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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그 남자의 집(1)

살기 좋은 집 vs 팔기 좋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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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그 남자의 집(1)
K상무는 얼마전 '강남특별시민'이 됐다.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32평 아파트를 산 것이다. 가격은 11억원. 그런데 지은지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란다.

그는 강북에서만 살았다. 강남 가기 직전에는 삼선교에서 58평 아파트에 전세를 살았다. 전세 가격은 2억9000만원. 여기에 동원 가능한 돈을 다 털어 5억원을 만들고 6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6억원의 한달 이자는 300만원이다. 그래도 맞벌이로 한달에 900만원을 벌어 버틸 수 있다고 한다.

'강북보통시민'이던 그가 이렇게 무모한 이사를 한 이유는 역시 '교육'때문이란다. 아들이 둘인데 1명은 중학교에 들어갔고, 또 1명은 5학년이 됐다. 그러니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학원에도 보내고 해야 하는데 강북은 도저히 안되겠더라는 것이다.

이렇게 '맹부삼천지교'의 심정으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지금까지는 돈도 화끈하게 벌고, 애들 대학도 확실하게 보냈다. 하지만 요즘 상황에서도 그것이 통할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애들 교육은 똑 부러지게 시키겠다니 할말은 없다.

이런 세태를 두고 한 신문의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사람들이 '살기 좋은 집'에 살지 않고 '팔기 좋은 집'에만 살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것 참 옳은 말이구나' 하고 무릎을 치려는데 이어지는 말이 뒤통수를 때린다.

살기 좋은 집에 사는 '무모한' 몇사람을 알고 있는데 그중 한명은 경기도 파주의 예술인마을 '헤이리'에 둥지를 튼 방송인 H씨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근처에 있는 서양화가 P씨인데 이 분은 집터에 있는 오래된 나무를 살리기 위해 건물 벽에 구멍을 내고 배수로를 만드느라 건축비로 1억원을 더 들였다는 것이다.
 
나는 솔직히 이 말에 쓴 웃음이 나온다. 이런 귀족풍의 집이라면 나도 '살기 좋은 집' '팔기 좋은 집' 따지지 않고 그럴 듯하게 한번 살아봤으면 좋겠다. 그런 '무모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하지만 그리 될 가능성은 없다. 대신 위의 경우와 아주 다른 '무모한' 몇사람을 나도 소개하고 싶다.

우선, 강원도 화천에 사는 선이골 가족.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이곳에 일곱 식구가 새둥지를 틀었다. 아빠는 한때 일본에서 한국인 지문날인 거부운동을 주도했고, 엄마는 서울 신림동에서 약국을 경영했다. 그런데 IMF 사태의 한파가 매섭던 지난 1998년 어느 날 두 사람은 도시생활을 훌훌 털고 산골짜기 외딴 집으로 터전을 옮긴다. 그곳에 '하늘맞이 학교'라는 간판을 걸고 직접 5남매를 키우고 가르친다.

그렇게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얘기가 너무 정겨워 부러울 정도였는데 그 선이골 안주인이 지난해 1월 졸지에 돌아가셨다. 5남매를 출산하면서 9년 이상 앓아온 산후통이 악화됐다고 한다. 그녀는 매일 남편과 아이들과 함게 일구던 밭에 묻혀 흙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자연과 다시 하나가 됐지만 그 식구들은 어떤 심정일지,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하다.

그들의 '천국' 얘기가 너무 처량하다면 다음의 경우는 어떨까.

무슨 일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프랑스 시골의 인생 낙제생. 그는 1986년, 7150여개에 달한다는 필리핀의 섬을 1년동안 샅샅이 뒤져 결국 800만원에 섬 하나를 산다. 한시간 조깅을 하면 한바퀴 돌 수 있는 크기. 그곳에서 2만 그루의 과실수를 심고 7명의 아들 딸을 낳는다. 이른바 '꽃섬'(Flower Island)이다.

남자는 매일 새벽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바다로 낚시를 나간다. 아이들은 일어나는 순서대로 숲으로 들어간다. 거기서 바나나도 따 먹고 파인애플도 먹으면서 각자 아침을 해결한다. 그 남자가 만든 천국은 이런 모습이다. 번잡한 문명의 스트레스가 없는 곳, 원초적 삶의 열정이 뿜어져 나오는 곳. 나도 그곳에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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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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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rhom  | 2007.03.20 16:16

삼선교에는 58평 아파트가 없습니다. 대신 고급 단독 주택들이 있습니다. 아마 그 K상무는 돈암동 한진/한신 아파트에 사셨을 겁니다. 저는 삼선교에 있는 고등학교 나왔지만 우리나라 최고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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