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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비강남 안배 개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온라인총괄부장 |입력 : 2006.11.21 12:22|조회 : 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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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비강남 안배 개각

마오쩌뚱의 비유를 빌자면 언론은 물고기이고, 독자는 바다이다. 독자 떠난 언론은 그날로 존재가치를 잃기에, 언론은 끝없이 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한다. 내공도 쌓고, 분칠도 하고, '낚시질'도 한다.

이달초 언론의 이런 몸부림을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온라인 오프라인 방송과 같은 각종 미디어 플랫폼을 어떻게 통합해 독자들을 끌어들일 것인가를 다루는 이른바 '미디어 컨버전스'가 언론재단 주최 해외 연수의 주제였다.

미국의 템파 트리뷴이나, 노르웨이의 노르드야스카 같은 곳은 이미 온-오프라인 신문과 방송까지 하나로 묶은 편집국을 가동, 입체적인 뉴스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샬롯 옵저버는 온라인을 통해 독자들의 기호와 수요를 파악, 이에 맞는 기사로 1면을 채우고 헤드라인에 독자의 이름이 새겨진 신문을 그 독자의 집에 매일 배달하는 쉽지 않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독자들이 원하는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배낭속에 노트북, 위성전화, 디지털캠코더, 보이스리코더, 각종 전송장치를 짊어지고 다니는 '백팩 저널리스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바야흐로 독자들을 끌어들일 온갖 '섹시한' 도구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가동중이거나 시험에 들어가 있는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온라인 뉴스 부서 책임자로서의 중압감이 더해지던 출장 막바지 즈음, 인터넷을 통해 한국의 뉴스를 접하게 됐다.

이백만 청와대 수석의 '지금 집사면 후회한다'는 글과 관련된 뉴스들이 언론을 도배하고 있었다. 거듭되는 대책에도 폭등하는 집값을 보며 '정부믿고 집 안샀다가 이모양 됐다, 지금이라도 사야 하는거 아닌가' 라는 불만과 불신이 가득한 때 그런 글을 날린 것은 휘발유통 앞에서 담배 피워 문 격이다.

해명이나 사과수준에서 끝나지 않고 자리까지 내놓아야 했던 '범 사회적 분통'의 출발점은 글 자체보다는 '이백만 수석 최근까지 강남 아파트 2채'라는 한 신문의 기사제목이 상징한다. '강남'은 우리 국민에게 심각한 복통을 유발하는 이질균같은 단어이다. 또 '2채'는 '투기꾼'과 동의어이기 때문이다.

아하, 그렇지 바로 이거였지.
온갖 현란한 기술과 무공을 권총 한방으로 가볍게 제압하는 '인디애나 존스'. 영화의 한장면이 내뱉은 '할(喝)!'이 다시금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컨버전스? 커뮤니티? 백팩 저널리스트? 다 좋은 말인데, '한 방'으로 따지면 역시 우리들 노하우가 최고다. 표적 하나를 붙잡으면, KO될때까지 밀어부쳐 독자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마녀의 발밑에 불을 놓게 만드는 우리만의 노하우...'미디어 컨버전스'에서 그 노하우로 돌아오는데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자감당 능력이 되는 한도까지 기존주택과 분양 주택의 대출을 받아서 일단 '저지른' 뒤, 기존 주택을 팔아서 갚아라." 언론마다 재테크 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설파하는 '기본중의 기본'이지만 그건 재테크면 이야기이고, 정치면은 다르다.

일시적인 2주택이 되는건 문제될게 없다는 사실은 알려줄 필요가 없다. 다들 돌을 던질때 그 앞을 가로 막아서서 그 돌이 자신을 향하게 되는 리스크를 지느니 남보다 더 큰 돌멩이를 던지고 나서는게 언론의 생존노하우이다.

"강남 사는거 자체를 문제삼은게 아니라 말 따로 행동 따로인게 문제"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남사는 사람은, 또는 강남으로 이사간 사람은 부동산 정책을 만들거나 집값이 거품이라고 거품을 물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런 극단 논리의 뿌리가 현 정부에 있다는걸 인정해도, 이를 알차게 활용하는 수완은 단연 언론이 한 수 위였다.
강남 거주 관리들의 리스트가 마치 연예가 X파일처럼 떠돌아다니는 사회 병리적 현상에 대해 언론은 한발빼고 '이것도 이 정권 탓' 이라고만 할 자신이 있는가.

이제는 언론과 정권의 전쟁에서 탄생한 새로운 전통과 관행에 대해 눈길을 돌릴 차례다.

'망국적 지역감정'의 뿌리를 독재정권에서 찾으면서도 언론은 개각때가 되면 예외없이 출신지별로 친절하게 '몇 대 몇'을 가려왔다. 한때 출신지를 안밝히겠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유야무야 됐다.

다음 개각에서는 홍보수석이나 건교부장관같은 사람들이 어느 지역 출신인지보다 강남에 사는 사람인지가 관심사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제 각료명단 표의 출신지 란 옆에 '거주지' 칸이 하나 늘어나야 할 것같다. 그냥 간단히 '강남' '비강남'으로 각주를 달 수 도 있을 것이다.

'현정부에 강남 사는 각료가 몇 명' 따위의 기사에 한번 잘못 맛들여진 대중들은 앞으로도 마약처럼 그런 기사를 찾게 될 것이다.

독자의 아토피 피부를 피가 날때까지 후벼 긁어주는 대책 없는 통쾌함...미디어 컨버전스 시대에도 언론이 살아남는 노하우는 거기에 있다는게 우리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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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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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김호섭  | 2006.12.14 11:28

뭔가 짜릿함이 느껴지는 글입이다~~~..구석구석에 무릎을 치게 만드는 표현들이 숨어있구요~~~(퍼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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