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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11월에 쓰는 편지

CEO 칼럼 이연구 금호건설 사장 |입력 : 2007.11.0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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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11월에 쓰는 편지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의 하나인 미크맥 부족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겨울을 중심으로 측정된다고 한다. 장작을 다 써버릴 때쯤 찾아오는 2월을 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미크맥 부족이 겨울을 중심으로 여기는 것은 그들의 언어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는데, 늙은 여인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인 ‘누고미’에는 여러 번의 겨울을 지낸 데에 대한 경의의 뜻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꼭 인디언 사회가 아니더라도 겨울은 한해를 마감하거나 또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계절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그런 점에서 11월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다. 한 해의 수확을 거두어들이는 해이고, 한 해를 마감함과 동시에 다음 해를 준비하며 겨울을 날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시기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들로 그 해에 거둬들인 수확을 평가하는 경향이 많다. 계획했던 일들의 성공여부를 따지고, 통장을 들여다보거나, 다른 누군가에게 “나는 이번 해를 바람직하게 보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려고 애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수확’ 혹은 ‘결실’을 판가름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하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깜짝 파티를 짐짓 모른 체 자축하는 것처럼 허탈하기 이를 데 없다.

물론 눈에 보이는 성과에 초연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사회’적 인간으로 살기 시작한 이상 그 논리와 문화를 따라가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선 여러 성과들 이면에 가려진 실패들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성공에만 가치를 부여하는 그간의 관습 때문에 성공만을 기억하고 실패는 기억 저편으로 떠나보내려는 성향이 강한 것이 오늘날의 사람들이다. 그러나 성공과 실패는 양과 음 같은 것이다. 한쪽만을 보거나 중시하면 결국 양과 음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중심이 무너지게 된다. 비율로만 따져보아도 성공을 한 사례보다는 실패 사례가 더 많다. 중요한 것은 실패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일이다.

또 하나, 자연적 시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인위적 시간이 사회의 시간이라면 자연적 시간은 개인의 내면에 흐르는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사회에 발 담그고 있으면서 내면의 시간대로만 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성공과 실패가 양과 음으로서 조화를 이루어야 하듯이 인위적 시간과 자연적 시간 또한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한 개인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획득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결국 자신의 창조적 능력을 키워주는 일이기도 하다.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라. 혹 사회가 요구하는 시간대로만 살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과연 공장의 시스템 아래에서 정해진 역할만 수행하는 기계와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곧 바쁜 연말이 다가오고 또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11월 한 달은 뿌린 씨앗들을 거두는 마음으로 업무를 정리하는 동시에 실패를 돌아보고 자신의 내면의 시간이 들려주는 목소리들에 귀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한 장의 편지를 쓰듯 말이다. 그러면 새로운 해가 시작되고 또 다른 한 해를 보내는 언제쯤인가는, 글쎄, 우리가 쓴 편지에 대한 답장 한 장 받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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