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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와 귀족의 공통점

[영화로 본 세상]레인메이커

영화속의 성공학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입력 : 2007.10.21 00:03|조회 : 1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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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와, 법조인들이 과연 세긴 세구나."
교육부가 로스쿨 정원을 1500명으로 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자실에 있던 한 기자가 내뱉은 탄성입니다. 1500명은 대학이나 시민단체가 주장해온 정원의 절반 수준입니다.

많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일단 기존 법조계의 기득권이 지켜지는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된 셈입니다. 발표대로 진행된다면 변호사의 숫자가 크게 늘지 않아, 당분간 법률서비스 시장은 공급자 우위가 지속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법률시장은 '고객이 왕'이라는 세상의 상식과는 거리가 먼, 서비스 제공자인 변호사가 오히려 '고객'위에 있는 이상한 세계입니다. 법률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수가 제한돼 있는 '수요-공급의 원리' 때문이죠.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된 설문조사에서 보듯 법조인는 정치인·관료 등과 함께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으면서도 국민들의 믿음을 얻지 못하는 집단 가운데 하나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저 막강한 법의 힘을 등에 업고 있어서만은 아닌 듯 합니다. 사실 법률가가 법의 힘을 휘두르는 일은 다른 나라라고 별 다를 바 없으테니까요.

변호사와 귀족의 공통점
2. 영화 '레인메이커'는 신출내기 변호사 루디가 거대 보험사와 그 대리인인 노련한 중견 변호사를 상대로 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대부'시리즈의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이 만들었죠. 이 영화 꽤 재미있습니다. 보험사가 법망을 피해 교묘하게 힘없는 사람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자, 그들을 대신해 루디는 거대 로펌의 변호사를 상대로 외로운 법정 투쟁을 벌이지요.

자금력과 정보력 및 사회적 영향력 등 모든 면에서 루디는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또 온갖 회유와 협박, 도청 등 음모에 시달리기도 하지요. 하지만 천신만고 노력끝에 재판에서 승리하게 됩니다.(하지만 미국 사법제도의 특성 때문에 결말에는 엄청난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물론 이는 소설과 영화속의 이야기고 법체계가 다른 면도 있지만, 과연 우리나라라면 신출내기 변호사가 고참 변호사를 이기는 이 같은 일이 가능할까요? 물론 미국이라고 학벌 인맥 안 따지겠습니까만, 몇 안 되는 법조인들의 굳건한 '전관예우' 전통으로 인해 그 확률은 미국보다도 훨씬 낮을 겁니다.

또 힘없는 서민이 변호사를 고용해 거대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감행하기도 힘들 겁니다. 상대적으로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합니다. 당연히 법률서비스 시장의 구조가 매우 다양할 것이고, 잘만 알아본다면 '싸면서도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 볼 수 있겠습니다.

3. 사회학자 린튼은 사회적 지위를 '귀속지위'와 '성취지위'로 나누었습니다. 귀속지위란 주로 근대사회 이전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계급이나 신분 등을 말하고, 성취지위란 근대이후 사회에서 나타나는 특성으로 자신의 노력으로 얻어내는 지위를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사회상을 보면, 성취지위가 이내 귀속지위의 성격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법조인이 바로 대표적인 경우지요. 명문대 법대와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성취지위입니다.

그러나 희소성 높은 법조인이 되는 순간부터, 그 성취지위는 노력이나 성과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전근대사회의 귀족과 같은 귀속지위로 성격이 변하게 됩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는 아무래도 비리와 부정부패가 자연스레 생겨날 수 밖에 없고 그 경쟁력도 심하게 떨어질 수 밖에 없겠지요.

좋은 사회라면 치열한 경쟁을 거쳐 우수한 성과를 낸 사람이 그 가치에 걸맞는 대우를 받아야 하고, 비록 경쟁에서 진 사람이라도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을 두고 과연 그런 사회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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