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04.45 825.92 1123.60
▼4.53 ▼5.93 ▲0.4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함부로 양보하지 마라

[성공을 위한 협상학]양보에는 상응하는 대가를 얻어내라

성공을 위한 협상학 김기홍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입력 : 2007.05.04 12:35|조회 : 23168
폰트크기
기사공유
새 컴퓨터를 마련했기에 2년 전에 구입한 노트북을 팔려고 한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정도 노트북은 대개 65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당신은 이 노트북을 팔기위해 다음과 같이 광고를 한다.

‘사용한지 2년 된 노트북을 70만원에 팝니다. 단, 가격은 조정 가능합니다.’

65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으니 우선 70만원이라는 가격을 제시했고, 관심이 있는 사람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하여 ‘가격은 조정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협상전략으로서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65만원 정도 받을 것이라고 예상(이 가격을 기대가격, 혹은 유보가격이라 한다)하고 70만원이라는 가격을 제시한 것은 나쁘지 않다. 제시한 가격 그대로를 사려고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이 조정가능하다는 메시지는 첨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격이 조정가능하다는 말은 ‘내가 제시한 70만원 이라는 가격은 내가 절대 받을 마음이 없는 가격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 메시지를 본 잠재고객이 협상이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이해를 하고 있다면 그는 빙그레 미소지을 것이다. 그리고서는 당신에게 전화를 해서 노트북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서 가격협상을 시작할 것이다. 그 사람이 당신에게 얼마의 가격을 제시할 것 같은가? 그 사람이 5만원 정도 낮은 65만원에 사겠다고 할 것 같은가?
 
협상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사항이 바로 양보에 대한 것이다. 어느 협상가는 ‘양보는 예술이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타이밍에 맞게 양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일군의 협상가는 ‘가급적 양보하지 않는 것이 좋고, 양보에는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보하지 않기 때문에 협상이 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을 받더라도 그들은 양보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어느 쪽이 맞을까? 일도양단(一刀兩斷)의 선택은 좋지 않지만 굳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후자의 입장이 맞다고 본다.
 
당신이 성인군자처럼 훌륭한 사람일 수 있다. 의견이 팽팽히 맞서거나 협상대상에 대한 가격차이가 너무 커서 좀처럼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다. 그래서 당신은 생각한다. ‘협상의 진행을 위해서 내가 조금 양보를 하면 상대방은 내 호의를 이해해서 자기도 조금 양보를 하겠지.’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이 양보를 하면 할수록 상대방은 당신에게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한다. 당신이 1% 물러서면 2% 물러서라고 요구할 것이고, 2% 물러서면 다시 5%를 물러서라고 요구할 것이다. 상대방이 자신의 호의를 이해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국가 간의 협상에서도 마찬가지다. 한미 FTA 협상에서 우리 한국은 협상도 한 번 해보지 않고서 투자자-국가간 제소(ISD: Invetor-State Dispute) 조항이 포함된 협정초안을 미국에 제시했다.

복잡하고 험난한 갈등을 거쳐 이 조항의 수용을 결정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미국에서 받았을 수도 있지만, 아무런 전제없이 이 조항의 수용을 결정했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가시적인 양보를 받지 못했다. 한국이 한미 FTA의 조기타결을 지나치게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양보를 한 것이다.

그래서 개인 간의 협상이건 국가 간의 협상이건 일방적인 양보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자신의 양보에 대해서 그에 상응하는 상대방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다면 양보하지 않는 것이 좋다. 터프하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터프하다는 것이 고함을 지르거나 화를 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으면서 상대방의 요구에 ‘No'라고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노트북을 65만원 정도에 팔려면 어떻게 광고하는 것이 좋을까? 제일 바람직한 것은 ‘2년이 지났지만 거의 새 것과 같은 컴퓨터를 75만원에 팝니다’ ‘혹은 2년된 컴퓨터 단 돈 70만원’이 훨씬 낫다.

잘 안팔리면 어떻하냐고? 그렇게 자신이 없다면 다음과 같이 광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좋은 컴퓨터를 단 돈 70만원에 팝니다. 단 선착순입니다.’

어느 경우에도 가격조정이라는 말은 하지말라. 광고를 낸 이상 상대방이 가격을 조정하려 할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협상컨설턴트)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협상전문가.  | 2007.05.04 15:34

협상의 전문가? 협상론 어디에도 양보란 단어는 없다. .. 유일하게 있다면 서로 믿지 못하는 관계 즉 합리적 이해때문에 시너지효과를 서로에게 주지 않기위해 자신도 못먹는 판단을 하고있는 ...

소셜댓글 전체보기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