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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경영]등산 예찬..운동하며 생각하며

한근태의 사람&경영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입력 : 2006.09.13 13:03|조회 : 6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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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산을 좋아한다. 산길을 조용히 걷다 보면 영혼이 맑아진다.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다.

산에서 싸우거나 시비를 붙는 일은 거의 없다. 모두가 모두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넨다. 한국인들이 과음을 하고, 무리를 하지만 이나마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모두 등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내가 산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첫째, 올라갈 때의 그 헐떡거림을 좋아한다. 서서히 몸이 달구어지면서 등에서부터 땀이 나기 시작한다. 이마에도 땀이 나고, 깔딱 고개를 오를 때면 가슴이 터질 듯 하다.

나는 그 순간을 가장 좋아한다. 그 동안의 수고, 고민, 갈등, 피곤함이 땀에 묻어 다 나오는 느낌이다. 헐떡거림에 섞여 필요 없는 노폐물이 사라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산행 중에는 머리 속이 깨끗이 정리된다.

불필요한 걱정, 쓸데없는 생각, 막연한 불안감, 사람에 대한 미움과 갈등 등이 씻은듯이 사라진다. 산을 오르다 보면 산 아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그 많은 것들이 얼마나 영양가 없는 일이고 별 것 아닌 일에 마음 졸이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둘째, 등산을 하면 자신에 대해 좀더 알 수 있다. 육체적으로 힘든 상태가 그런 깨달음을 주는 것이다. 마치 상태 나쁜 자동차가 평지에서는 그 사실을 모르지만 언덕을 오를 때 문제점이 노출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오랫동안 담배를 피웠던 내가 담배를 끊게 된 것도 등산 덕분이다.

조금 걸었는데 다리에 힘이 풀리고 숨 가쁜 자신을 보면 이런 상태로 계속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몸무게를 많이 줄여야겠다는 결심도 하게 된다. 엔진 사이즈는 변하지 않았는데 차체 무게가 10킬로 이상 늘었으니 차가 잘 움직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셋째, 머리가 맑아진다. 초반의 숨가쁨이 어느 정도 지나면 머리가 맑아지는데 최근에 이렇게 머리가 맑은 적이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육체적인 고통은 머리 속을 맑게 한다. 내가 얼마나 띵한 상태로 살고 있었는지 그런 상태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했는지 반성도 하게 된다.

당연히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해 반성도 하게 된다. 연락하지 못하고 지냈던 친구 생각도 나고, 소홀히 했던 고객의 얼굴도 떠오른다. 새로운 결심도 하게 된다. 고민했던 것에 대한 해결책도 떠오른다.
 
넷째, 중간의 휴식 시간도 좋아한다. 정상에 도착하기 전 땀을 흘린 후 마시는 생수 한 모금, 사과 한쪽, 그리고 잠시의 숨 고름…. 아직 정상에는 못 올랐지만 오르는 순간순간 그 과정이 나는 좋다.
 
다섯 째, 등산 후에 먹는 파전과 동동주, 땀을 흠뻑 적신 후에 하는 사우나도 일품이다.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을 수 있을까? 사우나도 그렇다. 일주일 간의 피로와 노곤함, 산에서 흘린 땀, 등산으로 인한 온몸의 결림이 씻은 듯이 사라진다.

그리고 그 후에 오는 나른함과 쾌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다. 정말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등산을 하고, 사우나를 한 후에 '나 같은 놈은 정말 죽어야 해, 이것은 사는 것도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등산은 운동을 하면서 동시에 생각을 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심장을 튼튼하게 하면서 동시에 머리 속을 맑게 한다. 등산은 최고의 명상 기회를 제공한다. 등산만큼 쓸데없는 생각을 버리는 기회도 없다. 등산만큼 머리를 맑게 하는 것도 없다.

등산만큼 내게 반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없다. 무엇보다 등산에서의 절정은 정상에 도착한 후 밑을 내려다 보는 순간이다. 정상에서 보면 인간세상은 별 것 아니란 생각이 든다.

도저히 오를 수 없을 것 같았던 정상도 한 발 한 발 오르니 결국은 오를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도 갖게 된다. 이것저것 따지기에 앞서 그 상쾌함과 통쾌함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다. 모든 종류의 엔도르핀이 쏟아지는 기분이다.
 
등반은 인생과 비슷하다. 올라갈 때 보다는 내려갈 때가 힘들다. 힘들 때가 있지만 상쾌하고 기분 좋을 때가 있다. 실패할 때가 있지만 좌절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다 보면 희망에 찬 순간이 오는 것도 그렇다.

목표도 중요하지만 과정 또한 중요하다. 같이 오르는 것 같지만 결국 혼자만 가야 하는 길이라는 것도 그렇다. 그래서 나는 산이 좋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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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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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나누는삶  | 2006.09.13 16:57

등산은 참 많은 걸 얻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땀과 함께 기분도 상쾌해짐을 느낄 때는 행복한 마음이 듭니다. 한 선생님의 글을 읽고보니 날씨 좋은 이번주 토요일엔 가까운 청계산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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