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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키야스(激安)가 사라진 일본

홍찬선칼럼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입력 : 2006.11.14 12:44|조회 : 9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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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던 지난 11월11일 저녁6시30분. 일본 최북단의 홋카이도(北海道) 도청 소재지인 삿포로(札幌)시의 번화가인 오도오리에 있는 고급 게 요리집, 가니야는 밀려드는 손님으로 북적였다. 밥값만 1인당 1만엔(약8만원)이고 술을 곁들이면 10만원을 넘는데도 1,2,3층은 물론 지하까지 거의 꽉 찼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회사의 송년 행사 등이 늘어나고 있지만 가족 단위로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게 가니야 사장의 설명이다. “몸으로 느끼는 체감 경기는 아직도 쌀쌀하다는 게 일본 사람들의 반응이지만 돈 씀씀이로 볼 때는 확실히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는 말이 뒤따른다.

일본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는 ‘게키야스(激安)’라는 간판이 없어진 것이다. ‘게키야스(激安)’는 물건을 정가보다 훨씬 낮은 값으로 싸게 판다는 뜻으로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일본의 장기불황의 아픔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다. 염가판매라는 뜻의 ‘세일’이라는 말로도 모자라 ‘게키야스’라는 말까지 만들어 내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했지만 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았고, 그 결과가 1990년대 초부터 지난해까지 약 15년 동안 계속된 장기복합불황이었던 것.

하지만 홋카이도 인구의 3분의 1 가량이 살고 있는 삿포로에서 1박2일 동안 머무르는 동안 게키야스라는 간판은 딱 한번 봤을 뿐이었다. 일본에서 19년을 살았다는 한광아 씨는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도 게키야스라는 간판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며 “지방도시인 삿포로에서조차 게키야스를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은 그만큼 일본 경제가 좋아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르골(自鳴琴; 일정한 음악이 자동 연주되는 음악완구)과 유리제품으로 유명한 오타루(小樽)도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여행객으로 북적댔다. 매년 새로운 오르골과 유리제품을 만들어 한두 번 왔던 사람이라도 다시 들러 구매하도록 하는 상인들의 노력과 살아나는 일본경제가 함께 만들어 내는 활력이었다.

10여년 동안 일본 어디를 가더라도 볼 수 있었던 게키야스라는 간판. 오랜 동안 게키야스에 짓눌려 살았던 일본 경제가 살아난 것을 보면서 아직도 부동산 열풍에 휩싸여 있는 한국의 앞날이 어떨지 걱정스러웠다.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부풀어 오른 ‘부동산 버블’이 폭발해 한국이 잃어버린 10년이란 장기복합 불황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기우(杞憂)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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