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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통권' 논란 뒤의 고령화 그늘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온라인총괄부장 |입력 : 2006.09.19 12:30|조회 : 10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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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1,080,744,049초, 48초, 47초, 46초...
'죽음의 시계(www.deathclock.com)'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몇가지 조건을 입력해봤다. 나는 2040년 12월17일, 남들이 새로운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에 세상을 떠날 거란다. 검붉은 배경색에 해골이 그려져 있는 사이트화면에서 나에게 남은 초가 줄어드는 걸 보면 죽음이 평소보다 가깝게 느껴진다.
'겨우' 70 남짓에 죽는건 좀 서운한 감이 없지 않다. D.K.Hannis라는 사람이 만들었다는 계산도구를 사용해봤다. 남은 날은 12410일, 역시 73세정도까지 밖에 못산다.

내친 김에 '백세인(Centenarian)'연구의 권위자라는 토마스 펄스 박사가 만든 사이트(www.livingto100.com)에서 계산해보니 그제야 '87세'라는 만족할만한 기대수명이 나왔다. 이 사이트가 제일 믿음이 가는건 오래 살고 싶다거나, 상세한 체크리스트 때문만은 아니다.

해방이후 좌우익 대립국면에서 명성을 날리던 분을 필두로, '박정희 시절'부터 이름을 들어왔던 수많은 인사들이 '전(前)'이라는 접두어를 달고 작전통제권 반대 서명 같은 리스트를 빼곡히 채우고 있다. 그리보면 21세기 '바이오 혁명'의 시대에 87살까지 살것을 기대하는 건 소박하기까지 할 것이다.

그런데 그나이까지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우리 아이들 얼굴을 한번 쳐다보게 된다. 2040년이면 65세 이상인구가 전체의 30.1%를 차지한다. 그때는 젊은이 두명이 제몫의 3분의 1씩을 뚝떼서 나 한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 80 넘어까지 산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면목이 없다.

이런 직접적인 부담에 더해 '목소리 큰' 어른들을 모시고 살아가는데 들어가는 계산하기 힘든 사회적 비용은 우리 아이들을 더욱 힘들게 할 것들이다. 지금은 우리 사회의 중간 나이가 35세정도이지만, 2040년이 되면 50세가 중간 나이이다. 1958~1974년에 태어난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2040년에도 건강하게 살아남아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가만 있는 사람 업고 가는것보다, 위에서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소리를 지르는 사람 업고 가기는 몇배나 에너지가 많이 든다.

고령화사회로 가는 과도기로 접어든 우리 사회는 이미 그 에너지 소비를 겪고 있다. 현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의학적으로는 건강한 세대들이 사회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길거리로 나서고 있다.

"'원로'들이 보다못해 떨쳐 일어났다"는 입에 발린 구호는 이제 그만 버리고, '고령화'라는 시각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고령화의 개념을 사회적 관점으로 확장해보면, 내가 살고 누렸던 시대의 잣대로 현재를 재단하려는 집단적 현상 역시 퇴행과 노화라는 고령화의 특징에 해당한다.

우리사회는 이제 많은 희생을 통해 어렵게 쌓아온 소중한 가치, 즉 민주, 자주, 평화, 공존, 개인의 자유의지 같은 것들에 대한 신뢰를 위태롭게 하지 않고도 안팎의 도전에 맞설 충분한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냉전과 독재시대의 경험과 안보 잣대를 생존의 준거로 살아온 사람들은 이를 받아들이기가 버겁다.

더이상 지킬것이 없는 '원로' 즉 '전직'들의 외침이야말로 순수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id(욕구)'차원의 동물이 아니다. '기득권'이란 현재의 지위나 재산뿐 아니라 지금까지 쌓아온 삶 자체에 대한 인정과 평가를 포괄하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죽는 날까지 누구에게나 기득권은 존재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20~30년 벌어 50년 써먹어야'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재테크 뿐 아니라 정신세계에서도 은퇴 이후에는 까먹기만 할뿐 새로 보충할 방법이 마땅찮다. 고령화대책이 용돈지급 차원이 아니라 현실 이해력과 적응력을 포괄하는 사회화 과정으로 확대돼야 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시니어'들이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 사회에 기여할수 있도록 교육과 대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건 사회의 대립과 분열, 불필요한 논란으로 인한 직간접 비용을 미리 줄이는 것이다.

"늙은이들은 젊은이들에게 줄만한 충고의 말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들의 경험은 부분적인 것에 지나지 않다"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 30여년을 살아왔으나 아직까지 선배들로부터 유익한 가르침이나 진심에서 우러난 충고 한마디를 들어본적이 없다...선배들은 그것을 이미 겪었다는 것이 내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버릇없는 '386'의 객쩍은 말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19세기에 살았으면서도 21세기적 인식체계를 갖고 개인과 국가 그리고 권력의 의미를 깊이 성찰한 것으로 평가받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월든(Walden)'의 첫장에 쓴 말이다.

나는 뒷사람들에게 이런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다. 아니 이미 그런 소리를 뒤에서 듣고 있는 걸 알기에 뒤통수가 늘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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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머니투데이 김준형  | 2006.09.23 20:58

안녕하세요, 김준형입니다. 많이 망설이다가 쓴 글입니다. 견해가 같고 다름을 떠나, 단순히 나이라는 잣대만으로 인생의 선배님들을 한통속으로 싸잡아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건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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