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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탈세는 범죄가 아니다(?)

[CEO에세이]법에 앞서 민심을 얻어야

CEO에세이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입력 : 2007.08.23 12:24|조회 : 1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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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지신(移木之信)’. 나무를 옮기기로 약속한 믿음이라는 뜻이다. 상앙이 법가적 개혁을 펼칠 때 나온 고사성어다.

그는 춘추전국시대 진나라 재상으로 군주 혜왕을 도와 천하통일을 이룩하는 데 크게 기여한 정치가였다.
 
상앙은 도성 남문 근처에 커다란 나무기둥을 하나 세웠다. 그리고 옆에는 다음과 같은 방을 붙였다. “누구든지 이 기둥을 북문으로 옮겨놓은 사람한테 십금(十金)을 주겠노라.”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까짓 나무기둥을 옮긴다고 십금을 받는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반응을 지켜본 상앙은 다음날 방을 바꾸어 붙였다. “이 기둥을 북문으로 옮기는 이에게는 오십금을 주겠노라.”
 
이번에는 사람들의 반응이 달랐다. 그래서 기운께나 쓰는 사람 하나가 속는 셈치고 달려들어 나무기둥을 둘러매고 북문을 향해 갔다. 다른 사람들도 호기심에 줄레줄레 따라갔다. 마침내 나무기둥이 북문에 도착했다. 상앙은 약속대로 그 남자에게 오십금을 내주었다. 그런 다음 법을 시행해 나갔다. 그렇다고 해서 바로 법이 착착 집행되지 않았다.
 
◆법을 제정하기 앞서 민심을 얻어야 법집행에 성공
 
백성들은 반신반의하면서 상당한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럴 때 마침 태자가 법을 어긴 일이 생겼다. 상앙은 법에 따라 태자의 시종관에게 코를 잘라내고 교육을 맡고 있던 태사는 문신의 형으로 다스렸다. 백성들은 법을 잘 지키게 되었다. 그로부터 나라는 강해지고 백성들의 살림살이는 한결 윤택해졌다. 반대로 그의 개혁에 피해를 입은 수많은 사람들의 원한을 사기도 했다.

상앙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효공이 죽고 태자인 혜왕이 즉위하였다. 그러자 많은 왕족과 귀족 대신들이 상앙을 비판했다. 상앙은 재빨리 국외로 탈출을 꾀했다. 상앙은 세력을 규합하여 재기하려 했으나 추격해온 무리들에게 결국 잡혔다. 그는 거리에서 사지를 찢는 거열형(車裂刑)이라는 극형에 처해졌다.
 
상앙의 고사에 대해 씹어볼 교훈이 있다. 우선 나라의 모든 정책은 백성들의 신뢰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법보다 백성의 믿음, 민심, 정서가 우선한다는 위정자의 깨달음이다. 공자도 무엇보다 믿음을 강조했다. “무릇 정치란 족식(足食) 곧 경제, 족병(足兵) 곧 군사, 그리고 민신지(民信之) 곧 백성의 믿음이니라.”
 
제자 자공이 묻기를 “이 세 가지 중에서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입니까?”“군사를 버리라.”“두 가지 중에서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입니까?” “경제를 버리라.”‘무신불립(無信不立)’ 곧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믿음이 그 사회 문화의 기본이다.
 
◆기득권과 힘 있는 자들의 반동을 극복해야 법집행에 성공
 
개인도 마찬가지다. 인간관계의 기초가 믿음이다. 신(信)은 문자 그대로 인(人)+언(言)이다. 말 즉 약속은 삶의 기초라는 뜻이다.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겠다고 큰소리치면서 권력자들과 부인 그리고 인척들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늘 언론에 보도되는 판이다.이미 공인이 된 대권 후보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보다 주민등록초본조차 떼어볼 수 없도록 된 주민등록법이 그렇게 중한 지도 궁금하다.

또 역사적으로 개혁의지만큼 반동 역시 지독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 재벌들은 막강한 법조인과 전직 정부요인을 품에 넣고 법의 해석과 법의 집행을 왜곡시키고 있다. 그래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자조어린 민심이 만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S그룹 위기론의 실체중 하나다. 회사 규정을 바꿔 가면서까지 구조본의 고위층 아들에게 유학특혜를 베풀었다는 의혹으로 구성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규정에 의하면 일정기간 근무한 사람 주로 과장, 차장급을 선발해서 유학을 보내는 제도가 있었다. 그런데 최고위급 경영자 자제에게 입사에 대한 특혜도 모자라 유학 특혜까지 베풀기 위해 때맞춰 공교롭게 제도가 변경됐다는 것이다.
 
법치의 과제는 늘 기득권과 힘 있는 자에 대한 규제의 성공여부에 있다. 신영복 교수에 의하면 “범죄와 불법행위라는 두 개의 범죄관이 있다. 절도와 강도 등은 범죄행위로 규정되고 선거사범, 경제사범, 조세사범 등 상류층의 범죄는 불법행위라고 규정된다. 범죄 행위에 대한 민심은 가혹한데 반하여 불법에 대해서는 더 없이 관대하다.”

그러나 민심이 관대하게 보이지만 속으로는 조금씩이라도 전진할 것이다. 그래서 내일이 있을 것이다.(한국CEO연구포럼 연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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