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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구더기 없는 장을 만들어라

CEO 칼럼 김대연 윈스테크넷 대표 |입력 : 2006.12.2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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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구더기 없는 장을 만들어라

 보건복지부의 각 병의원 간 진료내역을 공유하도록 하는 법안과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를 위한 의료비 자료 수거 방침에 대한 논란으로 의료계가 시끄럽다.

 법안이 통과되면 환자가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기 위해 처음 진료받은 병원의 진료기록을 떼어가거나 다시 검사를 받는 불편함이 사라지고, 연말정산을 위해 환자가 진료영수증을 일일이 챙길 필요가 없게 된다.

 하지만 병의원 간 진료내역의 공유와 환자 개개인의 의료비 지출명세 일괄 제출은 환자의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의 가능성이 높아 상당한 사회적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이러한 논란은 인터넷의 발전과 정보공유의 확산으로 알게 모르게 발생하고 있다.
 독자들이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교육계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각 초중고교 학적부 등의 교육행정정보를 전산화해 각 관할 교육청 및 교육부에서 일괄 관리하는 종합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구축에 있어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그것이다.

 이런 논란 속에서 교육부는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다양한 네트워크 및 시스템 정보보안 시스템을 구축했고, 현재 NEIS는 초반의 우려와 달리 정보유출에 대한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

 정보공유는 지금의 정보화 사회에서 필수 조건이며, 정보침해사고 또한 정보화 사회에서 늘 따라다니는 문제다. 즉, 우리는 인터넷의 일상화로 정보공유의 편리함을 누리고 있지만, 해킹과 바이러스 등 사이버 위협에 대해서도 걱정할 수 밖에 없다. 인터넷 뱅킹과 이메일 이용에서부터 각종 웹사이트 회원가입을 통한 개인정보 입력은 불가피한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터넷의 편리함을 거부하고 인터넷과 단절하고 산다면 100% 안전할까?

 병원간 의료정보 공유와 의료비 내역 제출, 교육행정정보 전산화 등과 같이 개인정보를 전산화해 정부기관에서 취합하는 법안이 통과되면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개인정보가 전달될 수 있으며,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는 한 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피할 수 없다면 맘껏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정보화 사회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를 피할 수 없다면 정보화 사회의 편리함을 맘껏 누리면서 우리 정보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면 될 것이다.

 실제로 NEIS 구축 시 교육행정정보의 전산화와 함께 정보보안시스템 구축이 함께 이뤄졌고 해마다 전산시스템 점검과 함께 보안시스템 고도화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또한 인터넷서비스제공사(ISP)는 서비스 회선 증설 시 망 구축과 함께 보안시스템 도입을 고려하며, 대기업의 계열사 업무정보 공유 및 전산화와 함께 정보보호를 위한 보안시스템 도입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의료계의 진료정보 공유 및 의료비 제출 거부는 '구더기가 무서우니 장을 담그지 말자'는 식이다. 만약에 발생할 정보침해사고가 두려우니 아예 근본부터 차단하자는 것. 하지만 의료계가 우려하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다른 병원과 진료정보를 공유하거나 국세청에 의료비 내역을 제출하지 않아도 해당 병원의 내부직원에 의해서라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보건부와 국세청 또한 '구더기'를 해결할 신뢰성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도 않고 의료계에 진료내역과 의료비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것은 성급했다는 생각이다. 의료계와 환자 개개인이 정부 정책을 지지해 병원 간 의료정보 공유와 국세청 자료 제출에 동의하고 정부의 의료정보 관리를 신뢰할 수 있도록 안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구더기'를 걱정해 '장'을 담을까 말까를 논할 때가 아니다. 정부와 의료계는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 '장'을 담는 방법을 논해야 할 것이다.

 병의원 간에 환자 진료정보를 공유해 환자의 편의를 높이되, 의료정보 공유 전산망에 다양한 보안시스템을 갖추고 초기 진료 시 정보공유 동의서를 받아 원하는 환자의 진료정보만 타 병원과 공유하는 등 의료계의 걱정을 불식시킬 좋은 방법들은 많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의료계의 이권 다툼이 아닌 환자 개개인의 편의와 정보보호에 초점을 맞춰 환자 개인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의견이 통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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