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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아파트'는 과연 '야심작'일까

[패션으로 본 세상]미래를 구체적으로 기획할 수 있어야

패션으로 본 세상 김소희 말콤브릿지 대표 |입력 : 2007.01.03 12:38|조회 : 9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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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아파트'는 과연 '야심작'일까
미국의 몇몇 기업들은 사원을 뽑기 위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곤 한다. "당신의 5년 뒤 당신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습니까?"

이 질문에 준비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사실 매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겠다는 삶의 철학을 지닌 사람들은 이런 질문에 답하기가 쉽지 않다.

평범한 사람들은, 우리는 하루 앞일도 알기 어렵기 때문에 그저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른 삶이라 믿고 있거나, 언제일진 모르지만 내가 열심히 일한다면 이 회사에서 이 정도 위치까진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회사가 그런 질문을 하는 목적은 결코 소박한 답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런 질문을 던지는 회사들은 대부분 '인재는 떡잎부터 다르다'라는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데, 소박한 답변자들은 안타깝게도 그저 그런 떡잎의 소유자로 인식된다.

5년 뒤에 대한 구체적 플랜을 가진 사람, 이것이 바로 기업이 찾는 인재상이다. 하지만 과연 5년 뒤를 꿈꾼다는 것이 가능할까. 자고 일어나면 황당한 뉴스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1달 뒤도, 1년 뒤도 아닌 5년 뒤를 계획할 수 있는 걸까.

5년 뒤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의 특징은 미래에 대해 '점쳐본다'는 식의 접근보다는 '만들어간다'는 식의 입장을 취한다는 점이다. 미래를 점쳐본다는 발상은, 무언가 미래의 흐름이란 나 개인이 주도하기엔 너무 거대한 것이므로, 그 흐름을 파악하고 이에 따라 행동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발상은, 미래는 유동적인 것이므로 자신의 계획과 실행을 통해, 충분히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즉, 이들은 존재하는 흐름에 따르려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흐름을 만들고 창조하려 한다.

물론 이들의 시도는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높이 평가하는 초점은, 미래에 순응하려는 사람은 결코 새로운 미래를 창조할 수 없다는 것, 다시말해 미래를 창조하려는 '성향'의 사람일수록 가변적인 세상을 혁신적으로 주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들어 패션산업의 화두는 점차 '유통'으로 옮겨지고 있다. 제품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지자, 어떤 컨셉의 제품을 팔 것인가를 넘어, 어떤 매장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팔 것인가가 경쟁력의 핵심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새로운 형태의 유통이 언제나 연구사례가 되는데, 일본의 롯본기 힐즈는 백화점도 아니요, 가두시장도 아닌 새로운 형태의 유통이라는 점에서 크게 이슈화되었다.

사실 롯본기 힐즈는 패션 유통이 개발한 것이 아니라, 모리 부동산이라는 일본 최고의 부동산 회사가 개발한 대규모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였다. 주거, 상업시설, 문화와 예술, 오락이 치밀한 컨셉 하에 어우러지면서 마치 산책과 같은 개념으로 쇼핑이 가미되었다.

만약, 미래의 흐름에 순응하려는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라면 오늘날의 롯본기힐즈는 존재할 수 없었다. 86년에 동경의 6초메 지역이 도심 재개발 지구로 지정되면서,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그러나 시작과 함께 토지소유자들의 개발 반대에 부딛혔고, 이들을 설득하는 작업은 자그마치 12년이나 지속되었다. 토지소유자들이 모인 재개발 조합은 98년에야 비로소 설립되었고, 모리부동산은 2000년에 롯본기힐즈 착공에 들어갔다.

생각해보자. 자그마치 12년이었다. 통상적으로 12년이나 사업이 딜레이된다면, 그 사업은 어딘가 누수가 일어나거나 표류하기 쉽다. 막 반대에 부딛혔던 순간이나, 5년을 설득했지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순간에, '이거 안될일을 하고 있는거 아니야'라며 포기할 수 있는 순간은 그들에게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미래란 이래야 한다'는 자기지향을 가지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들은 난관을 극복할수 있으며, 마땅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다. 사실 5년 뒤의 꿈을 이룬다는 것은 이같은 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지향'과 '노력'과 '시간'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미래가 다른 누군가의 손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들, 즉, 미래에 대해 '눈치'를 보려하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들은 다음과 같다. '가봐야 안다', '이게 될 일인지 안될 일인지 모르겠다', '지금은 분위기가 안좋다', '일단 이렇게 하면 될 것 같다' 기타 등등.

미래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보다는 미래를 눈치보려 하는 사람들이 한 수 위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난관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향이 있다는 것과 지향이 없다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부동산 거품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요즘, 이러저러한 정책들이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연구된 것일지 의문이 든다. 반값아파트는 과연 뚜렷한 지향을 가지고, 5년, 6년의 연구 끝에 내놓은 야심작일까. 아니면 5,6일 만에 내놓은 분위기 정책들일까.

무엇보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우리의 지향은 대체 무엇일까. 강남잡기일까, 서민 주택안정일까, 아니면 전국토의 강남화일까. 우리는 알 수 없고, 믿을 수 없다. 그렇게 막중한 문제에 대해 이렇게 쉽게 정책이 쏟아진다는 것은 무언가 이상한 일이다.

한편 뚜렷한 지향과 마땅한 시간, 마땅한 노력을 투입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어려울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잘 기다릴 줄 모르고 정부는 5년마다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렵더라도 지향이 뚜렷하게 공유된다면 이겨낼 수 있다. 일본의 어느 부동산 회사가 12년간 그렇게 했다. 강하게 공유된 기업의 지향은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계승되기 마련이다.

미래를 구체적으로 기획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한 자질이다. 사실상 우리가
'신념'이라고 부르는 것들이야말로 '추상적인 결심'이 아닌 '구체적 플랜'이다. 미래가 잘 보이지 않더라도 접근해갈 수 있는 용기는 무모함이 아닌 플랜에서 비롯된다.

미래를 알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 가봐야 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 이상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나게 될 확률은 거의 없다. 그들은 오늘날 인간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도, 우주로 날아갈 수 있다는 것도 결코 꿈꾸지 못했다.

우리는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길을 놓으려면 목적지를 알아야 한다. 그저 '좋은 곳'을 향해 길을 놓을 수는 없다. 뚜렷한 지향이 아쉬워 지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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