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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 살아나면 뭐가 달라질까

[사람&경영]욕심이 모든 화(禍)의 근원

한근태의 사람&경영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입력 : 2007.08.01 12:36|조회 : 17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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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내가 유학했던 동네(미국 오하이오)에 갔다가 예전에 슈퍼마켓을 했던 지인을 만나게 되었다. 돈도 제법 벌었고 요즘은 다른 동네에서 세탁소를 하면서 주말에는 성당에서 사목회장을 하고 있는 분이다. 원래도 사람이 서글서글해서 호감을 주는 스타일이었는데 세월이 흘러서 그런지 도인 같은 그런 느낌을 주었다.

저녁 초대를 받은 자리에서 그런 내 느낌을 얘기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부인이 이런 얘기를 한다. "몇 년 전 이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잃었습니다. 건강했던 사람인데 갑자기 자다가 일어난 일입니다. 그리고 꼬박 9일간을 혼수상태에 있었지요. 의사들은 가능성이 없다고 했는데 9일째 되는 날 깨어난 것입니다. 뇌에 하나도 손상을 입지 않고 멀쩡한 상태로요. 모두들 기적이라고 합니다."
 
본인 말을 들어봤다. "저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왔습니다. 하늘나라에 갔는데 사람들을 평가해 지옥으로도 보내고 천당으로도 보내고 되돌려 보내기도 하더군요. 너는 지상에 있을 때 무슨 일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별로 할 얘기가 없더군요.

근데 옆에 있던 어떤 사람이 이 사람은 죄가 없고 아직 여기 올 때가 안 됐다면서 도와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다시 살아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하나하나 너무 기억이 생생합니다. 죽음의 문턱을 다녀온 후 제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 동안 삶의 최우선 순위였던 돈, 자식 문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신(神)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면서 멋지게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말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임사(臨死) 체험을 했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생생하게 듣기는 처음이었다. 이 분은 이후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었고 세상적인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얘기한다. 자식의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돈을 조금 더 벌기 위해 아등바등하지도 않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그렇게 얼굴에서 빛이 났던 것 같다.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욕심이다. 더 높은 자리로 가려는 욕심, 한 푼이라도 더 벌려는 욕심, 자식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이를 달성하려는 욕심, 이미 유명하지만 더 유명해지려는 욕심….

마음을 비운다는 말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마음을 비우게 되면 마음에 평화가 온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욕심은 마음의 평화를 깨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주범이다. 본인도 상하고, 주변 사람도 상하게 한다.

재산 때문에 친정 어머니, 남편과 동시에 소송을 붙고 있는 사람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두 사람과 소송을 붙을 만큼 그렇게 돈이 좋은 것일까? 소송에서 이겨 돈을 더 얻어서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일까?
 
과도한 욕심, 늙어서 부리는 욕심은 늘 화를 부르고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되어 있다. 또 개인의 마음과 얼굴을 상하게 한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욕심을 부려서 얻는 것도 있지만 더 큰 것을 잃는 경우도 있다. 짠돌이처럼 주변에 밥 한 번 안 사고 잇속에 따라 움직이면 돈은 조금 더 모을 수 있을지 몰라도 인심은 잃게 되어 있다.

분수에 맞지 않는 과도한 욕심도 조심해야 한다. 자식을 다 출가시킨 노인들이 너무 큰 집에 사는 모습을 보면 사람이 집에 치여 기를 펴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 그릇이 되지 않는 사람이 너무 높은 자리에 올라 여기저기서 욕을 먹는 것을 볼 때도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작은 배에 너무 큰 돛을 단다든지, 작은 몸뚱이에 너무 큰 음식상을 받는다든지, 작은 영혼에 너무 큰 권력을 쥐어주면 그 결과는 뻔한 것이다. 전복(顚覆)될 수밖에 없다. "알맞은 정도의 소유는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 도를 넘어서면 소유가 주인이 되고 소유하는 자가 노예가 된다." 니체의 말이다.
 
욕심으로 가득찬 사람을 "욕심에 눈이 멀었다. 눈에 보이는 게 없다. 혹은 눈이 벌겋다"라고 얘기한다. 마음의 평화를 얻는 방법은 쓸데없는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세상이 눈에 들어온다. 벌건 눈이 맑게 된다.(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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