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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사람&경영]자기를 비워야 누군가 들어올 자리가 생겨

한근태의 사람&경영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입력 : 2006.09.27 12:37|조회 : 24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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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CEO 박 사장의 부인에게 그렇게 훌륭한 분과 사는 재미가 어떤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 분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면 이렇게 얘기했다.

"도대체 훌륭하다는 정의가 뭡니까? 사회적으로 유명하면 다 훌륭하고 성공한 사람인가요?"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야기 보따리가 풀리자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줄줄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사람은 정말 결혼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 결혼을 했습니다. 전혀 어머니로부터 독립하지 못했거든요. 워낙 두 사람 사이가 밀접하니까 다른 사람들은 끼어들 틈이 없어요. 어머니 말씀을 한 번도 거절한 적도 없구요.

그이는 아무리 바빠도 매주 어머니를 찾아가야 합니다. 같이 가면 저는 완전히 개밥의 도토리입니다. 두 사람이 방에 들어가 방문을 닫고 얘기를 하거든요. 무슨 할 얘기가 그리 많은지… 어머니와 평생 살지 왜 결혼을 했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자식이 여럿 있지만 워낙 이 아들이 잘 하니까 어머니는 모든 것을 그이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니 저희 어머니는 더욱 기고만장하세요. 마치 우리 아들같이 성공한 사람과 사는 너는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이냐는 식이지요, 효자하고는 결혼하는 것은 피곤한 일입니다…"

효자와 사는 여자는 괴롭다. 김 부장도 비슷한 케이스다. 그는 매일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올린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보고를 하고 결재를 득한다. 덕분에 어머니는 아들 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모두 꿰차고 있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기특하다.
다른 집 아들은 결혼하면 다 남이 된다고도 하고, 그래서 아들을 빼앗겼다는 한탄을 하는데 자신의 아들은 남다르기 때문이다. 결혼 후에도 달라지는 게 거의 없다. 단지 차이는 따로 산다는 것뿐이다.

아들이 잘 하니까 며느리의 필요성도 적고 할 역할도 없다. 아들이 워낙 잘하니까 상대적으로 며느리가 탐탁치 않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살갑게 굴지도 않는 것 같고, 생전 전화도 안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며느리 얘기를 들어보면 이해가 된다.
"남편과 시어머니 사이가 워낙 밀접하니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두 사람이 매일 전화하고, 중요한 것은 저보다 먼저 어머니하고 상의를 합니다. 그러니 안부 전화할 필요성이 있나요? 뭐 모르는 게 있고 드릴 말씀이 있어야 전화를 하는 것 아닙니까? 제가 할 일은 두 사람이 잘 지내도록 저만큼 떨어져 있는 것 아니겠어요…"

효자 남편을 둔 아내가 남편을 능가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시어머니 눈에 안 찰 것은 명약관화 하기 때문이다. 또 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남편이 그렇게 잘 하는데 뭐 나까지 나서서 잘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여지가 없는 것이다. 두 사람 이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데 며느리가 끼어들 틈이 어디 있겠는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중요한 것은 역할 변화이다. 결혼 전과 결혼 후에 남자의 역할은 변해야 한다. 결혼 전에 모든 것을 상의했던 싹싹한 아들도 결혼 후에는 그 업무를 부인에게 임파워먼트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조금 빠져줘야 아내가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

진짜 효자는 어머니와 며느리가 친해질 환경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다. 의도적으로 어머니와 거리를 두고 며느리가 비집고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처음에는 어머니 입장에서는 아들이 괘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야 어머니도 아들 대신 며느리와 소통할 생각도 한다. 필요성도 느낀다. 전화도 하게 되고 아들 흉도 보면서 소식도 주고 받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애정도 생긴다.
 
이 세상에 불효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나이에 따라 효도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특히 결혼 전과 결혼 후에 아들의 역할은 바뀌어야 한다. 내가 하는 지나친 효도가 배우자의 무관심을 부른다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내가 지나치게 잘 해 다른 형제의 시기 질투를 부른다면 이 역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주변에 효도 남편 때문에 힘들어 하는 부인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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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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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지나가다가  | 2006.09.27 15:22

제가 보기엔 아내를 정말로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라 어머니를 너무나 사랑해서 어머니께 효도해 드릴라고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았겠죠...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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