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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KT 이통시장 집착..왜?

KT의 무선사업 확대..시장지배력 전이가능성 차단해야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7.09.1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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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KT가 '이동통신서비스 차별화 선언'을 하면서 앞으로 소량 이용자인 실버층을 위해 최대 20% 할인된 요금제를 연내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뿐만 아니라 10만원대의 저가단말기 '국민폰'을 내년중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KT의 발표는 참으로 뜻밖이었다. 당장 상품도 없으면서 홍보자료를 낸다는 것도 의외였지만, 지난 수년간 KTF와 다른 요금상품을 내놓은 적이 없던 KT가 자회사인 KTF와도 '선긋기'를 하면서까지 차별화를 선언했으니 말이다.

더구나 '이동전화'는 KT의 본업이 아니다. 자회사인 KTF가 주력하고 있는 업종이기 때문에 KT그룹 차원에서 보면 자칫 제살을 깎아먹을 수 있는 '사업중복'이다. 이미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거머쥐고 있는 KT가 이동전화 시장에 이처럼 강한 집착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KT의 이동전화(무선재판매) 가입자는 대략 290만명에 이른다. 매출도 1조3000억원 규모다. KT가 '무선재판매'를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체 11조원대에 이르는 매출 가운데 무선재판매 비중이 10%가 넘다보니, KT 입장에선 투자비없이 수익내기 딱좋은 사업인 것이다.

문제는 KT의 이같은 행보가 `전체 통신시장 경쟁을 촉진했는가',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난 수년간 KT는 무선재판매 사업을 하면서 적지 않은 잡음을 일으켰다. '공룡'이라고 불리는 유선 지배적사업자가 중소기업들이나 참여할 수 있는 '별정통신' 자격으로 자회사 제품을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그럼에도 KT는 이동전화 시장에 뛰어들었고, 연간 50만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모았다. 이 과정에서 직원할당판매나 불법보조금 지급, 자회사인 KTF와 부당한 이용대가 등의 불법행위가 그치지 않았다.

당장 17일에도 KT의 무선재판매 불법행위를 놓고 통신위원회가 최종 심결할 예정이다. 지난 2월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신고한 내용을 바탕으로 조사를 벌인 통신위는 무려 6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심의 속행을 반복하다가, 17일 이 건에 대해 최종 매듭지을 예정이다. KT가 지난 13일 상품도 없으면서 부랴부랴 '이동통신 차별화'를 선언한 것도, 통신위 심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소'를 미리 없애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날 KT의 이동전화 차별화 선언은 통신위 심결에 앞서 단순히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 식의 전략만 있는 게 아니다. KT는 "2009년 광대역통합망(BcN) 설비를 활용해 유무선 융합서비스인 가칭 'U폰'과 '모바일 인터넷전화'를 출시해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모든 망이 하나로 통하는' BcN서비스 사업자인 KT가 유선과 무선 그리고 방송상품까지 모두 갖춘 상태에서 융합서비스를 한다면, 경쟁사업자를 배제한 약탈적 행위가 벌어지지 말라는 보장이 있을까? 정부는 앞으로 시장경쟁 촉진을 위해 사전규제보다 사후규제쪽으로 규제정책 전환을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KT는 차별화된 이동전화 요금과 유무선융합서비스로 이동전화 시장확대를 외치고 있으니 걱정스럽다.

이미 일본과 유럽 각국은 필수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유선 지배적사업자에 대한 '시장지배력 전이'를 우려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통신위원회는 EU 각국의 유선지배적사업자에게 필수설비 분리를 권고한 상태이고, 일본 역시 2010년부터 NTT 조직분리를 놓고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KT가 소량이용자를 위해 20% 값싼 이동전화 요금상품을 내놓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 정부의 소비자 편익증진 차원에서 보면 오히려 환영받을 일이다. 그러나 '모순된 규제'는 시장왜곡을 낳는다. 이동통신 시장을 향한 KT의 집착이 오로지 KT만을 위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분명한 가치판단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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