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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표 예매와 '디지털 트랩'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온라인총괄부장 |입력 : 2006.12.11 16:21|조회 : 1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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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표 예매와 '디지털 트랩'

내일부터 사흘간 내년 설 귀성 열차표 예매가 실시된다.

평소에도 전화문안조차도 거르고 사는 사람들에게, 명절까지 빠뜨리는건 대놓고 '불효자 선언'하는 격이다. 문제는 교통편. 평소의 두배정도는 걸릴 각오는 해야 하는 자동차나, 비용이 만만찮고 편수도 많지 않은 비행기보다는 기차가 최고다.
최고인줄 누가 모르나. 표 구하기가 별따기라 그렇지.

기자 사회에서는 예전엔 건설교통부 출입하는 기자가 적어도 명절때만은 '짱'이었다. 편집국에 회람을 돌려서 '수요'를 파악한뒤 표를 구해다 주는게 거의 '공식 업무'였다. 10년 어름 전의 이야기이다. 요즘에도 명절때 처자 거느리고 기차로 고향에 내려가면, "기차표 구하기 힘들었을텐데..."하는 말끝에 '요즘도 기자들은 잘 나가나보네'하는 꼬리가 말려있는 느낌을 받는다.

천만의 말씀. 때가 어느때인데, '다 떨어진' 기자 나부랭이가 뒷구멍으로 표를 구할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비법은?

예매하는 날 아침, 표 파는 곳에 가서, 돈을 내고 표를 사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명절때면 한국철도공사는 귀성표 예매 일자를 예고한다. 인터넷으로 절반, 위탁발매소(지정 여행사) 등 창구에서 절반을 판다.
새벽 6시 00분00초, 컴퓨터 앞에 수백만의 국민들이 모여들어 미리 열어둔 인터넷 예매 화면위로 손가락을 바람처럼 놀린다. 몇초내에 매진되거나 아예 컴퓨터가 다운돼 새벽부터 왕스트레스 받기 십상이다.

하지만 새벽잠 설치지 않고, 아침 9시에 오프라인 대리점에서 '편안하게' 표를 사는 사람은 '매우' 적다. 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이렇게 표를 구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십중팔구는 "그래요?"하고 놀라는 표정을 짓는걸 봐 왔기에 '매우 적다'는 표현을 쓰는데 자신이 있다.

명절때마다 예매 개시 시간보다 30분 일찍 8시30분쯤 가까운 여행사를 찾아가곤 하는데 3명 이상 줄 선 걸 본적이 없다. 소파에 편히 앉아서 운좋으면 친절한 여행사 직원에게 모닝커피도 얻어 마실수 있다. 이렇게 표를 살수 있는 곳이 서울 시내에 165개나 된다.(☞철도공사 홈페이지에서 가까운 대리점 확인하기)

당장 내 단골 여행사에 줄이 길게 늘어설 위험을 각오하고 '천기'를 누설하는 것은, 30분이면 걸어갈 거리를 꽉 막힌 도로 위 자동차 속에서 1시간을 허비하는 것과 같은 디지털시대의 아이러니에 피식웃음이 나오기 때문이다.

'유동성 트랩(함정)'식의 조어방식을 흉내내자면 '디지털 트랩'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는 아닐듯 싶다. 디지털 테크놀러지가 개인의 편익을 증가시키지 못하거나, 디지털에 대한 맹신이 오히려 개인과 사회의 발목을 잡는 현상 말이다.

귀성표 예매뿐이랴. 계좌 이체 한번 하려면, 아이디 비밀번호 틀렸다는 메시지가 자꾸 뜨고, 겨우 생각해내면, 공인인증서가 만료됐다고 그러질 않나. 같은 인증서 암호는 왜 두번씩이나 입력해야 하고, 입력해야 할 숫자는 왜 그리 많은지...옆 건물의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가서 직원 직접 붙들고 해결하는게 훨씬 빠르다.(내가 거래하는 은행은 이체 한번 하는데 공인인증서 2회 입력을 포함, 무려 7단계를 거쳐야 한다)

수첩에 전화번호들을 적어놓고 살 때는, 새 수첩을 잃어버려도 작년 수첩 찾아서 적어넣으면 타격이 덜했다. 요즘엔 핸드폰 잃어버리면 상대방이 전화해주기만을 기다리는 망부석 신세다.

첨단 '디지털 앤서링 시스템'을 갖춘 회사들에 전화라도 할려치면 '예스면 0번, 노면 1번, 00서비스는 4번, 다시 돌아가려면 *버튼' 하는 디지털 음성이 전화기를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인프라'구축하는데 들어가는 돈이나, 거기 매달려 있는 시간, 디지털 스트레스 등등, 모두가 따지고 보면 사회적 비용이다.

정보접근성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제적 사회적 격차를 일컫는 '디지털 디바이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 디지털세대라고 자처하는 사람들도 디지털때문에 오히려 불편해하고 편익이 감소하는 현상을 몸으로 느낄 지경이 됐다.
'디지털 디바이드'뿐 아니라 '디지털 트랩'의 비용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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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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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periwinkle  | 2006.12.15 17:42

김부장님..그런 정보를 이제야 알려 주십니까..허기야 미리 알았어도 별로 소용은 없을듯 합니다. 지는 고향이 섬이거든요...적어도 4번이상 교통편을 바꿔타야 하니 아무리 걸려도 승용차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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