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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사람이 되려면

[영화속의 성공학]30번째글..캐러비안의 해적

영화속의 성공학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입력 : 2006.11.26 08:02|조회 : 1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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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돌 지난 조카딸을 보며 동생 부부 내외가 하는 대화다.
"애가 쌍꺼풀이 없어서 어떻해?"(제수씨)
"수술 시키면 되지, 뭐가 걱정이야."(동생)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턱도 당신처럼 오각형이면 어떻하지?"(제수씨)
"요새 의술 좋아, 염려하지마."(동생)

이 대화만으로는 독자들께선 기자의 동생을 '되게 이상하게 생겼나'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 모 대기업의 과장인 동생은 그런대로 제법 잘 생긴 축에 속한다. 다만 마른 얼굴에 턱이 뾰족해 얼굴형이 마치 오각형처럼 보인다. 제수씨도 미인이다. 다만 쌍꺼풀이 없다.

물론 조카도 이쁘다. 내 조카라서가 아니라 객관적인 입장에서 봐도 그렇다. 다만 아빠와 엄마의 콤플렉스 한 가지씩을 물려 받았다. 동생 내외의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 요즘 세상에선 물려받은 얼굴조차도 마음에 들도록 고칠 수 있다.

사실 요즘 성형수술이 판을 치는 건 '이쁘고 잘 생기면 살기 편한 세상'이라는 의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이 사회적 힘으로 작용하는 '뷰티즘(beautism)'이 만연한 이 세상에서 성형수술은 당연한 '자기 개발'의 하나로 여겨진다.

2. 그렇지만 미남 미녀라고 해서 모두가 세상을 편하게 잘 살 수 있는 건 분명 아니다. 외모에 더해 진정한 자기만의 매력이 있어야 한다. 사실 외모는 매력의 부분집합일 뿐이다.

이쁘고 잘 생긴 것으로 '무조건 용서되는 건' 아주 잠깐 동안뿐이다. 따뜻한 품성과 인간미, 지성 등은 필수다. 여기에 더해 매력을 높힐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

끌리는 사람이 되려면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2탄까지 나왔다)에 나오는 주인공 잭 스패로우 선장은 누구나 봐도 정말 매력이 있다.

잭 스패로우에 대해 '역사상 가장 매력있는 해적'이라는 모 평론가의 영화평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 말은 관객으로서 바라보는 배우 조니 뎁과 그가 연기한 영화속 캐릭터를 의미한다. 그런데 더 한꺼풀 더 자세히 봐야 할 점이 있다. 잭 스패로우 선장은 관객 입장 뿐 아니라 영화속 줄거리 안 여러 등장인물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다른 두 주인공인 올랜도 블룸(윌 터너 역)과 키이라 나이틀리(엘리자베스 스완 역) 뿐 아니라 그의 선원들, 그리고 그가 들르는 항구의 아가씨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잭을 좋아하단 것을 영화속에서 느낄 수 있다. 영국군과 제독만 빼고 모두가 좋아하는 잭 스패로우 선장. 그가 가진 매력의 비결에 대해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여기서 잠깐. 앞으로 펼칠 이야기는 책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이민규 지음)에서 짚어낸 포인트를 중심으로 전개한다. 그리고 에피소드가 재미난 영화인지라 잭이 보여주는 구체적인 영화 스토리 묘사는 생략하고, 잭 스패로운 선장의 특징에 대해서만 설명한다.

휴일날, 아무 생각하기 싫고 심심할 때 비디오 빌려서 한번 보시라. 시간 죽이기엔 더없이 좋은 영화다. 참, 오해살까 두려워 하는 얘기인데 순수한 추천이지 절대 선전은 아니다. 필자는 해당 영화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3. 실제로 사람들은 옷차림만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호텔이나 관공서 같은 곳에 가보면 문 앞에서부터 바로 느낄 수 있다. 존경받던 어느 학자의 이야기다.

어느 호텔에서 학자들의 행사가 열렸다. 초청받은 걸 깜빡했던 그 분은 연구를 하다가 실험복을 입던 그 복장대로 호텔로 달려갔다. 그런데 호텔 종업원은 그 분의 복장만으로 신분을 판단, 안내도 하지 않고 서빙도 하지 않았다. 화가 난 학자는 다시 양복을 갈아 입고 참석했더니 아주 정중한 서비스를 받았다고 한다.

소설 '어린 왕자'에는 나오는 이야기도 있다. 한 터키 천문학자가 어린왕자가 살던 소행성 B612호를 발견했다. 국제천문학회에 나가 이 사실을 발표했으나, 당시 그가 당시 입은 옷 때문에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런데 터키의 한 독재재가 국민들에게 유럽식 옷을 입으라고 강요했다. 나중에 이 천문학자가 매우 멋있는 옷을 입고 국제천문학회에 나가 다시 그가 한 발견을 증명하자. 이번엔 모두 그의 말을 믿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은 신이 아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인품이나 실력, 마음씨 등에 대해 겉으로만 봐선 알 수 없다. 그래서 상황에 적합한 옷차림에 신경써야 한다. '겉모습은 중요치 않다'는 말은 분명 옳은 소리다. 그러나 실제 사회생활에서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겉모습와 차림은 아주 중요하다.

잭 스패로우 선장을 보자. 그는 꽤 폼을 잡고 다니기도 하며, 특히 영화 속에서 내내 선장 모자에 아주 신경을 쓴다. 선장 모자는 권위의 상징이다. 법관이 법복을 입고, 의사가 의사가운을 입고, 경찰이나 군인이 제복을 입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때론 복장 자체가 사회적 위치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나폴레옹은 "사람이란 그가 입은 제복대로의 인간이 된다"고도 했다. 옷은 잘 입고 다니는 것이 좋다. 화려하고 사치스럽게 입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직업과 분수에 맞게, 단정하고 깨끗하게 입고 다질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너무 차림새에만 치우쳐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외양도 중요하지만 인생이란 게 또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제부터는 정신적인 측면에 오는 매력의 요소에 대해서도 살펴보기로 하자.

4. 잭은 늘 유쾌하고 심각하지 않다. 곤란한 일이 닥쳐도 항상 긍정적이다.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는다. 감옥에 들어가도, 원주민에게 잡혀도, 스완 양에게 속아 바다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순간 등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다.

이런 모습은 대부분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잭을 좋아하게끔 만든다. 삶이 힘들고 괴로운가. 그럴수록 억지로라도 더 웃어야 한다. 심리학에 '안면 피드백 이론'(Facial Feedback Theory)이란 것이 있다.

일부러라도 웃으면 정말로 즐거워서 웃을 때와 같은 몸속 반응이 일어나며 실제로 기분도 좋아진단다. 이렇게 웃음은 행복을 주고, 친구간에 우정을 만들고, 좌절한 자에게 용기와 삶의 의욕을 준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도, 빌릴 수도, 훔칠 수도 없는 것이 웃음이다.

특히 높은 위치에 있는 리더일수록 유머감각을 가져야 한다. 복잡하고 갈등이 있는 사안일수록 한 발짝 떨어져서 웃음으로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링컨이 남긴 일화다.

링컨이 선거전의 상대편 후보로 부터 이런 공격을 받았다. "링컨은 두 얼굴을 가진 사람입니다." 링컨의 응수는 점잖으면서도 멋지다. "제가 당신 말씀대로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자리에 이렇게 못 생긴 얼굴을 가지고 나왔겠습니까?"

영국의 처칠도 이런 유머에선 중원의 고수다. 상대당 여성 의원이 의회에서 처칠에게 매서운 공격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당신의 아내라면 당신 찻잔에 독약을 넣을 겁니다." 곧 처칠에게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예, 제가 당신 남편이라면 주저없이 그 독배를 마셨을 겁니다."

5. 잭은 눈치가 굉장히 빠르다. 상대방의 기분 상태를 얼른 느끼고 자신의 거취와 대화 분위기를 신속히 결정한다. 혹자는 이를 잔머리와도 혼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눈치와 잔머리는 의미가 다르다. 잔머리는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인 의미가 강한 반면에 눈치는 상대를 위한, 상대를 배려하는 요소가 더 강하다.

심리학자 스나이더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상태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상대나 상황에 맞게 자신의 행동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능력을 '자기 감찰'(Self Monitoring)이라 정의했다.

에구, 학자들은 뻔한 것도 참 어렵게 이야기한다. 우리 조상님들은 참 대단하다. 속담을 통해 같은 세상 이치를 간단하고 쉽게 설명해주신다. '눈치만 있으면 절에 가서도 젓갈 얻어 먹는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경우를 흔하지 않게 볼 수 있다. 어느 학술 행사장에서 직접 겪은 일이다. 행사가 끝난 후, 만찬이 이어지는 자리였다. 어느 행사가 마찬가지지만, 예정보다 시간이 늘어지고 있었다. 말은 안 했지만 참석자 모두 배가 고픈 상태였다.

그런데 축사를 위해 참석한 한 교수님은 무려 30분동안이나 화려한(?) 전문용어를 섞어가며 많은 사람들이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장황한 연설을 했다. 필자 역시 괴롭기 짝이 없었다.

헉, 식순을 보니 뒤에 연설 순서가 하나 더 있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어르신이었다. 학식이나 경륜, 입담이 만만치 않은 분이었다. '아, 또 얼마나 더 기다려야 밥을 먹을까.' 하지만 그 어르신은 눈치가 '10단'이었다. 자신의 원고가 꽤 길었음에도 거두절미하고 단 3분만에 화끈하게 연설을 마쳤다. 그 분이 정말 다르게 보였다.

6. 잭은 선장으로서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 말 끝마다 자신이 '선장'을 강조한다. 성경에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했다. 사람은 적당히 자부심과 자기애가 있어야 한다. 반대로 자기 비하를 자주 하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싫어한다. 같이 있으면 우울한 기분이 들고, 자기까지 괜히 잘못될 것 같다. 세상에 대한 사랑도 자기에 대한 사랑에서 출발한다. 자기를 사랑하고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끝으로 잭의 매력 요소 한가지만 더 이야기하고 글을 맺기로 하자. 잭은 종종 실수도 하며, 자기가 모르는 건 모른다고 솔직히 이야기한다. 잭처럼 사람은 적당히 빈틈도 있어야 한다.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것 같은 그런 사람은 별로 매력이 없다. 적당히 실수도 하고 그래서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도 좋다.

매력을 높히는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세상을 사는 지혜에서도 빈틈을 어느정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옛말에 `도광양회(韜光養晦)`라 했다. 빛을 감추고 적당히 어둡게 하라는 뜻이다.

너무 잘난 척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재주를 적당히 감추고 사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방식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필자도 모르게 문자를 쓰며 잘난 척 했다. 죄송하다. 공감가는 예로 다시 말씀드리겠다. 학창 시절 많이 읽었던 무협지에 이런 말이 나온다. "고수는 자기 기량의 3할은 항상 숨긴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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