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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경제인 김태촌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온라인총괄부장 |입력 : 2007.02.06 16:34|조회 : 30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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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나 김태촌인데..."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이에는 이'로 폭력에 맞서고자 쌍절곤을 휘휘 내두르던 젊은 몸짱 권상우. 그도 진짜 조폭의 전화 앞에서는 목소리가 한없이 기어 들어갔다.
아들 뻘 나이의 배우에게 '삥'을 뜯고자 친히 전화를 걸어 '피바다'를 운운하는 환갑 언저리의 노깡패를 통해 모처럼 리얼 코미디 조폭드라마를 구경했다.

남미나 아프리카의 '바나나공화국'도 아닌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오십 넘어 먹고 살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오륙도'세상에서, '김태촌'같은 이름으로 상징되는 조직폭력배의 생명력은 길기도 하다.

'대부'니 '패밀리'니 그럴싸한 이름으로 포장되지만, 실상 이들이 하는 일의 본질은 남의 것을 빼앗아 자기 입에 풀칠하는 '약탈'이다.
인간 경제활동의 근원은 원시 약탈경제이다. 그러고보면 조폭들은 원시 약탈경제 시대의 생활양식을 고집하고 사는 원시인들이다.

자체 생산력, 다시 말해 순환구조를 갖춘 자생력에 기반하지 않고 다른 사람, 이웃 동네, 남의 나라의 것을 뺏어 먹고 사는게 약탈경제다. 식물이건 동물이건, 뒷날 기약없이 일단 뜯어 먹고 보는게 특징이다.

요즘 드라마 소재로 한창 뜨고 있는 고구려도 초기 성장과정에서는 주변 족속들을 공격해 뺏은 곡식과 자원을 주된 경제기반으로 삼았었다. 서구 유럽의 뿌리 그리스 로마도 그랬고, 그 서구를 벌벌 떨게한 징기스칸 역시 마찬가지다.
15~18세기의 중상주의, 산업혁명 이후 19세기까지의 자유주의, 20세기 초중반 식민지에 기반을 둔 제국주의 시대를 거치면서도 약탈경제는 명맥을 이어왔다. 약탈의 사이클이 길어지고, 폭력의 형태가 종교나 문화로 합리화되고 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위장됐을뿐이다.

자생력을 지니지 못한 탓에 약탈경제는 소규모 경제단위는 물론 전세계적 차원에서는 더구나 지속가능할수 없는 체제이다. 그렇기에 공공연한 '약탈'은 인류역사의 주류무대에서 사라졌다. 적어도 폭력에 의한 약탈은 존재하지 않는게 이른바 문명화된 사회의 특징 중의 하나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세상에 약탈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약탈적 본질은 좀더 세련된 모습으로 구조화하고 있다.
"야만사회에서는 약탈능력의 차이가 뚜렷해 무리들에게 쉽게 우월감을 나타낼 수 있는 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과시적 소비와 과시적 여가를 통해 약탈능력이 표출된다" T. 베블랜의 현시선호론은 현대사회의 약탈적 흔적을 묘사하는데 여전히 유효하다.

조폭집단은 여전히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약탈본질을 저차원적이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존재들중의 하나일뿐이라고도 할수 있다.

원시적 약탈경제 사범은 권력의 눈에 띄면 제재가 어렵지 않다. 반면 체계화되고 구조화된 약탈경제사범에 대한 사회적 무력함과 관대함은 조무라기 약탈사범들의 죄의식마저 마비시키고, 은연중에 약탈의 폭력성을 미화하게 만든다.
그래서 약탈적 본능을 적극적으로 체화하고 활용하려는 시도들이 먹혀들게 만든다.

일한 것보다(혹은 일하지 않고도) 터무니 없이 많이 받으려는 경영인과 노동자,
비정규직·하청업체의 희생을 강요하는 기득권 노조,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기업과 주어진 권한 이상을 누리는 기업인,
사회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개인의 특권으로 활용하는 권력자,

여전히 남의 것을 빼앗아 먹고 사는 약탈경제의 생존방식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원시인들이 주변에 널려 있다.
아무리 포장을 해도 이들의 목소리는 "나 김태촌인데..."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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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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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시간의재단사  | 2007.02.23 13:33

김준형 대기자님 기사 잘 봤습니다 새해 인사가 좀 늦긴 하지만 ^^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시고 촌철 살인같은 칼럼 앞으로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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