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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인터넷중독,법으로막겠다?

의욕만 앞선 과잉 규제는 입법의 낭비..실효성 의문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6.11.0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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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쯤 국회에서 '정보통신서비스 중독예방 및 해소에 관한 법'이 발의된 적이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김희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률안이다.

이 법안의 요지는 인터넷이나 게임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중독예방 차원에서 서비스 이용제한을 원하는 경우에 사업자는 이를 차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청소년인 경우에는 부모나 친지 등 보호자가 서비스 이용제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만일 해당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적시하고 있다.

최근 공청회를 앞두고 있는 이 '중독법'을 놓고 말들이 많다. 법 제정 취지는 좋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서부터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있는 법안이라는 혹독한 비판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의견은 냉소적이다. 이유는 '전혀 실효성없는 과잉 규제'이기 때문이라는 것.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법률 대상과 내용의 모호성을 들고 있다. '정보통신서비스'라고 함은 유선전화와 휴대폰, 인터넷 등 모든 기간통신과 별정통신, 부가통신사업자까지 총망라하는 것인데, 집전화를 오래 쓴다고 '전화중독'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또, 사용자가 요청하면 사업자는 서비스 이용제한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만 했을 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다. 이 법을 어겨도 과태료 최대금액이 1000만원이니, 법적 구속력도 약한 편이다.

'경고문 게시'나 '연속 이용시간 알림기능'같은 것은 이미 일부 게임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인데도 법률 내용에 들어가 있다. 그것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모두 '경고문을 게시하고 연속적인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등 중독을 예방,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돼 있다.

법률 문구에 '노력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법 적용 대상자가 유선과 무선, 인터넷제공업체를 총망라하고 있으니 애시당초 법제정 취지가 무엇이었는지 헛갈릴 정도다.

이 법안을 놓고 일부에선 "그런 식으로 따지면 TV중독법도 만들고 담배중독법도 만들어서 사람들이 오랫동안 TV를 시청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1인당 담배갑 판매수를 제한해 전국민이 골초가 되는 것을 예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 법을 발의한 의원실측은 "사이버 역기능에 대한 최초의 단독법안'이라는 점에 큰 의미를 두는 듯했다. 엉성한 법률 내용은 앞으로 공청회나 법사위 등을 거치면서 다듬으면 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은 의미만 가지고 제정해서는 곤란하다. 더구나 '중독법' 제정목적이 중독예방이라면, 굳이 단독법으로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 입법의 낭비요, 실적주의밖에 안된다. 정 필요하면, 청소년보호법같은 다른 법률로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이다.

청소년들의 태반은 부모의 눈을 피해 게임을 한다. 게임도 온라인게임만 있는 게 아니다. 게임에 빠져있는 청소년들의 부모들 대부분은 아마도 자신의 아이들이 중독인지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용자가 청소년인 경우에 부모들이 서비스제한을 요청할 수 있다'는 법률 문구가 무슨 효력이 있을까.

'사용자가 중독 예방 차원에서 서비스 제한을 요청할 수 있다'는 문구도 마찬가지다. 도박 중독자나 알코올 중독자가 자기 발로 병원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어디 흔한 일인가.

모름지기, 법이란 제정과 동시에 국민들이 지켜야 하는 '의무'가 된다. 지나치게 강하게 규제하는 법은 국민의 자율성을 오히려 갉아먹을 수 있다. 사람들은 법에서 정해진 테두리만큼 지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법으로 규제하면 안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민건강을 위해 정부가 금연캠페인을 수십년간 해온 덕분에 흡연구역 제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거의 없었던 것처럼, 때론 캠페인의 효력이 '법'의 구속력을 훨씬 능가하는 힘을 발휘할 때가 많다. 인터넷이나 게임중독 예방도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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