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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고비용 '버스 중앙차로'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온라인총괄부장 |입력 : 2007.02.27 13:29|조회 : 2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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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고비용 '버스 중앙차로'


"아이고 저걸 어쩌나"
금방 사고가 났는지 운전석 옆을 시내버스에게 들이 받힌 승합차 앞자리에는 젊은 부부가 이마와 얼굴 등에 피를 흘리며 앉아 있었다. 행인들은 상처가 심해 보이는 두 부부는 어떻게 해볼 엄두를 못내고, 뒷좌석에서 아이를 꺼내 안고 달랠뿐이었다.

1차로를 달리던 승합차가 버스중앙차로쪽으로 불법 유턴을 하려다 버스에 들이받힌 것이다.

사람들이 우왕좌왕 하고 있은지 10여분쯤 지났을까. 사이렌 소리와 함께 앞서거니 뒷서거니 나타난 자동차 두대. 경찰차나 구급차가 아니라 견인차다.

버스중앙차로 사고현장...사람은 뒷전

"차보다 사람이 먼저죠"라며 천사표 미소를 짓는건 TV광고에나 나오는 이야기. 운전자가 견인차를 견인위치에 대놓고 맨 먼저 한 일은 스프레이를 집어들고 차량 위치를 표시하는 것이었다.

5분여가 지나 순찰차가 달려왔다. 숙련된 경찰관들이 한 일도 스프레이로 선을 긋고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차 안에서 신음하고 있는 부상자들이 관할과 능력 밖이기는 견인차 운전자나 경찰이나 다르지 않았다. 그러고도 다시 5분여가 지나서야 병원 응급차와 119 구급차가 도착, 환자는 '전문가'의 손에 몸을 맡길수 있었다.

며칠전 고양시와 서울을 잇는 수색로의 버스 중앙차로에서 지켜본 사고현장이다.

순찰차가 늘 대기하고 있는 간선도로, 5분거리에 소방서가 있고, 병원도 엎어지면 코닿는데, 더구나 교통량도 많지 않은 휴일날 일어난 사고였지만 사고나면 견인차가 가장 먼저 온다는 '상식'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사고=돈'이라는 확실한 '경제논리'로 무장한 견인차의 기동력을 공공부문이 따라가기는 애초에 불가능할지 모른다. 경찰의 최우선 임무는 교통소통을 재개시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지혈이나 인공호흡 같은 응급조치 여부로 몇분 동안에 삶과 죽음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차라리 견인업체 직원들에게 응급 구조 교육을 시키는게 맞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버스중앙차로=성공한 정책' 최면 벗어나야

사고현장인 버스중앙차로제에도 '사람은 뒷전'인 전시행정 마인드가 놓여있다. 사고를 지켜보던 주민은 혀를 끌끌찼다. "전에는 사고가 없는 곳인데, 중앙차로 만들어지면서 내가 본것만 해도 세번째여"

나 역시 중앙차로에서 불법회전의 유혹을 느끼는 적이 허다하다. 좌회전 신호는 찾기 힘들고, 천연기념물처럼 나타나는 유턴 안내표지는 미로찾기가 따로 없다. 표지판 따라가다보면 골목길을 헤매다 포기해야 할 지경이다.

준법정신만을 강조하기에는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빨간불에 정류장으로 뛰는 사람들, 힘겹게 도로를 가로지르는 장애인 노약자들, 앞차를 앞지르기 위해 급커브를 틀며 중앙선을 넘어가는 버스들. 구불구불한 중앙차로를 마주오는 버스와 백미러가 닿을듯 말 듯 스쳐가는 버스들, 중앙차로에 진입하고 나오기 위해 급커브를 틀며 끼어들어오는 버스들…

외국인들이 한국 시내버스 타는게 롤러코스터보다 더 스릴있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버스 전용차로제 실시후 사고가 늘었다는 통계는 해마다 국정감사 단골메뉴라 새로울 것도 없다.
오죽하면 한나라당이 의석의 99.6%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 의회가 안전문제를 이유로 올해 중앙차로 예산 249억원중 175억원을 삭감했을까.
보완책 몇개로 근본적인 구조상의 문제가 해결될 일이 아니라면 삭감차원에서 그쳐선 안된다. 일단 밀어붙이기식 전용차로 확대를 중단한 뒤에 효율성과 안전성이 떨어지는 구간들을 면밀히 재점검하는게 사람을 생각하는 정책이다.

비용>편익 불구 "중앙차로 버텨봐라?"

'전용차로는 성공한 정책'이라는 자기최면에 매몰된 서울시는'속도'와 '비용'을 강조한다. "버스 중앙차로 시행이후 운행속도는 5.23% 빨라지고 운행시간은 약 9.0분 정도 감소함으로써 1년 동안 시민들의 통행시간이 약 9250만 시간 줄었고 연간 연료소비량(경유기준) 또한 약 874만9000ℓ 절약했다"는 시정개발연구원의 분석이 대표적인 근거로 인용된다.

시정개발 연구원이 서울시의 자금지원을 받는 산하기관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중앙차로 지정이후 상습정체지구로 변한 구간들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외면하고 있는 이런 조사가 통계의 기본요건을 갖췄는지 의심스럽다.

교통체증과 장거리 우회로 인한 승용차 운행시간 및 시민통행시간 증가, 그리고 연료소비량 증가를 모두 따져보면 어떨까. 전용차로 건설에 들어가는 막대한 초기비용은 차치하고라도 매일 발생하는 비용만으로도 편익을 앞설 것으로 본다.

'버스전용차로는 서민을 위한 것'이라는 정치논리도 타당하지 않다.
나 역시 버스를 탈때는 중앙차로 덕을 톡톡히 본다. 출퇴근 시간에는 더 그렇다.
하지만 버스의 교통분담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대낮에도 꽉 막힌 도로위 승용차에 갇혀있는 사람들이 모두 시간이 남아도는 부유층이라고 할수 있을까.

서민들의 생활방식도 이미 승용차형으로 바뀐 마당에 '고통'을 줌으로써 승용차를 포기하도록 만들 수는 없다. "종부세 한번 내보세요, 강남살수 있나"라는 논리를 빼다 박은 "전용차로 한번 견뎌보세요, 승용차 택시 탈수 있나" 식의 정책은 시대착오적이다.

"사람이 먼저"라는 카피를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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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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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내가바뀌면  | 2007.03.02 12:46

어느 도시든 교통문제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세계 주요 도시들을 보면 교통문제의 해결방식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자동차가 다닐 길을 넓히는데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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