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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요금인가제'가 족쇄다

휴대폰 요금인하, '구호성외침'과 '선심성수용'의 악순환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7.05.2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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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 요금인하 압박이 거세다. 압력을 받고 있는 요금 범위도 다양하다. 기본료에서 통화료, 문자요금,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 콜렉트콜까지 도마위에 올랐다. 시민단체들에 이어 대선정국과 맞물린 정치권까지 나서면서 요금인하에 대한 목소리는 갈수록 요란해지고 있다.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동전화 요금인하를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소비자의 마땅한 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마다 요금인하 과정이 '구호성 외침'으로 시작돼서 '선심성 수용'으로 종결되는 방식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엄연히 기업의 자율경쟁이 보장된 시장인데, 걸핏하면 정치권이 나서서 제 입맛대로 요금을 재단하면서 생색을 내는 것도 문제다.

항생제를 남용하면 체내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법이다. 정치권과 정부 등 외부 입김이 커지면 커질수록 시장의 자율기능은 점점 퇴행하기 마련이다. 이동전화의 본원적 경쟁이라고 할 수 있는 '요금경쟁'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시장에서 '요금경쟁'만 제대로 작동한다면, 이통사들이 막대한 출혈을 감내하면서까지 '보조금 경쟁'에 매달리지 않을 테고, 소비자 역시 좀더 값싼 요금으로 이동전화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요금경쟁'이 자율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시장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요금인가제'부터 폐지해야 한다. 선발사업자가 우월적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후발사업자의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막고, 소비자들에게 독과점 횡포가 일어나지 않도록 도입된 '요금인가제'는 이제 '요금경쟁'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인구 4800만명 가운데 4000만명이 넘게 이동전화를 이용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과거 10년전과 비교했을 때 시장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신규가입자 유치가 하늘의 별따기 마냥 힘들어지면서, 이동통신 3사들은 매일같이 가입자 확보를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후발사업자인 LG텔레콤은 꾸준히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정보통신부도 '통신3강' 정책을 접은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요금인가제'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지금의 경쟁상황에서 '요금인가제'는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할 요금인하가 정부 주도로 흘러가고 있고, 정치권은 '제철'만 되면 요금문제에 개입하고 나선다. 자율적 요금인하를 제한받다 보니, 이통사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해 보조금 경쟁에만 몰입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매출은 늘고 이익은 줄어드는 '외화내빈' 상태가 된 것도 따지고보면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이 악순환되고 있는 탓이다.

반갑게도 지난주 유영환 정보통신부 차관이 "장기적으로 인가제같은 소매규제를 없애고 도매규제로 틀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장기과제'라고 언급한만큼 시행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유보적 상태다. 갑자기 족쇄를 풀어버리면 '가격담합'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IT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정통부 입장에서 '투자재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요금인가제' 폐지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현행법으로도 얼마든지 사후규제할 수 있다. 지금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통사를 대상으로 '가격담합'을 감시하고 있고, 통신위원회는 이용약관 규제를 통해 이용자 이익저해 행위를 엄벌하고 있다. 요금인가제를 폐지한다고 이 규제들이 폐지되는 것도 아니다.

'요금인가제'가 버티고 있는 이상, 소비자 선택권은 보장되지 않는다. 기본료와 통화료를 '찔끔' 내리는 것은 일회성 처방에 지나지 않는다.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한 지름길이 있는데 굳이 애둘러갈 이유가 없다. '인가제'가 폐지돼야 망내 할인이나 의무약정제같은 '할인제'도 살아나면서 요금경쟁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

정통부도 소비자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소매규제를 도매규제로 개편하려는 것 아닌가. 기왕 결정한 방침이라면, 하루 빨리 유·무선서비스의 재판매를 의무화시켜 도매규제로 틀을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의 요금선택권이 넓어지고, '땜질식' 요금인하도 사라질테니까. 이렇게 되면, 휴대폰 광고가 더 요란한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한달에 2만원'이라는 이동전화 요금광고를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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