 탈 수는 없었다.
까치가 엄청나게 울면서 난동에 가까운 발버둥을 쳤기 때문이다.

며칠 후, 아파트 단지 광장에는 양배추 인형을 뒤에 앉히고 자전거를 타고있는 까치가 보였다.

토끼가 중학교 2학년이 됐다. 토끼는 차곡차곡 저금통에 모은 돈으로 빨간 등산화를 샀다. 등산을 한 번 다녀 오더니 발이 아프다고 등산화를 신지 않았다. 몇 달을 신발장에 넣어 놓고 있다가 어느날 갑자기 그것을 꺼내 먼지를 털고 걸레로 닦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마루 바닥에 놓고 디카로 찍어대기 시작했다. 토끼는 그 등산화를 경매사이트에 올렸다.

그리곤 1000원을 투자해서 그 물건을 강조하는 '눈'같은 것도 붙여 놓았다. 그리고는 매일 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어디보자...오늘은 신청자가 들어왔나?"

토끼는 경매기간을 일주일씩, 몇 번인가를 연장하더니 드디어 등산화를 팔았다. 그리고는 또 며칠 후에는 중고 테니스라켓을 '경매사이트'에서 저렴하게 샀다. 토끼는 또 큰 소리로 묻는다.

"아빠, 이 텔레비젼 이제 안 볼꺼야?"

토끼는 지금 과학고를 목표로 공부중이다.

"토끼야, 고등학교 시험에 떨어지면 아빠하고 장사하자"

나는 부동산 옥션을 준비중이다. 부동산을 쉽게 사고 쉽게 팔 수 있는 대형 사이트를 만들고 있다. 부동산 증권거래소 같은 것이 탄생한다고 보면 된다.
부동산의 가장 단점은 쉽게 팔 수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 침체기가 오면 아주 잘 팔린다는 로얄급 아파트도 부동산 중개 사무소 서너 군데에 내놓고 몇달을 실랑이해야 겨우 팔린다. 더군다나 많게는 수십차례 집을 구매대상자에게 공개해야 하기도 한다.

내가 준비하는 '부동산 옥션'은 부동산을 좀 더 팔기 쉽게,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줄 수 있는 사이트다. 땅은 블루칩의 경우, 10년에 10배까지 오르지만 단번에 팔기는 불가능하다.
그런 문제로 자신의 부동산을 잘 표현하고 잘 분석해 주고 잘 팔아줄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면 사람들은 부동산을 맡길 것이다.

"토끼야...부동산 옥션에 들어가서 집 질만한 땅 한번 찾아봐라.
남향에 200평 정도...
개울이 끼어 있으면 더욱 좋고..."
"아빠, 이것 어때요? 용인 성복동인데...개울도 있고 유치원도 가까이 있어요. 땅 사면 아빠가 좋아하는 나훈아 LP판도 2장 껴준다네요~"


◆ 부동산과 환금성

부동산의 장점은 '짧은 시간에 두 세배 뛸 수 있다"는 높은 수익성과 '손해보지 않는다'는 안정성이고 단점은 '원하는때 언제든지 팔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부동산이 폭등해서 문제가 불거지면 환금성을 더 약화시키는 방법을 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조합원지분 전매금지', '택지지구 아파트 전매제한'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판교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25.7평이상 중대형은 계약 후 5년, 전용면적 25.7평 이하 소형아파트는 계약 후 10년간 팔지 못한다. 투자자나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제약이다. 사유재산권을 장기간 행사할수 없다보니 상당한 위헌 소지도 있다.
정부는 싸게 주니까 오래 못 팔도록 한다는 것인데, 정부가 인정하는 버블 세븐 지역의 대표 지역 중에 하나인 '분당가격'의 90%에 판매가를 정하고, 채권입찰제로 집값의 상당 부분을 빼앗아 가면서 장기간 매매억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너무 문제가 많다.

단독주택이나 빌라, 나홀로 아파트 등이 인기가 없는 것은 환금성이 약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단지 큰 평수 아파트가 인기가 많은 것은 다른 부동산보다 쉽게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금성이 높다는 것은 공급대비 그만큼 투자수요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또 현금화가 쉽다는 이유로 여유돈이 들어오고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기도 한다. 과도한 세금 또한 환금성을 막는다. 대표적인 것이 양도세다.
'세금 떼고 나면 남는게 없다'라고 느끼는 사람들은 세금이 아까워서 부동산을 내놓지 못한다. 환금성 약화정책이 전국 정책이다보니 기존에 살던 집이 안팔려 분양받은 새집으로 이사할 수 없고 건설사는 판매한 아파트의 잔금이 안 들어와 고전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지금 지방 도시들의 사정이다.

'환금성 약화정책'과 '융자제한'이 지금의 대표적이 부동산 규제정책이다.

반대로 환금성을 좋아지게 할 수 있는 정책이나 방법이 생겨나면 부동산은 오름세를 탄다.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1999년 3월 1일, 주택에 대한 분양권 전매 전면 허용이 바로 몇 년간 주택 가격 상승의 단초였음을 이해하고 주의깊게 분석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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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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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나누는삶  | 2006.09.13 16:46

부동산 옥션... 네이버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기는 한데 현재는 옥션이라기보단 거래정보 공유서비스 정도인 듯 한데... 봉사마님의 부동산 옥션 서비스가 어떤 형태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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