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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 노래방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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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 노래방 스타

  • 김영권 정보과학부장 겸 특집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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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2.2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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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놀기 위해 욕심을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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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에 가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우선 '분위기 메이커'와 '아이스 맨'이 있다. 남의 뭐라하든 신나게 목청을 돋우는 '소신맨'과 남이 뭐라할까 신경이 곤두서 목소리가 잦아드는 '소심맨'이 있다. 쉬지 않고 노래를 뽑는 '막가파'와 끝까지 마이크를 물리치는 '점잖파'가 있다.

줄기차게'18번'으로 버티는 '보수파'와 공격적으로 신곡을 취입하는 '개혁파'가 있다. 빠른 곡을 즐기는 '댄스족'이 있고, 발라드와 블루스를 좋아하는'무드족'이 있다. 박자와 가사를 중시하는 '형식파'가 있고, '필' 앞세우는'감정파'가 있다. 이 뿐인가. 뽕짝 전문, 코러스 전문, 탬버린 전문 등등 그야말로 색깔들이 나온다.

노는 방식도 여러가지다. 실력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정통파'가 있는가 하면, 적절한 선곡으로 시선을 움켜잡는 '전략가'도 있다. 분위기를 주도하는 '리더'가 있고, 조용조용 표안나게 노는 '실속파'가 있다. 물론 맹숭맹숭 놀지 못하는 '허당'도 있다. 이러니 노래방에서 신입사원 면접도 해볼만 하다. 짧은 시간안에 이만큼 성격 파악이 용이한 방법도 달리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노래방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다 분위기에 휩쓸리면 모를까 맨 정신에 제 발로 노래방을 찾지는 않는다. 무대에만 서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 속이 하얗게 되는 '소심맨'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노래방 면접을 하는 곳이 많지 않은 것이 나로서는 다행이다.

노래방 스타가 어찌 '허당'의 아픔을 알까. 그래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노래방을 들락이다 보니 나름대로 생존술을 익히게 된다.

첫째, 겉돌기보다는 노는 쪽에 가담한다. 그게 덜 피곤하다. 둘째, 자기 차례를 피하지 않는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 셋째, 화면에 흐르는 가사와 박자를 끝까지 본다. 집중해야 실수를 줄인다. 넷째,18번 레퍼토리를 늘린다. 그러면 덜 쫄린다. 다섯째, 분위기에 맞지 않아도 자신있는 곡으로 승부한다. 그래야 실패 확률이 줄어든다.

이 정도면 웬만큼 버틸만 하다. 그러나 이게 완전한 처방전은 아니다. 내가 왜 노래방을 꺼리게 됐는지 속 깊은 원인을 따져 봐야 처세술을 넘어선 답이 나온다.

노래방 허당의 문제는 크게 욕심과 두려움이다. 욕심은 더 잘하고, 더 잘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진짜 내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남들 보기에 잘난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그것으로 우월감을 느끼려는 욕망이다. 두려움은 '잘보이지 못하면 어떡하나'하고 걱정하는 것이다. 그러니 욕망이 크면 두려움도 크다.

하지만 두려움의 뿌리는 더 깊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잘 보이지 못하면 실패하고 낙오한다. 노래방 면접이 바로 그런 것 아닌가. 우리는 틈만 나면 우열을 가리고 성적을 매기는 세상에 살면서 마음 속 깊은 곳에 욕망과 두려움을 함께 키운다.

그 욕망과 두려움의 메커니즘이 노래방에서도 예외없이 작동한다. 남보다 잘해야 하고, 잘못하면 '인생 실패'의 쓴 맛을 봐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제대로 노래가 나올리 없다. 자신을 드러내고, 서로 어울리지 못한다. 갈등을 풀고 정을 나누지 못한다.

욕심을 버리는 일은 즐겁게 놀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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